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기자가 본 '사건 25시'
2002년에도 '연예계 성상납' 조사 받아

장자연 소속사 김모 대표는 누구?

탤런트 고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 일부가 공개돼 큰 파문이 일던 지난 16일. 장씨의 소속사인 T사 김모(42) 대표로부터 뜻 밖의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김 대표는 ‘장자연 문건’에서 장씨에게 술 접대 뿐만 아니라 잠자리까지 강요하고 장씨를 폭행했다고 언급된 문제의 장본인이었다. 일본에 체류중인 그에게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던 상태에서 먼저 전화가 온 것이었다.

수사 흐지부지 종결됐지만 의혹 여전히 남아
소송 등 소속배우들과 잡음 빈발… PD 폭행도
작년 11월 패션모델 추행 혐의 2월 경찰 수배


경찰의 연락에도 응하지 않던 김 대표가 먼저 연락을 취해온 것은 이날 한국일보 사회면에 보도된 ‘접대 강요 의혹 기획사 대표, 2002년 성상납 사건도 연루’라는 자신에 대한 기사를 해명하기 위해서였다. 16일자 기사는 ‘장씨에게 성 상납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가 2002년 검찰의 연예계 성 상납 의혹 수사 때도 이름이 거론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게 요지였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50개 엔터테인먼트사 대표들이 모두 조사를 받았다. 나만 받은 게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어 장씨가 우울증이 아닌 자신의 성 상납 강요, 폭행 등 다른 이유 때문에 자살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장씨는) 부모님은 없었지만 BMW를 몰 정도로 유복하게 살았다. 성 상납하고, 맞을 이유가 있겠느냐”며 “경찰이 다 밝혀줄 것”이라고 성상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어 “내가 이 일을 18년 한 사람이다. 일선 PD들 만나서 접대하는 삼류가 아니다”며 “검찰이 알고 국세청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튿날에는 일본 현지에서 MBC 방송과의 인터뷰에도 직접 나서는 등 몇몇 매체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거듭 호소했다. 장씨가 남긴 문건은 소속 배우 이적 문제로 김 대표와 갈등 관계에 있던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측의 강요에 의해 작성됐다는 주장이었다. 국내에서 김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김 대표가 경찰 조사는 피하면서도 언론을 통해 일단 여론을 진화 시키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김 대표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평소 그에 대한 연예계의 평판이 좋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의혹의 시선은 쉽사리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2002년 검찰 조사만 해도 그렇다. 김 대표는 “나 혼자가 아니라 50명이 같이 조사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연예계 비리 전반에 대한 수사로 50여명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실제 성 상납 의혹 대상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현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연예계 비리 수사 과정에서 당시 S사를 운영했던 김 대표가 P씨와 두 명의 K씨 등 여성 신인 연예인들을 정재계 유력인사들에게 성 상납 했거나 이들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 때 한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운영자 직함을 갖고 있던 여성 브로커 Y씨도 관여했다는 단서를 확보했으나 당시 김 대표측과 Y씨가 서로 책임을 떠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안을 정식 입건하지 않고 내사 단계에서 수사를 접고 말았다. “성상납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수사가 흐지부지 되고 말았지만, 김 대표에 대한 의혹이 말끔히 씻긴 것은 아니었다.

소속 배우와의 각종 소송 등으로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김 대표는 1997년 전속계약위반을 이유로 탤런트 C씨와 법적 공방을 벌였고, 2005년에는 탤런트 K씨를 명예훼손과 횡령혐의 등으로 소송했다.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가 설립한 호야엔터네인먼트로 소속을 옮긴 탤런트 S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4개의 소송이 걸려있다.

김 대표는 또 불같은 성격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도 올랐다. 대표적인 것이 2002년 PD폭행 사건이다. 당시 한 방송사의 사극 외주제작을 맡았던 그는 주연배우의 의상실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다 모 PD의 머리를 핸드폰으로 쳐 한동안 해당 방송국 출입이 금지됐다. 김 대표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는 한 연예인 매니저는 “욕설 등으로 직원들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월급도 제 때 주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2006년에는 세계적인 미국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의 광고 대행권을 가지고 있다고 과장하는 바람에 물의를 빚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시 하인즈 워드측으로부터 광고 대행권을 얻었다며 언론사 등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하인스 워드 측 변호사가 곧바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며 김 대표에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또 지난해 11월초 한 패션모델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고소돼 경찰에 수배가 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김 대표가 경찰 출석에 불응하고 일본에서 돌아오지 않자, 올해 2월 초 수배조치를 내렸다고 최근 밝혔다.

이 같은 행적 등으로 김 대표에 대한 악평이 난무했다. 하지만 그가 젊은 나이에 유명 스타를 거느린, ‘잘 나가는’ 연예인 매니저였다는 점에서 주변의 시기나 질투에서 비롯된 측면도 없지 않다.

1993년 광고회사 차려 연예계 입문 뒤 승승장구


1993년 광고회사를 차리며 연예계에 뛰어든 김 대표는 최근까지도 톱스타 K씨와 J씨 등 톱스타와 함께 일했고, 대기업 계열사와도 공동 투자에 나설 정도로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승승 장구했다.

그는 94년 S사를 설립해 연예 매니지먼트로 사업을 확장하고, S씨와 C씨 등 대형 스타와도 인연을 맺으며 급성장했다. 2002년 CJ홈쇼핑과 공동 출자해 모델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렸으며, 2006년에는 대형 연예기획 및 제작사인 올리브나인의 자회사로 편입돼 회사명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매니지먼트 업체들과의 경쟁 등으로 김 대표에 대한 소문이 와전되거나 과장된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속 연예인들과의 각종 송사와 잡음 등으로 결국 지난해까지 간판급 연예인들이 대부분 그의 회사를 떠나 김 대표의 위상도 급격히 추락했다. 올리브나인 관계자는 "T사가 자회사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교류가 거의 없었고, 특히 지난해 말부터 김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공동 투자했던 CJ홈쇼핑측도 "김 대표가 무리한 요구를 많이 해 출자금을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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