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특통신] 하루살이의 접선후기

by 하루살이

조금은 다른 후기일지도 모릅니다.

보고, 듣고, 겪었던 접선과는 조금은 다를지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도 흔한 후기일지도 모릅니다.

part.1 쪽지

'어디로갈까요?'

그녀에게 쪽지를 보냈다.

'네?'

'어디로 가냐구요?'

'뭐가요?'

'어디로가면 뵐수있냐구요..'

'-_-;;'

'저 아세요?'

'아니요..어디로갈까요?'

'-_-;;'

'죄송한데 사람 잘못 고르신거 같네요 그럼 이만'

'어디로가면 되죠?'

답장이 오지 않았다.

'어디로 가요?'

'어디로 가냐구요?'

'어디로 갈까요?'

'으..죄송한데 전 접선 안하거든요?'

'그럼 오늘 하세요. 어디로 갈까요?'

'-_-;;'

난..그래서는 안되는걸 알면서도 막무가네로 그녀에게

들이대고 있었다.

당황하는 그녀에겐 미안했지만..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는 점점 더 집요해져만 갔다.

'어디로 갈까요?'

'제 프로필 안보셨어요? 저 지방 사는 사람입니다.'

'봤어요.어디로 가면 되죠?'

'-_-;;'

잠시 아무런 대답도 없는 그녀..

또다시 쪽지를 보냈다.

'어디로 갈까요?'

'야!! 너 뭔데 자꾸 이러는거야 차단 맞아볼래? 응?'

그녀는 몹시도 화가 난 것 같았다.

쪽지 한번 주고받지 않았던 그녀에게..

나의 쪽지는 무척 짜증나고 귀찮은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기에..

미안한 마음에 다른 내용으로 쪽지를 보냈다.

'그..기..로 갈까요? -_-;'

한참을 기다렸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약간의 아쉬움..약간의 미안함..

로그아웃을 하려는 순간 쪽지가 왔다.

'010-xxxx-xxxx'

그녀의 전번이였다.

'여보세요?' 그녀였다.

'어디로 갈까요?'

'-_-'

침묵이 흘렀다.

'키..키킥킥...'

그렇게..

집요한 나의 쪽지와 이어진 전화는..

그녀의 웃음소리로 용서가 되었고..

우리는 그날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part.2 만남

고속버스를 타고 그녀가 사는 지방으로 가는 길..

창밖을 보며 많은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오늘 내게 어떤 일이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알고 싶었다.

하지만.. 알 수 없었다.

내 머리속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색 도화지만이..

스케치를 하면 할수록 더욱 하얗게 변해버리는 도화지만이 있을 뿐이였다.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약속한 시간이 다가올수록..

설레임보단 두려움이 커져만갔다.

두려워하지 말자..

그러지 말자..

아무리 되새기고 되새겨도 자꾸만 떨려왔다.

터미널에 내려 전화를 했다.

'저 도착했어요. 어디로 가면 되죠?'

'전 지금 퇴근했어요. 거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도착할꺼에요'

'네..그럴께요'

버스를 타고오던 그 긴시간 보다도 더 긴.. 몇분의 기다림..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는 것만 같았다.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가 그녀 같았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그녀일 것 같아 어색하게나마 미소지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그저 지나만갔다.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저 도착했어요 지금 어디계세요?'

'저 여기있는데요..'

'그니까 어디시냐구요..'

'저 여기 처음와봐서 어딘지 잘 몰라요. 그냥 저좀 찾아보시면 안되요?'

'-_-;;'

'여기 도로가에요..차도 다녀요..사람도 많구요..'

'혹시 버스타는곳 안보이세요?'

'보이네요..'

'그 쪽으로 오세요..제 차는XXXX번이에요'

그녀가 알려준 번호의 차는 내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차안엔 그녀가 있었다.

분홍색 상의에 뿔테안경 뒤로 단정히 묵은 긴머리..

지적인 인상의 그녀였다.

'아..안녕하세요^^'

'네.. 어서타세요..'

가벼운 인사를 하고선 그녀의 차에 올랐다.

그녀는 말없이 어디론가 차를 몰았고

나는 말없이 앉아있었다.

나에겐 긴장이였지만..

그녀에겐 실망일지도 모르기에..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앉아있었다.

part.3 서먹함.

그녀는 차를 몰아 그녀가 아는 가장 맛있는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차안에서 살짝 바라본 그녀의 옆모습

아름다웠다.

'꿀꺽'

너무도 조용한 차안..

침삼키는 소리가 크게 들려 놀랬다.

'훗..'

'왜.왜..웃어요?'

'긴장했죠?'

'제가 무슨 긴장을 해요...그냥 좀 어색하네요..으 덥다..'

숨쉬는 것 조차 조심스러운 그녀의 옆자리..

애써 태연한척 담배를 꺼내물었다.

'저..담배하나..펴도 되죠?'

'안되요!!'

물었던 담배를 다시 넣었다. -_-;;

그녀가 데리고 간 곳은 그 지역의 신도시같은 곳이였다.

높은 아파트들과 잘 정비된 도로

하지만 그녀는 주차를 잘 하지 못하는것 같았다.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주차를 시키려는걸 보고있을 순 없었다.

'내리세요..제가 해드릴께요..'

그녀는 말없이 차에서 내렸다.

차를 몰아 100m쯤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나오는데..

멀리서 그녀가 뛰어오고 있었다.

'헥헥헥..'

'왜 오셨어요? 그리로 갈껀데..'

'말씀을 하시고 가야죠..전 차 갖고 도망가는줄 알았잖아요..'

'헉 -_-'

식당으로 걸어가는 길..

난 그녀의 뒤에서..힘없이 걷고 있었다..

어쩜 난 정말 도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식당안은 무척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빈자리가 없는 것 같아 나오려는데..

식당아주머니가 방안에 자리가 하나 있다고 했다.

방으로 들어갔다.

비교적 넓은방에 50명은 될 것 같은 수많은 사람들..

노래하는 아저씨..뛰어노는 아이들..젖물린 아줌마...

벽만 허물면.. 완전 공원이였다. -0-

어느 회사의 회식자리..

그안에 어색하게 끼게 된 우리...

그리고 옆자리의 멋있는 네남자.

시끄러운 주변과 수준높은 옆자리..

정말 최악이였다. -_-

그녀와 마주앉은자리, 그녀와의 식사..

너무도 시끄러워 서로가 서로의 말을..

되묻고, 다시 말해줘야 했던 그 자리..

한참이 지난 후 ..

그녀는 말이 없었다.

'미안해요.^^'

'네?'

'미안하다구요..'

'뭐가요?'

'그냥 다 미안해요^^'

그렇게 서먹하게..시간은 흘러갔다.

part.4 타파

식당을 나와 그녀가 자주간다는 바에 갔다.

식사를 했던 그 식당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조용한 자리..

그녀의 마음을 눈치챈 이후로 내겐 더이상의 말이 나오질 않았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근데..아까부터 왜그렇게 말이 없어요?'

'원래 말이 적어요'

'말이 적긴 무슨..통화할땐 그렇게 말도 잘하시더니..'

'통화할때만 그래요'

무성의한 대답에 그녀도 더이상 할말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그녀에게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마음에 안드는건 어쩔 수 없는거였다.

변할 수 없는거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와 난 같이 있고..

함께 맥주를 마시며..마주보고 있었다.

그녀를 위해서라도 말없이 있어서는 안될 것 같았다.

'근데 있잖아요...'

'네?'

주말 저녁 그녀의 소중한 시간을 뺏은만큼..

꼭 그만큼..

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조금의 보탬도 뺌도 없는 솔직한 대화..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건 함께하는 지금 이 자리만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일 것 같았다.

'하하하'

'맞아 맞아'

'나도 그런데..'

'하하하'

알콜이 들어가고 서로의 대화가 더해 갈수록 우린 어색함을 잊게되었고

서로의 말에 귀기울이며 한참을 웃고 있었다.

part.5 반전

바에서 나와 차까지 그녀를 바래다줬다.

그녀는 차에 시동을 켜고 창을 내렸다.

창안으로 비친 그녀의 얼굴..

방금전 밝게 웃던 그녀가 아니였다.

식당에서의 그녀의 모습..그 차가운 표정이였다.

'반가웠어요..운전 조심하세요..^^'

'네 반가웠어요..'

그녀의 차는 급하게 도로를 내달렸다.

낯선 도시에 혼자 남겨졌다.

화려한 네온싸인도 왠지 어색했다.

이유없이 설레이던 서울의 그것과 달리 이곳의 화려한 네온불빛은

날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어느곳으로 가야할지,

어느곳으로 가야하는건지..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아 그냥 그 자리에 서있었다.

외로워 보일까봐..

초라해보일까봐..

한걸음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빵..빵..'

크락션소리에 놀라 뒤로 물러섰다.

'타요..어서..'

그녀였다..

part.6 드라이브

말없이 그녀의 차에 올라 탔다..

반가워하지도, 왜 다시왔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고마웠다.

'거기서 뭐하신 거에요?'

'그냥..뭐..'

'드라이브 좋아하세요?'

'드라이브요?'

우리는 어느새 새벽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새벽의 고속도로는 차가 없어 좋았다.

낮처럼 주변의 풍경은 보이질 않았지만..

고요한 적막감이 좋았다.

시원한 새벽바람도 좋았다.

창을 모두 열고..

그녀가 틀어주는 음악을 들으며..따라부르며..

그렇게 한참을 달려갔다.

part.7 아파트

그녀가 차를 세운건 어느 아파트의 주차장이였다.

말없이 걸어가는 그녀를..

말없이 따라갔다.

'어디가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그녀가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올라간 곳은..

그녀의 집이였다.

이쁘게 꾸며진 그녀의 집, 그녀의 방을 보고는

거실에 앉아 그녀가 타준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며 우연히 바라본 창밖..

창밖으로 보이는..넓은 들판..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대도시의 그것과는 다른 풍경이였다.

발코니로 나가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

그녀가 타준 진한 커피향기와

시원한 지방도시의 새벽바람을 함께 마셨다.

'이리 나와봐요..너무 멋있어요..'

뒤를 돌아봤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part.8 설레임

거실로 돌아왔을때..

욕실에선 그녀의 샤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얼마후 욕실 문이 열리고 그녀는 서둘러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더니 문을 닫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드라이 소리..

잠시후 소리는 멈추고 나오는 그녀..

아직은 촉촉히 젖은 그녀의 머리..

새로 갈아입은 짧은 소매의 나시와 반바지..

화장기 없는 또다른 그녀의 얼굴..

그녀는 쇼파위에 앉았고 난 거실바닥에 앉아 얼어붙은듯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안졸려요?'

'네?'

'안졸리냐구요..'

'졸려요...'

'그럼 바닥은 따뜻하니까 담요 드릴테니 그거 덥고 주무세요..'

'아..아니에요..그냥 자면 되요.. 그런거 필요없어요..'

'그래요..잘자요..'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고...

난 양말도 벗지않은채 거실바닥에 누었다.

갑자기 느껴지는 노숙자가 된듯한 느낌..

처량한 내가 느껴졌다.

하지만 낯선 도시, 낯선 여인의 집에 누워있는 짜릿함도 느꼈다.

그것에 만족하며 잠이 들어갔다.

'제 방으로 가죠..'

그녀의 목소리에 눈을 떳다.

part.9 침대

그녀의 방에 들어가 침대위로 눕는 그녀를 보며..

멍하니 서있었다.

'이리 올라오세요..'

'아..아니에요..전 그냥 바닥에서..'

'괜찮아요 올라와서 주무세요..'

그녀의 옆자리에 누웠다.

그녀의 침대는 향기로왔고..편안했다.

창가에 누워 창밖을 보면 풍경은 고요하고 운치있었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면 그녀는 아름다웠고..

가슴은 심하게 뛰었다.

한쪽의 편안함, 한쪽의 긴장감..

난 하는수없이 천장을 향해 바로눕고는 눈을 감았다.

숨소리는 점점 커지고..

가슴은 답답해졌다.

그녀가 깰까바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잠 안와요?'

그녀가 물었다.

난 대답하지 않았다..자는척 그냥 대답없이 누워있었다.

'주무세요?'

숨이 너무도 가파왔다. 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씩 뒤척이고 있었다.

한 침대에 누워 그사림의 숨소리를 듣고

그 사람의 뒤척임을 느끼는게 좋았다.

그녀의 움직임이 커지는걸 느끼는 순간..

그녀가 내위로 올라왔다.

part.10 KISS & ...

놀라 눈을 떴다..

그녀는 웃으며 나의 입술을 살며시 포개주었다.

그녀의 혀가 내게로 들어오고 나의 입술과 그녀의 입술을 포갠채

우리는 서로의 혀를 느끼며 치아를 느끼며 점점 뜨겁게

하나가 되어갔다.

한겹한겹 서로의 거추장스러운 옷들을..

벗어내던 그 순간..

우리사이의 어색함과 서먹함도 함께 벗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아름다웠다.

우유처럼 희고 솜처럼 부드러웠다.

뚜렷한 그녀의 바디라인과 적당한 크기의 젖가슴..

그녀에게서 풍겨오는 진한 여인의 향기..

그녀의 신음소리가 더해갈수록 나의 신음도 더해갔다.

서두르지 않았다.

그녀를 더 보고 싶었고..

그녀를 더 만지고 싶었다.

그녀의 몸을 애무해주고 나의 몸을 그녀에게 맡기고..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그녀와 또 다시 깊은 키스를 나누며..

이미 우리는 하나가 되어 있었다.

올려다보고 있을때 그녀는 여신이였고..

내려다보고 있을때 그녀는 어여쁜 여인이였다.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젖은 촉촉한 그녀의 눈물 보며..

엄지손가락으로 눈물을 흩어주며..말했다.

'사랑해요..'

사랑한다는 말에 그녀는 많이 흥분하는 것 같았다.

더 크게 더 강렬하게..

그녀는 흥분하고 있었다.

part.11 변화

비추는 햇빛에 눈을 떴을때..

그녀는 요리를 하고 있었다.

코를 자극하는 매콤한 냄새..

귀를 자극하는 튀김 소리..

눈을 자극하는 그녀의 뒷모습..

'일어났어요?'

'네^^;'

'얼릉 씻으세요 식사준비 다 되가니..'

'네^^'

샤워를 하는 동안 들려오는 분주한 주방소리가 좋았다.

크게 틀던 물줄기를 줄이고 그녀가 상 차리는 소리를 들었다.

냉장고 문을 열고 반찬을 식탁에 놓구 밥통을 열고 밥을 푸고

수저를 놓는 그런 소리 하나하나까지도 모두가 좋았다.

욕실을 나와 그녀와 식탁에 앉았다.

'와~ 이걸 다 아침에 한거에요?'

'네^^'

그녀가 차려준 아침을 먹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거리를 두고서 마주봐야만 했던 어제와 달리..

그녀와 나는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리고 어제는 듣지 못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그녀의 가족과 직장과 주변에서 일어났던 많은 이야기들을

어제의 나처럼..그녀도 최선을 다해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part.12 선물

그녀의 집을 나와 대형할인점에 갔다.

어제부터 신던 양말이라도 바꿔신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골라준 양말..

선물로 그녀는 양말을 사줬다.

그리고 그녀가 화장실에간 사이..

그녀에게 줄 작은 선물을 샀다.

할인점을 나와 간곳은 바닷가였다.

조금씩 비가 내리고 안개가 낀 바닷가..

인적이 없는 부두에..그녀의 차를 세웠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그녀와 함께한 지난 몇시간을 되돌아봤다.

그녀 역시 아무런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그 시간을 지우고 싶은건 아닌지..알 수는 없었다.

'고마워요'

뜬금없이 그녀가 말했다.

'네?'

'고맙다구요..'

'뭐가요?'

'어제..좋았어요..'

'아..^^;'

'정말 많이 좋았어요..'

'그런말 안하셔도 되는데..^^;'

'아니에요 정말 좋았어요..'

'저도 솔직히 말해도 되죠?'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저도 많이 좋았어요..^^ 고맙다고는 안할께요..

그리고..고맙다고 하신 그 말씀은 돌려드릴께요^^'

그녀의 손을 펴고 할인점에서 산 선물을 꺼내 그녀의 손위에 올렸다.

'자 여기요..'

그녀는 무척 놀랬고..놀라는 그녀의 모습은 나를 기쁘게 했다.

그녀는 키스와 함께 내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놀라 움찔거렸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

인적이 없는 비오는 해변의 차안에서..

우리는 또다시 하나가 되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입술과 입술은 하나가 되었고

몸과 몸도 하나가 되었다.

그녀의 오랄은 지난밤보다 부드러웠고..

우리의 섹스 역시 지난밤보다 부드러웠다.

창안은 온기로 뿌옇게 가려졌고..

창밖은 이슬비로 흐릿하게나마 우리의 모습을

가려주고 있었다.

part.13 찻잔

해변이 보이는 어느 카페에 들어갔다.

비에 젖은 통나무계단을 올라..

운치있는 그림과 장식으로 잘 꾸며놓은 카페였다.

'와~ 이런곳도 있네..'

'가끔씩 오는 곳이에요..'

'아..'

비오는 날.. 해변의 카페에서 마시는 모카커피는..

낭만이다.

처음 한모금에 추위로 얼어가던 몸은 녹았고..

다음 한모금에 긴장되어있던 마음이 녹는것 같았다.

'우리 사진 찍어요'

'네?'

'손줘봐요 어서'

그녀와 난 접특겔러리에 올리자며 사진을 찍었다.

커피잔 두개를 나란히 놓고 손가락을 걸고..

메모지엔 날짜를 적었다.

'왜 결혼 안하세요?'

그녀가 물었다.

'못한거에요^^;;'

'왜요?'

'음..결혼하자는 여자는 없던 걸요?^^'

'사람볼 줄 모르는 여자만 만나서 그래요..'

'아 그건 아니에요..^^ 그럼 왜 안하셨어요?'

'얼마전에 선봤어요..'

그녀의 말을 빌면..

한달전쯤 어머니 친구분 소개로 맞선을 봤다고 했다..

그 사람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세번쯤 만나봤다고 했다.

'음..그래도 마음에 있으니까 세번이나 만나신 거잖아요?'

'아니에요 그냥 만나본 거에요'

'좋음 만나고 싫은 안만나는거죠 그런게 어딨어요? 결혼도 좋으면

하는거고 싫으면 안하는거죠..'

찻잔사이엔 다시 침묵이 흘렀다.

part.14 이별

버스시간에 맞춰 터미널로 가는 동안..

그녀는 서울로 함께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럴 순 없었다.

'그냥 이 차 타고 서울에 가요..'

'아니에요 피곤하실텐데 그냥 터미널까지만 신세질께요'

'안 피곤해요..정말..'

'제가 피곤해서 그래요 미안해요..'

그녀는 이내 아쉬운듯 같은 말을 몇번이고

반복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같은 말을..반복하고 있었다.

어느덧 터미널이 가까웠다

터미널앞 마지막 신호대기중에...

난 그녀에게 말했다.

'잘들어요..저 내리면.. 뒤돌아보지말구 바로 출발하세요..'

'네?'

'그냥 앞만보고 가세요...'

'왜요?'

'그러는 거에요..그래야 하는거구요..'

'무슨 말이세요?'

'강해지세요...저 내린 다음에 절 보려고하면 그건 지는거에요..

저는요 미리 말하지만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아요.'

다소 놀란듯한 그녀에게..

내게 정을 주려하는 그녀에게..

따뜻한 말은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될 것 같았다.

'키스해주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는 말했다.

'저 내릴께요..고마웠어요..'

그녀의 차를 내려 앞으로 걸었다.

그녀에게 말한대로 뒤돌아보지 않고서..걸었다.

'보고있는건 아니겠지?'

'설마 우는건 아니겠지?'

'아닐꺼야..벌써 출발했을꺼야..'

많은 생각을 뒤로한채 그렇게 걸었다.

많은 만남과 헤어짐..

떠나는 사람을 지켜보는 건,

마지막 그사람의 그림자까지도 보려하는건..

늘 아픔이였다.

모든 만남은 소중하지만..

모든 사람은 떠나가지만..

뒤돌아보는 사람이 결국 조금은 더 아프지 않던가?

그녀에게 앞만보고 가라고한건..

뒤돌아보지 말라고 말한건..

내가 느꼈던 아픔만큼은..

뒤에서 바라보는 초라함만큼은..

주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part.15 사진

그후 가끔씩 접특에 들어와

그녀가 있는지를 먼저 찾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날의 만남이 그녀에겐 상처가 되진 않았는지..

너무 차갑게 그녀에게 말한건 아니였는지..

마음이 편하질 않았다.

그렇게 한달쯤 지난 어느날

그녀가 보였다.

'안녕하세요^^ 오랫만이네요'

'잘 지내시죠?'

'왜이렇게 안보였어요 걱정했잖아요..'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

그녀에게 말을 걸수 없었다.

그녀도 나처럼 인사를 하고 싶지만 못하는건 아닌지..

나처럼 쓰다가 지우고 있는건 아닌지...

쪽지를 보내면 답장이 안오는건 아닌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녀에게서 쪽지가 왔다.

'안녕하세요 말을 걸어 죄송합니다. 저 기억나세요?'

'?'

'저 기억하실줄 알았어요 죄송해요..'

'아 맞다 혹시 XXX에 사시는분 아니세요?'

'네..기억하시네요..맞아요^^'

'아..하도 오래전이라.. 암튼 잘 지내시죠?'

'네..저 잘지내고 있어요 결혼도 하게됐구요..'

* 본 기사는 반짝반짝 연애통신(www.yonae.com )에서 제공합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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