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여성의 뇌에서 죽은 자신의 쌍둥이 배아가 발견됐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인도 태생의 26세 여성의 뇌 깊숙이 위치한 송과선(松果腺:pineal gland)에서 뇌종양인 줄 알고 제거한 것이 자라다 만 자신의 쌍둥이 배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이 쌍둥이 배아는 머리카락, 뼈, 치아가 뭉쳐 있는 테라토마로 밝혀졌다.

테라토마란 배아줄기세포 또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의 분화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분화된 기형종(畸形腫)을 말한다.

자궁에서 쌍둥이 배아 중 하나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나머지 배아 속으로 흡수돼 자신의 몸에 접합된 채 태어나는 경우가 간혹 있다.

2009년에는 한 영국 남성의 복부에 돌출한 혹을 떼어내 보니 자궁에서 함께 자라다 죽은 일란성 쌍둥이로 밝혀졌고 금년 초에는 홍콩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복부에서 부분적으로 자란 두 태아가 발견됐다.

이 인도 여성은 얼마전부터 두통이 심해지면서 집중이 안 되고 책을 읽지도 못하고 나중에는 걷는 것도 힘들어져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뇌종양으로 진단됐다.

그러나 종양이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자칫 뇌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이유로 수술을 꺼렸다.

마침내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첨단내시경 뇌수술 전문기관인 두개저연구소(Skull Base Institute)의 라이르 샤히니안 박사가 나서서 키홀 외과술(keyhole surgery)로 종양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샤히니안 박사는 지금까지 7천~8천 개의 뇌종양을 떼어냈지만 두개 내 테라토마를 제거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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