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충격받으면 뇌 특정 부위 혈류 변화로 뇌 기능 문제

목에 전기자극을 주면 뇌 통증과 감각처리 등 관련 부위의 혈류가 변화하고 결국 관련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뇌 영상 촬영 사진. [온라인 학술지 이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의 논문 캡처]
교통사고 뒤 어지럽고 머리와 목 등에 통증을 느끼지만, 각종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어 꾀병으로도 오해받는 이른바 '편타성 손상 장애'(WAD)가 충격으로 인한 뇌 기능 변화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WAD는 주로 자동차 추돌사고 때 뒤에서 받힌 자동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속도가 그리 높지 않을 때도 머리가 순식간에 앞뒤로 흔들리며 목과 머리, 척추 등의 근육과 뼈, 신경 등에 충격을 받게 된다. 특히 목에 충격이 크다.

채찍이 휘청거릴 때와 같다고 해 '채찍휘청거림(편타성) 손상 장애'라고 한다.

추돌 뒤 바로 또는 며칠 내지 1주일여 뒤부터 머리, 목, 턱부위 에서 통증이 시작된다. 목이나 어깨를 움직이기 어렵고 어지럼증, 피곤함, 마비감, 힘없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3분의 1 정도는 증상이 몇 년 이상 만성적으로 나타난다.

X레이나 CT 등 다양한 검사에서 골절, 신경 손상 등 원인이 밝혀지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 진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과 독일 오펜부르크대학 공동연구팀은 "환자는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여러 검사에도 원인은 발견되지 않아 의사는 설명할 수 없고, 때론 보험보상금을 바라는 꾀병 환자로 오해되기도 하는" WAD의 원인을 밝히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9일 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8명의 건강한 여성과 12명의 만성 WAD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통증이 없을 정도로 4가지 수준의 전기자극을 목 부위에 가하면서 양전자방사단층촬영장치(PET)를 이용해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뇌 섬상 피질, 쐐기앞소엽, 후부대상 등에 혈액 흐름에 변화가 일어났다. 목에 가해진 자극이 뇌에 바로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이 부위들은 통증 수용과 체내감각정보(내부감각) 처리와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혈류 변화는 내부감각수용 부위와 통증 처리 부위의 통합과정에서 어떤 부조화가 일어났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혈류 변화가 뇌의 기능적 변화 또는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빗 발레스 가르시아 박사는 향후 추가 연구를 더 할 필요가 있지만, 연구결과는 WAD에 대한 의료진과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이고 적절한 진단법과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학술지 이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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