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엄마에게 고민이 있었는데…. 어린 아들 녀석이 학교 갈 나이가 다 되었는데도 그것이 제대로 영글지 않아 제구실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나. 생각해봐. 학교에 가면 화장실도 혼자 가야 할 텐데, 그게 너무 짧으니 걸핏하면 바지를 적셔 올까봐 걱정 안 되겠냐구. 집에서처럼 여자용으로 들어가 일을 보게 하기도 그렇고….

하여!!! 엄마는 용기를 내어 아들을 데리고 병원엘 갔다는 거다. 비뇨기과에.

"우리 집안의 가보 일호가 부실하여 앞으로 사내구실 제대로 할까 심히 두렵습니다. 무슨 조치를 해주시옵기를."

의사선생님이 껄껄 웃었다지. 첨엔.

"껄껄. 아직 열 살도 안 되었는데, 뭘 그리 성급히 심려하십니까. 사람마다 다 성장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니, 걱정 안하셔도 나이가 들면…, 잉? 허걱!!"

아이의 바지 속을 대수롭지 않게 들여다보던 의사선생님도 기가 막혔어.

"으음, 부인. 과연 걱정이 되시겠습니다."

이 의사 선생님. 아주 깔끔한 인격을 지닌 분이었다지. 거금이 드는 치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대신 아주 손쉬운 비방을 알려주셨다는 거야.

"부인, 오늘부터 아이에게 하루 하나씩 바나나를 먹이도록 하세요. 한달만 지나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겁니다."

엄마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바나나를 샀대. 아이가 한마디 했지.

"엄마, 무슨 바나나를 그렇게 과격하게 사. 내가 어떻게 다 먹으라고?"

엄마가 차갑게 웃었어.

"걱정 말아. 욘석아. 니껀 다섯 개구, 나머지 오십개는 니 아빠 먹일 거니깐."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난히(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비보험' 수술이 바로 눈꺼풀 수술과 '남성 확대' 수술이라고 한다. 전 세계 남성들의 평균과 비교할 때 한국 남성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일 거란 점은 그리 의문할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확대'에 목매달 필요가 있을까는 지극히 의문이다.

그 민족 공통의 '평균 크기'라는 것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전해온 그 민족 특유의 문화환경 속에서 그 정도면 되겠다 싶으니까 자연스럽게 적용되어온, 이를테면 '자연이 선택한' 크기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그 문화환경 속에서 같이 진화해온 남자와 여자들은, 혹 상대가 '돌연변이' 아닌가 의심되지 않는 한, 서로의 크기에 불만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는 거다. 진화! 는 다 그럴만한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 하지 않던가.

그 방면의 고수들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이 함께 누리는 희열이란, (돌연변이가 아닌 한) 크기와는 그리 큰 관계가 없다고 한다. "덩치 큰 게 미련만 떠는 것 보다는…"(여성 고수), "넉넉해서 편안해지면 오래 놀기가 좋아…"(남성 고수) 등등의 증언은 고수들 세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다.

'남성은 클수록 좋고 여성은 작을수록 좋다'는 식의 '크기에 대한 잘못된 미신'은 사실 인류 공통의 오해였는지 모른다. 그 기원은 인도의 성전(性典) 에서부터 찾을 수가 있으니까. 에는 크기에 관해 특별한 '세트별 행법(行法)'이 자상하게도 소개되어 있다. 그 설명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그 것은 사이즈에 따라 각각 코끼리-사슴-토끼의 그것에 비유할 수 있는데, 바로 거기에 '큰 남성과 작은 여성의 조합', 이를테면 '코끼리 남성과 토끼 여성' 같은 조합을 이상적인 세팅이라고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현대 고수들의 얘길 들어볼까. "그렇게 차이가 나면 여자가 아파요." "여자가 쉽게 방광염에 걸려요." 심지어 여자가 너무 아팠던 나머지 초야 이후 한번도 삽입을 허용치 않고 무자식 상팔자로 살아간다는 커플도 있다.

그렇다. 세기의 현인 아리스토텔레스의 백과사전에도 '쥐는 소금만 먹여도 임신을 할 수 있다. 먼지를 오래 두면 저절로 벌레가 생긴다'와 같은 그 시대 수준의 비과학적 서술들이 많이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고대인의 지식이 현대인의 새로운 깨달음과 자각에 의해 수정되는 것은 결코 선지식들에 대한 불경(不敬)이 아니라 현대 지성에게 요구되는 지극히 당연한 의무이다.

크기? 그까이꺼, 기술이나 정신적 교감의 개발에 관심 갖고 싶지 않은 게으름뱅이들이 내세우는 케케묵은 환상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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