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참관 놓고 논란
육사 "시민공개 행사일뿐"

전두환(육사 11기) 전 대통령을 비롯한 5공화국 핵심 인사들이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해 '사열(査閱)'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육사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 손녀, 장세동 전 안기부장,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고명승 전 3군사령관 등 5공 핵심 인사들은 지난 8일 육사를 방문해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이들은 당초 재단법인 육사발전기금이 마련한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 행사'에 초청돼 만찬 참석을 앞둔 상태였다.

육사 관계자는 "생도들이 매주 금요일 화랑연병장에서 시민 공개용 퍼레이드를 하는데, 이날 재단 초청자 160명, 6ㆍ25전쟁 영웅인 고(故) 심일 소령 기념상 수상자, 일반시민 등 400명이 이를 같이 봤다"고 해명했다. 또 "퍼레이드의 임석상관은 육사 교장(박종선 중장ㆍ육사 34기)으로, 별도의 인사가 생도들을 사열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탠드에서 행사를 관람한 시민들과 달리 전 전 대통령 손녀를 포함한 일가와 일행은 사열대 위에 마련된 자리에서 심일상 수상자들과 같이 이를 지켜본데다, 생도들이 앞을 지나며 "우로 봐!"라는 구호를 외칠 때 참석자들이 박수를 친 것과 달리 전 전 대통령은 마치 자신이 행사의 임석상관이 되는 양 생도 대열에 거수경례로 화답하는 태연스러운 태도를 취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육사 관계자는 "매주 행사 때 6.25참전 용사, 심일상 수상자 등 게스트가 있으면 사열대에 자리를 마련했고, 이날 자리 배치도 그런 차원인데 전 전 대통령이 생도들에게 거수경례를 한 것을 뒤늦게 알고 학교 측도 당황했다"고 해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도 건배 제의를 주도 하는 등 분위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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