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 영화제작자가 다큐멘터리로 제작

불과 5세 때 아프가니스탄 악습에 따라 아버지와 동갑인 남성에게 팔려간 여성의 기막힌 인생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다.

이란의 여성 영화제작자 조흐레 솔레이마니가 만든 30분짜리 다큐멘터리 '참새 죽이기'(To Kill a Sparrow)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있는 여성 권익단체 '아프간 여성들을 위한 여성들'(WAW) 사무실에서 상영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소헤일라의 역경은 그가 아프간 북동부 누리스탄에서 태어나기도 전에 시작된다.

출생 9년 전 이복오빠 아미눌라가 사촌의 약혼녀와 눈이 맞아 달아나면서 두 집안이 불화에 휩싸인 것이다.

소헤일라의 아버지 라히물라는 집안 간 화해를 위해 아프간의 구습인 '바드'(Baad)를 행하기로 한다.

바드는 집안 간에 소녀를 사고팔아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불법이지만 여전히 벽지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아버지의 이런 결정에 따라 5살 때 팔려간 소헤일라는 13세가 되던 해, 3년 후 법적으로 혼인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자신의 아버지와 동갑인 67세 남성과 결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결혼 전날 외삼촌 집으로 달아난 소헤일라는 약 10세 연상 사촌 니아즈 모하마드와 함께 도망쳐 그와 결혼에까지 이른다.

하지만 불행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소헤일라의 가족들은 그가 67세 남자와 결혼한 상태라고 여겨 소헤일라와 모하마드를 간통과 혼외자 임신, 중혼 혐의로 감옥에 집어넣는다.

WAW가 이 사건에 개입하면서 소헤일라는 카불에 있는 집단 쉼터로 옮겨가고 대법원에서 불법적인 바드에 근거한 '첫 번째' 결혼 상대와 이혼도 허가받는다.

그러나 소헤일라의 아버지와 이복오빠는 강경했다. 이복오빠 아미눌라는 직접 다큐멘터리에 나와 "마치 참새를 죽이는 것과 같다"며 "소헤일라가 돌아오지 않고 모하마드와 함께한다면 그녀를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WAW 관계자는 아미눌라의 딸 역시도 태어난 지 3일 만에 정해진 결혼을 깨고 최근 다른 남자와 도망쳤다고 밝혔다.

소헤일라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복오빠가 자신의 딸을 데려간 남자 집안과 또 다른 바드를 맺을 방법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냥 그렇게 계속된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