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2 등급판정 15→18세 기준 모호
'게임 내용보다 외부 영향 근거' 의혹제기

최근 (이하 )에 대한 18세 등급 분류로 인해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는 1998년 국내에 출시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의 후속작으로, 게이머들이 발매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다. 전작이 PC방을 양산하고 프로게이머 탄생과 e스포츠 발전으로 이어지는 등 국내 게임산업에 미친 영향이 지대했던 만큼 또한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에 대한 등급판정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같은 게임인데도 해외에서는 12~13세 등급을 받았는데 국내에서만 유독 18세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더구나 국내에서도 지난해 8,9월 두 차례 심의에서는 15세 등급을 받았다. 이번에 18세 이용가로 분류된 RC 버전은 지난해 9월 게임위로부터 15세 등급판정을 받은 알파 버전에서 싱글 플레이어 미션이 추가됐을 뿐 내용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알파 버전이 싱글 플레이어 미션의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면 RC 버전은 모든 미션이 포함된 게 가장 큰 차이다. 또 지난해 8월 인공지능과 플레이하는 스커미시 버전도 15세 등급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같은 게임에 '고무줄 잣대'를 들이미는 것에 대해 게이머들은 게임위가 게임 자체보다 외부 영향에 근거해 게임의 등급을 판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06년 10월 출범한 게임위는 국내에 출시되는 모든 게임의 등급을 결정하기 때문에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게임도 등급판정으로 인해 출시일부터 흥행성적까지 희비가 교차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에서는 예전부터 각 심의위원의 견해는 존중하더라도 게임위가 심사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임위 심의위원들의 전문성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13명의 게임위 소속 심의위원 가운데 전문성을 갖춘 위원은 2~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특정 사건으로 인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면 그때마다 심의기준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의 사례를 들며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도 게임심의의 주체를 정부에서 민간 전문기구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게임회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협회 및 협회 산하기구에서 게임을 자율적으로 심의하고 있다. 미국은 자율규제기관인 ESRB에서 등급분류를 한 게임만 도∙소매상이 취급하고 있으며, 일본은 게임회사들의 협회인 CESA가 만든 독립위원회인 CERO가 게임의 등급을 분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서 한국 게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등급판정 등에서 자율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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