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속 오늘

"미국에서는 비키니 수영복이 대유행이다. 개방적 여인들은 비키니가 바다의 옷이며 태양빛을 받을 수 있는 이상적 스타일이라면서 청춘을 그지없이 '엔조이'하고 있다"(1960년 7월29일자 경향신문)

애초 한국에서 비키니는 서구에 대한 동경이자 경악의 대상이었다. 1963년 비키니 차림 여성을 내세운 외국 영화 포스터가 서울 시내에 붙자 주부들이 얼굴을 붉혔고 교육계는 '완나'(完裸·완전히 벌거벗은 몸)에 가까운 광고물을 철거하라'고 들고 일어났다. 1964년 6월30일자 동아일보는 국외 비키니 열풍을 두고 "이름은 유행, 꼴은 해괴망측"이라고 비꼬았다.

한국에 비키니가 언제 들어왔는지는 불명확하다. 1960년대 초반이란 추정이 많다. 1966년 일간지에 '해변에서 비키니 차림도 구경할 수 있다'는 기사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비키니가 어느 정도 용인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비키니의 탄생일은 1946년 7월5일. 프랑스 파리에서 디자이너 루이 레아르(1897∼1984)가 처음 선보였다. 이전에도 투피스 여성 수영복은 있었지만 배꼽만은 가렸다. 첫 공개 당시 감히 비키니를 입으려는 모델은 없었다. 레아르는 누드 댄서를 모델로 기용했다.

비키니라는 이름은 비키니 공개 나흘 전 미국이 핵실험을 한 태평양 비키니 환초에서 따왔다. 비키니는 핵폭탄처럼 후폭풍을 불러왔다. 교황청은 비키니 착용을 '죄악'이라고 질타했고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는 비키니 착용을 금지했다.

비키니는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가 1956년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에서 입고 나오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본드걸' 우슬라 안드레스는 비키니 유행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1962년 영화 '007 닥터 노'에서 그녀가 입고 나온 비키니는 2001년 경매에서 4만1천125파운드(당시 기준 한화 8천200여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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