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공근혜갤러리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네델란드 출신의 세계적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Erwin Olaf)의 두 번째 한국 개인전이 오는 11월11일부터 12월11일까지 서울 종로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어윈 올라프는 렘브란트, 베르메르 등 네덜란드 거장들의 뿌리를 잇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인종, 신분, 동성애, 종교, 관습 등의 문제들을 날카로운 미적 직관을 통해 자유롭게 표현해 왔다.

상업 사진작가로도 활동했던 그는 기존 사회문제들을 다루었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의 다소 무겁고 신랄한 이미지들에서 벗어나, 대중적 취향과 표현적 자유의 한계를 뛰어 넘는 다양한 실험을 해 왔다. 그래서 그의 사진 작품들은 회화 작품들과 함께 거론 되곤 한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서 가져 온듯한 그의 사진들은 미국 사실주의 회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애드워드 하퍼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구도와 테크닉 안에 더 세밀하게 계산된 상황 연출은, 올라프의 작품들이 하퍼가 보여주었던 찰나의 이미지들 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하나의 제한된 빛의 사용과 광택이 있는 매끄러운 표면처리는, 명암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며 바로크시대의 명작들을 연상시킨다. 이런 올라프만의 테크닉은 그가 네덜란드 회화 거장들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의 뒤를 잇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로 거론되는 이유다.

이번 전시에선 2012년 첫 한국 전시에서 선보인 ‘키홀 시리즈’ 이후에 발표한 ‘베를린’(2013)과 ‘Waiting’(2015), 그리고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Royal Blood’(2000) 시리즈를 국내 팬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

두 번째 개인전을 위해 어윈 올라프는 프랑스 파리를 거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의 첫 전시가 열렸던 2012년 10월, 유럽에서의 빡빡한 전시 일정으로 이틀 밖에 서울에 머물지 못 했던 올라프는 당시 비원의 기와 담장을 바라보며 뭔가 영감을 얻은 듯, 서울에 조만간 다시 오겠다는 굳은 약속을 했었다.

올 하반기에도 그는 서울 전시 이외에 파리, 런던, 핀란드, 로마, 시카고 등에서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겨누는 굵직한 전시 일정들이 잡혀있다. 이번 방문으로 작가의 로케이션 시리즈인 베를린과 현재 준비 중인 미국의 디트로이트, 그리고 뒤를 이어 서울이라는 역사 도시의 모습이 올라프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성사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