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 코리아 명품 화장품을 만들어 여성들을 더욱 아름답게 가꿔주고 싶어요."

오는 20일 원광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게 될 정은주(여·29)씨의 바람이다.

정씨는 사실 남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력이 있다. 현재 가족과 몇몇 주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녀가 1997년 미스코리아 미(美) 출신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

남들에게 먼저 말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평소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또 학문을 연마할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공부를 하는데 미스코리아란 타이틀이 큰 힘이 됐어요. '할 수 있다'는 오기와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 줬거든요."

정씨의 박사 학위 논문 제목은 '뱀딸기 열매의 생리활성 성분과 화장품 응용에 관한 연구'. 2004년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석사과정부터 이어온 화장품 관련 분야 연구의 결과물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박사'라는 타이틀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사실 정씨의 이색 경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가 중·고교시절 이른바 잘나가는 패션모델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게 한다. 당시 국내 정상급 패션모델인 홍진경, 진희경, 박영선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중학교 3년부터 고등학교 3년까지 4년간 국내 유명디자이너의 패션쇼 무대에는 모두 나갔던 것 같아요. 그땐 어린 나이였지만 정말 즐겁게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잘 나가는 모델'로 남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정씨는 고3이 되자 공부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무작정 모델 일을 그만둔 채 공부에 매달렸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에 비해 모델 활동으로 뒤쳐진 학업을 따라잡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함은 더했지만 그럴수록 특유의 오기가 발동했다.

"모델 활동 때문에 4년간 학교에 출석한 날이 100여일에 불과했어요. 뒤쳐진 공부를 따라가는 게 정말 힘들었죠. 그때마다 나의 미래를 위해서 입술을 깨물며 각오를 다지곤 했죠."

결국 1년여 간 매달린 끝에 원광보건전문대학에 입학, 꿈에 그리던 대학 새내기가 됐다.

대학생이 된 후 부모님의 권유로 우연히 출전한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뜻 밖에 수상하는 행운까지 겹쳐 연예계 진출의 길이 열리기도 했다.

실제로 미스코리아 활동기간 동안 '전직 패션모델 출신의 미스코리아'란 타이틀에 관심을 갖은 연예 관계자들의 숱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씨는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는 옛 속담처럼 그 당시에는 공부외 눈에 들어오는 게 하나도 없었다.

보건전문대 졸업 후 원광대학교에 편입한 정씨는 모델시절부터 꿈꿔온 화장품 관련 공부를 위해서 졸업후 유학을 결심했지만, 때마침 국내 대학에 관련 학과가 생겨 궤도를 수정했다.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모교인 원광대학교로 돌아온 정씨는 4년만에 그 결실을 맺게 됐다.

정씨는 "화장품은 어릴 때부터 모델 일을 하며 자주 접했고, 그러면서 생긴 지식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무언가 꼭 이뤄내고 싶었어요. 한국 화장품이 세계적 명품으로 각광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할 거에요. 그것이 바로 제 꿈이에요"라고 말했다.

화장품 관련 분야의 '석학'이 목표인 정씨의 꿈이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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