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초등학생이 최근 익스트림 스포츠의 일종인 '야마카시'를 따라 하다가 부상을 당하면서 이와 비슷한 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대구 성서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5시께 대구 달서구 용산동 한 문구센터 빌딩에서 초교생 A(12) 군이 친구 3명과 함께 빌딩 옥상과 옥상 사이를 뛰어 넘다가 폭 1m, 깊이 12.5m의 건물 틈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A 군은 사고 당시 건물 사이 벽을 팔과 다리 등으로 짚으며 떨어지는 속도를 줄인 덕분에 옆구리에 골절상 등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군은 야마카시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보고 친구들과 학교 담벼락 등에서 영화 속 기술을 수차례 연습한 뒤 건물 사이를 뛰어 넘는 묘기를 처음으로 시도해 보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야마카시는 아프리카 콩고 지역 말로 '강자(Strong Man)'란 뜻으로 빌딩이나 교각 등 도심지의 지형.지물을 기계 체조를 연상시키는 현란한 기술로 빠르게 타고 넘는 운동이다. 최근 야마카시 기술을 담은 인터넷 동영상(UCC)이 많이 퍼지면서 10∼20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야마카시 동호회들에 따르면 국내에는 현재 이 스포츠의 팬이 약 6만여명에 달하며 이중 10∼15%는 정기적으로 야마카시 기술을 연습하는 야외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야마카시가 빌딩 사이를 새처럼 나는 등의 강렬한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어 청소년들이 동경심에 이를 따라하다가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학교와 가정 차원에서 이에 대한 철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마카시 동호회들도 '따라하기'는 금물이란 입장.

야마카시가 오랜 기간 훈련을 받아야 하는 스포츠인 만큼 영화나 인터넷 동영상을 본 뒤 이를 모방해 곧바로 고난도의 기술에 도전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발상이란설명이다.

국내 최대의 야마카시 동호회인 '야마카시 코리아(http://cafe.daum.net/yamakasikorea)의 김영민(31.프리랜서 웹디자이너) 씨는 "야마카시를 '빌딩 뛰어 넘기' 스포츠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이며 그런 동작은 사실 수년의 전문 트레이닝을 받아도 하기 힘든 기술에 속한다"며 "스스로를 과시하기 위해 제대로 교육도 받지 않은 채 야마카시를 무작정 모방하는 행동은 우리로서도 우려스러운 경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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