-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구취는 성인의 50% 가량에서 난다. 심한 입냄새는 사회생활의 적이다.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입냄새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50세 남성입니다. 술을 무척 좋아합니다. 20년 이상 매주 2회나 3회 술을 마십니다. 건강에는 이상이 없지만 요즘에는 숙취로 인한 입냄새가 오래 갑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은 30년 이상 음주를 했다는데 구취는 없었나요.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의 현존 시는 1,100여 편에 이릅니다. 정치가이자 문학인인 그는 정치적 변고로 인해 방랑을 합니다. 씁쓸한 그가 친구삼은 게 술입니다. 그는 술 한 잔 마시고, 시 한 수 쓰는 삶을 계속했습니다. 음주 후 호수에 비친 달을 찾다가 죽었다는 설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시선(詩仙), 주선(酒仙)으로 손색없는 삶이었습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음주를 했지만 간은 비교적 건강했을 것입니다. 당시로서는 장수인 62세까지 산 것이 증거입니다. 또 간 손상으로 인한 구취에 시달렸다는 문헌도 없습니다. 술을 즐기는 주당은 입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태백은 술독에 빠져 살았음에도 구취 기록이 없는 특이 체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당인 이태백의 시에는 술이 습관적으로 등장합니다. 워낙 술을 좋아하다 보니 친구가 없으면 혼자 마십니다. 요즘 사회 트렌드가 되고 있는 ‘혼술’의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쓴 월하독작(月下獨酌이 바로 혼술의 모습입니다. 그의 눈에는 세상 모두가 술이었습니다. 천약불애주 주성부재천(天若不愛酒 酒星不在天) 지약부애주 지응무주천(地若不愛酒 地應無酒泉) 구절에서 알 수 있습니다. 풀이하면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늘에 술을 관장하는 별이 있을 리 없고, 땅이 술을 멀리 한다면 술 샘이 있을 리 없겠지’라는 의미입니다.

하늘에서 지상세계로 쫓겨 온 신선으로도 통하는 그의 술사랑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루는 과도한 음주를 한 이태백이 고성방가의 주사를 부렸습니다. 지나던 관리가 눈살을 찌푸리자 ‘나, 술사람 이태백’이라고 합니다. ‘음주 30년 경력의 주당인 이태백을 당연히 알 텐데 모르는 척하는가’라는 시입니다.

청련거사적선인(??居士?仙人)주사장명삼십춘(酒肆藏名三十春)호주사마하수문(湖州司?何??)금속여래시후신(金粟如?是后身)

이태백은 한국의 숙취해소음료 동영상 광고에도 등장한 바 있습니다. 이태백으로 분장한 개그맨이 음주 후 물 잔에 뱉기, 건배하며 술 건네기, 넥타이로 술잔 적시기 등을 코믹하게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간은 술에 취약합니다. 지나친 음주는 간을 손상시킵니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될 때 생기는 대사물질들에 의해 파괴될 수 있습니다. 음주 양이 많을수록, 음주 기간이 길수록 간의 손상 확률은 높아집니다. 특히 매일 거르지 않고 마시면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 지방간 위험이 높습니다.

간질환이 오래돼 만성간염, 간경화, 간암 등으로 이행되면 계란 썩는 듯한 지독한 입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구취 원인은 황화합물입니다. 단백질에 함유된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이 소장에서 세균에 분해 되면서 황화합물인 메르캅탄이 생성됩니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메르캅탄이 축적돼 호흡 때 폐를 통해 입과 코로 배출됩니다.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 질환이 오래되면 만성간염으로 진행됩니다. 손상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간이 울퉁불퉁하고 딱딱하게 굳어집니다.

간질환의 한의학적 치료는 질병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알콜성 간질환 중 초기는 술을 1개월 만 끊어도 대부분은 간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크게 개선이 됩니다. 또 술의 독성을 완화하고, 수습(水濕)을 풀어줘 간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약 복용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같은 효능의 약재는 강황, 홍삼, 지구자, 헛개나무, 갈근, 인진, 포공영, 백복령, 택사, 백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면역력 강화를 통해 간이 스스로 이겨나가게 하는 게 좋습니다. 세부적 방법으로 간의 혈액을 맑게 하는 청혈치료, 면역력 증진을 꾀하는 면역력강화치료, 기와 혈의 흐름을 좋게 하는 보기치료 등이 있습니다. 이 같은 치료로 간의 건강성이 회복되면 계란 썩는 듯한 입냄새도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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