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영화사 경영진 이메일 유출로 '추악한' 이면 드러나

안젤리나 졸리가 2일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사진=ⓒAFPBBNews = News1)
"이 실력도 없는 싸가지(A minimally talented spoiled brat) 때문에 경력을 망칠 수는 없어."

이런 비방의 대상은 다름 아닌 할리우드 스타들이다. 새 영화 제작의 감독·배우 선임을 놓고 제작자, 영화사, 배우가 서로 옥신각신하면서 할리우드의 지저분한 이면이 드러난다.

해킹으로 미개봉 영화, 사내 기밀 등이 공개된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소니)가 이번에는 배우를 헐뜯는 경영진 이메일이 유출돼 곤란을 겪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등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유출된 이메일은 올해 2월 소니가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전기영화 제작을 준비할 때 소니 측 에이미 파스칼 공동회장과 이 영화의 제작자 스콧 루딘이 주고받은 것이다.

당시 소니는 감독으로 데이비드 핀처를 낙점했다. 그런데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핀처 감독을 자신의 은퇴작인 소니의 다른 영화 '클레오파트라'의 감독이 돼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루딘은 파스칼에게 이메일을 보내 "앤젤리나를 입 다물게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졸리를 "실력도 없는 싸가지", "얼굴마담(camp event)"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루딘도 욕설과 함께 "날 위협하지 마라"며 날을 세운 것이다.

영화의 배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민낯은 드러났다. 한 유명 에이전트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게 잡스 역을 맡아달라며 보낸 이메일에서 "제작에 참여하는 모두가 네게 아카데미상을 안기고 싶어한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를 잡스 역할로 고려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소니의 한 임원은 패스벤더가 성행위 중독자로 나온 영화 '셰임'을 거론하며 그를 조롱하는 이메일을 쓰기도 했다.

소니는 결국 지난달 이 영화 제작을 포기하고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판권을 넘겼다. 정확한 이유는 불명확하나 영화계에서는 핀처 감독이 하차하고 잡스 역을 맡기로 했던 크리스천 베일도 떨어져 나간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소니 해킹으로 할리우드 스타가 호텔 예약 등에 쓴 가명을 정리한 문서도 유출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톰 행크스는 '해리 로더'와 '조니 마드리드', 주드 로는 '미스터 페리', 대니얼 크레이그는 '올웬 윌리엄스' 등을 가명으로 썼다. 제시카 알바는 '캐시 머니', 내털리 포트먼은 '로렌 브라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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