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톤보리 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길을 걷기에 일본만큼 적절한 곳은 없을 것이다. 도시 가득 빼곡히 건물이 들어선 가운데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상점들이 이어진다. 잠시 길을 헤맨다고 하더라도 툭툭 튀어나오는 예쁜 상점들은 여행의 피로마저 잊게 한다.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칸사이 지방은 마치 여행자들을 위한 도시인 듯하다. 경제 대국으로서 일본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초고층 빌딩에서부터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듯 고풍스러움을 자랑하는 신사와 주택까지 짧은 도보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엔저로 여행하기 더 좋아졌다. 주말 밖에 시간이 나지 않는 직장인도,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토요일 아침 일찍, 인천공항으로 향해 일본 칸사이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 항공 전세기를 탔다. 오마이여행이 주말 자유여행객을 위해 마련했는데 다음날인 일요일 저녁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1박2일 일정이다. 이른 시간 움직여야 하고 돌아오는 날에는 막차걱정을 해야 하겠지만 인천공항에서 운행하는 심야버스가 있어 공항에 발이 묶일 걱정은 없다. 1시간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이 버스는 김포공항을 거쳐 영등포와 서울역,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 시내 주요 지역으로 운행한다.

칸사이공항에서 오사카로 진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공항에서 나와 한층만 올라가면 오사카 시내인 난바까지 가는 난카이 본선을 탈 수 있다. 소요시간에 따라 다양한 운행요금이 다양하며 1시간 내외에 오사카 시내의 공기를 마실 수 있다.

일본은 국내과 비교해 대중교통 요금이 다소 비싼 편이다.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면 택시를 탈 땐 단단히 각오를 해야한다.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를 위해 일본 관광청과 일본정부 관광국(JNTO)의 협력으로 주유패스를 마련했다. 1일권과 2일권이 있는데 일부 노선(사철)을 제외한 오사카 전역의 전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오사카의 주요 관광명소 28곳의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가드이북에 첨부된 쿠폰을 통해 할인 및 보너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일부 노선을 제외했다지만 오사카 주요 관광지는 모두 둘러볼 수 있는 데다 수상버스 및 범선형 관광선까지 탈 수 있어 이 지역 관광객에겐 필수다. 1일권은 2,300엔이며 2일권은 3,000엔이다.

사진=오사카성, 거대한 석조 성벽 뒤로 옥색으로 지붕이 칠해진 천수각이 보인다
▲ 오사카, 둘러보기

오사카의 주요 관광지는 크게 다섯 개로 나눌 수 있는데 칸사이국제공항에서 난카이 선을 타고 난바 역으로 온 이라면 먼저 마주하는 곳이 미나미 지역이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도톤보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백화점 등이 밀집된 난바 역에서부터 신사이바시 역을 잇는 미도스지 도로가 핵심인데 길을 따라 먹거리와 쇼핑 포인트가 이어진다. 특히 도톤보리가와 강 주위에는 각종 해산물 요리점과 칸사이 대표 먹거리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 맛집이 늘어서 있어 잠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오사카에 온 이라면 누구나 거친다는 만세 포즈의 ‘쿠리코 런너’가 있는 곳이기에 ‘인증샷’은 필수며 주유패스로 30분간 강을 유람하는 돔보리 리버크루즈를 무료로 탈 수 있다.

미나미에서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다 보면 대형 쇼핑몰이 밀집된 기타 지역과 마주한다. 이곳을 가는 이유는 바로 오사카의 전망을 보기 위해서다. 지상 173m의 초고층 빌딩 위에 마련된 공중정원전망대와 쇼핑몰 꼭대기에서 출발하는 관람차인 HEP FIVE가 이곳에 있다. 낮에는 탁 트인 전망에 감탄이, 밤에는 아름답게 빛나는 오사카의 매력이 있다. 두 곳 모두 주유패스로 무료입장가능하다.

오사카 하면 생각나는 오사카성은 미나미와 기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지하철을 탈수도 있으나 요도야바시 역 인근에서 오사카성 코 앞까지 이동하는 수상버스 아쿠아라이너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의 도시라 불리는 오사카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과 이를 이용한 수상버스, 크루즈 등이 잘 발달되어 있다. 아쿠아 라이너는 오는 2월까지 주유패스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 기간외에는 특별 할인 요금으로 탈 수 있다.

오사카 성은 임진왜란 탓에 국내 이미지가 좋지 않은 도요토미가(家)가 세웠다고 알려졌지만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자웅을 겨뤘던 오사카 전투 이후 소실돼 이후 재건됐다. 구마모토 성, 나고야 성과 더불어 일본 3대 명성 중 하나다. 지금은 관광지의 역할 뿐만 아니라 오사카 시민들을 위한 공원, 체육시설, 공연장인 오사카홀 등이 있는 곳이다.

사진=오사카 명물 구리코 런너, 미나미 지역을 지나다 이 거대한 광고판을 만난다면 그곳이 바로 도톤보리가와다. 인증샷 필수
일본을 대표하는 오사카성인 만큼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에 우선 놀라고 적의 침입에 대비해 정교하게 요새화된 것에 또 놀란다. 옥색으로 칠해진 천수각은 곧 손에 잡힐 듯해 보이지만 어느새 성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다. 적의 침입로를 최대한 길게 해 방어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주유패스는 여기서 또 힘을 발했다. 천수각 입장 뿐만 아니라 벚꽃명소로 알려진 니시노마루정원, 오사카 역사박물관 등이 모두 무료다. 천수각 안에서는 사무라이들이 걸쳤던 투구를 직접 써볼 수도 있다. 일부 층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니 조심하자.

이밖에 오사카의 에펠탑이라 불리는 츠텐카쿠 전망대와 덴노지 동물원, 일본 최초의 사원 시텐노지가 있는 덴노지와 ‘항도’ 오사카를 확인할 수 있는 항만 지역이 주요 관광지다.

▲ 오사카, 먹어보기

오사카의 유명 먹거리는 역시 다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 그리고 라멘이다. 특히 밀가루 반죽 속에 문어를 넣어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구워낸 다코야키는 오사카가 발상지이며 도톤보리 인근의 유명 맛집에는 관광객과 오사카 시민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도톤보리 강가에서 생맥주와 함께 타코야키를 즐긴다면 오사카를 제대로 만끽한 것이다.

제빵이 발달한 일본이지만 오사카가 있는 칸사이지방은 최초로 개항했던 고베와 가까워 일본 어느 지역보다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다. 치즈타르트 전문인 파블로와 치즈케익 명가인 오쿠로오지상은 맛보길 권한다. 파블로와 오쿠로오지상 모두 미도스지 도로 한가운데에 지점을 두고 있다. 부드럽게 살살 녹는 맛이 지금껏 먹었던 타르트와 치즈케익과는 다르다. 두 곳 모두 현장에서 곧바로 구워내기 때문에 자칫 늦게 방문한다면 재료가 떨어져 맛보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사진=도톤보리가와를 오가는 크루즈에서 바라본 오사카. 주유패스로 무료로 승선가능하다
일본 최고의 쇠고기인 고베규 역시 오사카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고베로 직접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면 오사카 곳곳에 고베규 전문점이 있어 편리하다. 마블링이 가득한 쇠고기를 철판에 살짝 구워 더운 야채와 함께 먹는데 혀 위에서 스르륵 녹는 느낌이다.

▲ 고베, 칸사이의 매력

1박2일 일정으로는 다소 빡빡하지만 두 번째 칸사이 여행이라면 오사카를 벗어나 고베나 교토, 나라 등 인근 지역을 둘러보길 권한다. 고베는 일본의 첫 개항지로 서양 문물을 일찍부터 받아들인 만큼 묘하게 퓨전된 도시 풍경을 자랑한다. 교토는 수많은 문화재와 17종의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일본의 대표 관광지며 나라는 사슴의 도시다.

고베는 아름다운 야경과 과거 외국인 주거지를 개조해 관광지로 만든 기타노이진칸이 유명하다. 오사카 난바 역에서 사철인 한신 전철을 타고 산노미야 역으로 가면 되는데 야구광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한신타이거즈 홈구장이자 일본고교야구의 성지 고시엔을 지난다. 관심이 있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여행은 기타노이진칸과 고베시민들의 생활터전이자 쇼핑센터가 밀집된 산노미야-난킨마치 거리, 그리고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고베 하버랜드까지 이어진다. 반나절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시간이 더 있다면 일본의 3대 온천인 아리마에 들러보길 권한다. 고베 시내 가까이에 위치한다. 아리마 온천의 황토색 온천탕인 킨센은 세계 유수의 고농도 강식염천으로 유명하다.

사진=고베 하버랜드에서 바라본 고베항의 야경, 고베항의 상징인 붉은색 포트타워와 배 모양의 해양박물관이 보인다
J-ROUTE 홈페이지(www.jroute.or.kr)를 방문하면 더 많은 오사카, 칸사이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재협조:일본관광청, 일본정부관광국(J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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