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 '꽃남'은 모든 여성들을 '금잔디'로 만들었다

골드미스들이 '꽃남'을 논하다! 연초부터 시작된 열풍이 대한민국 누나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KBS 2TV (극본 윤지련ㆍ연출 전기상)가 30%가 넘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10대들의 학원물을 넘어서 골드미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했다.

'꽃남'을 사랑하는 스포츠한국의 30대 골드미스 여기자들이 뭉쳤다. '뒷북녀'(학원물을 싫어하지만 뒤늦게 '꽃남'에 빠진 여기자) 이현아 기자, '꽃남마니아'(원작 만화부터 대만, 일본판 드라마까지 섭렵한 여기자) 문미영 기자, '현실녀'('꽃남'은 드라마 속 캐릭터일 뿐이라고 외치는 여기자) 강은영 기자가 '꽃남'들의 매력을 파헤쳐봤다.

▲이현아(이하 이)= 이미 칠순의 어머니도 윤지후(김현중) 소이정 캐릭터 분석을 끝내셨다. 윤지후는 교통사고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고, 소이정(김범)은 과거의 아픔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드라마에 빠져 계신다(웃음). 칠순의 여성 시청자까지 끌어안은 의 인기 요인은 뭘까?

▲문미영(이하 문)= 는 비현실적인 드라마다. F4 멤버들은 누구나 꿈꿔 볼만한 환상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

▲이= 누구나 만화가 원작인줄 알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은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배우 차인표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MBC 드라마 가 로맨스 판타지물의 기능을 했던 것을 떠오르게 한다.

▲강은영(이하 강)= 속에는 여자들이 바라는 남성상이 다 들어있다. '나쁜 남자' 구준표(이민호), 로맨티스트 윤지후 등이 여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남자의 전형이다. 잘 생긴 '꽃미남'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니, 모든 여자들을 금잔디(구혜선)로 만들어 놓았다(웃음).

▲이= 'F4'의 완벽한 외모는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의 매력이다. '꽃남'들 때문에 DMB휴대폰을 구입하는 걸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대만, 일본판보다 한국판의 비주얼이 나은 거 같다.

▲문= 대만판은 화제의 만화를 처음으로 드라마화 했다는, '선구자'의 이미지 덕을 봤다. 신인이었던 대만 F4는 이후에 앨범도 내고 중국어권 특급스타가 됐다. 일본판은 일본배우 마츠모토 준, 오구리 ??의 인기가 드라마를 끌고 간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한국판은 음…, 비주얼이 되는 '꽃미남' 네 명의 캐스팅이 인기의 주 요인인 듯 싶다.

▲이= 특이한 점은 대만, 일본판 드라마에서는 윤지후 역할인 루이가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유독 한국판에서는 곱슬머리의 '나쁜 남자' 구준표가 인기다. 한국 여성들은 착하기만 한 로맨티스트보다 까칠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여자를 위하는 소위 '나쁜 남자'가 초강세인 거 같다.

▲강= 구준표가 확실히 매력이 있다. 구준표는 겉으로는 금잔디에게 툭툭 내뱉는 말투를 쓰지만, 그 뒤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금잔디와 윤지후의 데이트를 차 안에서 훔쳐보던 구준표의 모습은 짠했다. 또 케이블카 안에서 '구준표 금잔디, 첫 날밤'이라고 쓴 글귀는 애교스럽기까지 하더라.

▲문= 현실적으로 구준표 같은 사람이 있을까? 겉으로는 뻣뻣하지만 마음 자체는 순수한 그런 사람.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이=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다.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웃음).

▲강= 있긴 있겠지만, 꼭 그런 사람들은 임자가 있더라(웃음).

▲이= 가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얘기도 있다.

▲문= 글쎄. 이미 원작의 설정이 '꽃미남'이기 때문에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건 아닌 거 같다. 다만 물질만능주의를 조장하는 면이 있다고 본다.

▲강=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F4'를 보면 위화감이 들긴 하지만 대리만족의 기쁨도 있는 건 사실이다. 뉴칼레도니아에서 요트를 타고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문= 를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은 없는 거 같다. 만화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 서민라이프도 제대로 그리고 있더라. 금잔디 집에서 김장을 담근다든지, 잔디가 어묵을 즐겨먹는 설정은 서민으로서 공감하는 부분이다. 원래 전기상 감독이 서민라이프를 잘 그린다. 전작인 KBS 드라마 이나 SBS 드라마 을 보면 그렇다.

▲강= 금잔디가 "냉장고는 안고 잘거야?"라며 구준표가 보내준 가구들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장면이 떠오른다. 한술 더 떠 잔디의 엄마(임예진)가 "창고에 잘 모셔뒀다가 시집갈 때 혼수로 쓰자"는 말에는 무릎을 쳤다.

▲이= 배우들의 연기는 어떤가?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등은 신인급이다.

▲문= 김현중은 생각보다 괜찮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생각할지는 의문이다. 평범한 남자 배우들도 "가슴이 추워" "시켜줘, 금잔디 명예 소방관!" 등의 대사처리는 힘들 것이다. 사실 김현중의 성격을 아는데 이런 대사처리는 정말 낯간지럽고 힘들었을 것이다. 김현중은 원래 무덤덤하고 터프한 성격이다(웃음).

▲이= 그나마 김현중이 잘 생겼으니까 낯간지러운 장면들도 자연스럽게 잘 넘어가는 거 같다. 이민호는 발전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싶다. 사실 이민호는 3년전 그를 주연으로 하는 단편영화가 만들어 질 뻔 했다. 당시 그 영화감독은 이민호가 연기를 너무 못해서 그만 두었다고 귀띔했었다. 그런 상황들을 감안하면 이민호는 분명히 발전했다.

▲강= 이민호 김현중 김범 등 다들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어서 연기논란에 대해서는 잠잠한 거 같다. 구준표의 대사처럼 '키 크고 잘 생겼고 돈 많은' 네 명의 남자들이 왜 싫겠나(웃음).

▲이= 배우 조인성이 군대를 가서 안타까운데 '꽃남'들로 인해 남자 배우들의 세대교체가 이뤄긴 거 같은 느낌이다. 사실 배우 장근석 이후에 이렇다 할 젊은 남자 배우들이 없었다. 그 자리를 메워준 거 같다.

▲문= 맞다. 이민호 김현중 등은 큰 '발견'이다.

▲강= 인정한다. 그간 안방극장이 여자 주인공들만 득실(?)댔는데, '꽃남'으로 인해 환기가 됐다.

▲문= 얼마전에 '이민호, '꽃남'뒤에 숨은 아픔 있었다'(본지 2월5일자)라는 기사를 썼는데 응원의 편지도 받았다. 이민호가 교통사고로 드라마 출연을 고사한 이유에 대해 썼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더라. '이민호가 진짜 떴구나' 하고 느꼈다.

▲이= 구준표 구혜선 '딥키스 논란'을 쓴 적이 있는데 네티즌들로부터 '이 기사 쓴 기자는 노처녀'라는 댓글이 있더라. 노처녀의 정체가 탄로 났다(웃음).

▲강= 이민호는 아직까지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더라. 얼마전 LG텔레콤 CF 촬영현장에 다녀왔는데 자신에 대한 기사들이 넘쳐 나고 있는 현실에 어안이 벙벙한 것 같았다. 내 눈에는 점점 말라가는 그가 안쓰럽기만 했다. 5kg이상 빠졌다고 헬쓱한 얼굴을 내미는데 눈물이 다 나더라. 흑흑.

▲이= 말이 나와서 말인데 또 배우들의 교통사고도 빈번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심신의 피로를 안고 촬영하는 건 모두에게 마이너스다.

▲강= 방송 시스템 때문이다. 매일 밤을 새는 촬영이 이어지니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거다. 마치 도미노 현상처럼.

▲문= 는 기획기간만 해도 1년 이상 걸린 것으로 안다. 그런데 밤샘 촬영이 이어진다는 건, 누구의 탓인지 참…. 배우들이 짠해 보인다.

▲이= 또 OST의 과도한 사용도 귀에 거슬린다. 어느 장면에서 어떤 노래가 나올지 다 예상될 정도다. 금잔디가 고민하면 가, 구준표 금잔디의 키스신 등 격정적인 장면에는 가 흘러나온다. 너무 자주 나와서 간혹 뮤직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나저나 의 인기는 얼마나 갈까? 조만간 일본에서도 전파를 탈 예정이다. 일본으로 역수출된다니 반가운 일이다. 4월에 있을 일본 프로모션 행사도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 한 동안 인기가 이어질 거 같다. 이민호는 이번 벼락스타덤에 이후 확실하게 연기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준기처럼 말이다. 이준기는 영화 로 벼락스타가 됐을 때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 일단 거만하지 않았던 게 주요했다.

▲강= 드라마가 3월께 끝날 예정이니 상반기까지는 인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이민호가 단지 벼락스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배우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표본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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