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위 모두 재벌 2·3세… 일본은 23%에 불과
●CEO스코어 평가

이건희 회장/연합뉴스
한국은 주식부자 대다수는 재벌그룹의 2, 3세 상속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부자들은 대부분 자수성가한 창업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포브스 아시아판 최신호에 실린 일본의 50대 주식부호와 CEO스코어가 평가ㆍ선정한 한국의 50대 주식부호를 비교 분석한 결과 양국 부호의 출신 성향은 정반대였다.

한국 50대 부자는 78%인 39명이 조부 또는 부친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재벌 2, 3세인데 반해 창업 부자는 22%인 11명에 불과했다. 반대로 일본은 재벌가 출신이 14명으로 28%에 그친 반면 68%인 34명이 창업 기업인이었다. 2명(4%)은 미확인됐다.

한국의 부자랭킹 50위에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1위ㆍ107억달러),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2위ㆍ51억달러)과 정의선 부회장(3위ㆍ20억달러),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4위ㆍ20억달러),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5위ㆍ17억달러) 등 랭킹 19위까지 모두 재벌 2, 3세 기업인이 올랐다.

창업기업인 부자는 락앤락의 김준일 회장(20위ㆍ7억달러), NHN 이해진 의장(21위ㆍ6억달러)가 대표적이었다.

정몽구 회장
이에 반해 일본의 50대 부자에는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혼다, 닛산,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 전통적인 재벌가 자녀의 이름이 거의 없는 대신 한국계 손정의씨, 재일동포 한창우씨 등 자수성가한 1세대 창업기업인들이 주류를 이뤘다. 50대 부자 1위에는 글로벌 의류업체 유니클로를 세운 야나이 타다시(자산 155억달러) 회장이 수년째 자리를 지켰고, 3위에는 IT기업 소프트뱅크의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91억달러) 회장이 올랐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아 부자가 된 사람은 산토리의 3세 상속자인 사지 노부타다(2위ㆍ107억달러) 회장, 도요타의 도요타 쇼이치로(50위ㆍ4억달러) 명예회장 등 14명에 불과했다.

이는 2차대전후 미 군정에 의해 재벌해체가 시도된데 이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주거래은행이 대기업 지분에 참여하는 메인뱅크 시스템 도입, 외국인 지분 확대, 기업간 상호 주식보유 등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의 부자들이 주로 유통, 게임, 파친코 등 서비스업에서 많이 배출되는 반면 한국 부자들은 제조업에 집중된 것도 차이점이다.

정의선 부회장
서경배 회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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