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20대 남자가 술이 깬 뒤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용의선상에 올랐는지 알아보려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23일 열린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로 A(20)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울산 남구 B(20.여)씨 집의 열린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 잠자고 있는 B씨를 부엌 흉기로 위협,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이튿날 오전 2시께 집 근처 공중전화로 남부경찰서에 "안경과 신발을 잃어버렸다. 손에도 피가 묻어 있다"며 전화, 마침 담당 형사가 직접 전화를 받아 "당신이 술에 취해 폭행사건에 휘말린 것 같은데 조사해 주겠다"고 20여 분 간 설득해 경찰서 정문에 온 A씨를 연행, 조사 후 긴급 체포했다.

담당 형사는 "A씨는 부인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 상 자신이 성폭행 용의선상에 올랐는 지 슬쩍 알아보려고 경찰서에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인이 자신의 얕은 꾀에 스스로 넘어간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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