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해로운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조직인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은 나이가 들면서 쇠약해지며 이로 인한 차단벽의 누출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뇌장벽이란 아주 작은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진 특수혈관조직으로 혈류에 섞여 있는 해로운 물질이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뇌의 '검문소'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로운 외부물질이 뇌에 쉽게 침투하지 못하지만 질병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물성분도 뇌에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질카 신경유전학연구소장 베리슬라브 즐로코비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혈뇌장벽이 노화에 의해 누출될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제일 먼저 나타나는 곳이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海馬)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1일 보도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일차적으로 해마의 손상으로 기억을 잃는 질환인 만큼 이 같은 사실은 혈뇌장벽 누출이 치매의 원인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즐로코비치 박사는 지적했다.

따라서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혈뇌장벽의 새는 곳을 다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혈뇌장벽을 구성하는 혈관주위세포(pericyte)가 표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제시했다.

치매로 사망한 환자의 뇌조직을 부검을 통해 관찰하면 혈뇌장벽이 파손되어 있다. 그러나 무슨 이유로 그리고 언제 이러한 손상이 발생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의 연구팀은 치매 환자를 포함해 연령대가 다른 65명의 뇌를 조영증강(contrast-enhanced) 뇌조영을 통해 비교관찰 했다.

그 결과 정상적인 노화가 진행되는 사람의 경우 해마에서 가장 먼저 혈뇌장벽 누출이 발생한다는 사실과 해마가 다른 뇌부위보다 혈뇌장벽이 유난히 튼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치매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해마의 혈뇌장벽 손상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팀은 중추신경계 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이 있으면서 인지기능 손상은 없는 젊은 환자들과 같은 연령대의 정상인들을 대상으로 뇌조영 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해마 부위의 혈뇌장벽은 두 그룹 모두 온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가벼운 치매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뇌척수액(CSF)을 분석한 결과 연령대가 같은 정상인에 비해 단백질 알부민이 30%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혈뇌장벽이 새고 있다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뉴런(신경원)'(Neuron) 최신호(1월21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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