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계열사보다 연봉·근속연수 더 많아

높은 연봉과 좋은 근무여건을 갖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이 실제 30대 그룹 계열사보다 직원들의 연봉도 높고 근속연수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1위 기업으로 손꼽히는 삼성전자는 500대 기업 가운데 근속연수 200위권, 연봉은 100위권 밖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31일 기업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금융감독원에 2012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최근 2년간 수치 비교가 가능한 366개 업체의 직원 근속연수와 1인당 평균 지급액(연봉)을 조사한 결과 근속연수는 10.3년, 연봉은 5,98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과 비교할 때 근속연수는 1개월, 연봉은 370만원 높아진 수치다.

조사대상을 30대 그룹 계열사(168개)로 좁힐 경우 연봉은 6,090만원으로 전년 대비 7.7% 올랐으나 근속연수는 9.4년으로 오히려 1개월이 줄었다. 경기침체로 인해 민간 대기업의 고용안전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로라하는 30대 그룹의 직원들은 500대 기업 직원들에 비해 연봉은 100만원가량 더 받지만 근속연수는 9개월이나 짧아 전반적 처우는 열악한 것으로 보인다. 30개 그룹 직원에 대한 처우가 500대 기업보다 못한 것은 500대 기업에 '신의 직장' 공기업 12곳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공기업 직원들은 평균 근속연수는 15.4년으로, 30대 그룹의 평균보다 6년 길었다. 연봉 또한 6,690만원으로 600만원이나 많았다. 분야별 근속연수는 공기업이 가장 길었으며, 이어 은행ㆍ자동차(13.8년), 통신ㆍ석유화학(12.8년), 철강(12.6년), 조선ㆍ기계ㆍ설비(11.1년), 에너지(11년) 순이었다. 중화학 분야 종사자들의 근속연수가 긴 반면 유통, 서비스, 여신금융, 증권 등은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6~7년으로 짧아 고용안정성이 떨어졌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근속연수가 가장 긴 업체는 S&T중공업(21.6년)이었다. 카프로(21.2년), 한국프랜지공업(20.5년), 한국철강(20.4년), 서울메트로(20.3년)도 평균 근속연수가 20년이 넘었다. 30대 그룹 중에서는 대우조선해양(16.9년)만이 15년 이상 평균 근속연수를 기록했을 뿐이다.

연봉은 증권 분야가 평균 8,13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통신(7,470만원), 은행(7,120만원), 에너지(6,790만원), 조선ㆍ기계ㆍ설비(6,72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음료 업종은 평균 4,190만원으로 증권과 비교해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유통(4,240만원), 생활용품(4,720만원)도 평균 연봉이 4,000만원대에 머물렀다.

기업별로는 노무라금융투자만이 유일하게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원(1억4,000만원)을 넘었다. SK텔레콤(9,800만원), 한국증권금융(9,600만원), KB투자증권(9,600만원)도 1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지급하고 있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9년으로 201위, 평균 연봉은 7,000만원으로 10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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