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영진공] 처녀상실

8월 29일 오전이었습니다. 졸린 눈을 부비며 자동적으로 컴퓨터를 켠 후 포탈 싸이트에 접속하는 순간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시간! 많이 본 뉴스' 리스트에 이 올라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올라와 있는 것도 아니고 맨 윗줄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많이 본 뉴스 일등이라구? 설마! 아니 어떻게 몇 년전에 출시된 에로 비디오가 메이저 포탈 싸이트 '실시간! 많이 본 뉴스' 순위에서 일등을 할 수 있는 건지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 힘든 쇼킹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화면 캡처까지 해 두었습니다.

배급사에서 새롭게 마케팅을 시작한 것도 아닐테고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싶어 자세한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두근 두근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더블 클릭을 해 보았습니다. (설령 마케팅을 한다 해도 에로 비디오가 '실시간! 많이 본 뉴스'에 오를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중에는 처럼 관객에 의해 재발견되는 영화가 있었는데 에로 비디오 중에서도 드디어 그런 컬트 영화가 탄생한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기사 내용은 기대와는 상당히 동 떨어져 있었습니다.

'에로가 중계, 처녀상실(?)' 위성채널 선정성 도 넘었다

[노컷뉴스 2005.08.29 07:00:30]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40)는 주말 저녁 10살된 초등학생 아들과 스카이라이프 채널을 보다 화들짝 놀랬다.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갑자기 프로그램 예고방송에 차마 볼 수 없는 '낯뜨거운 장면'이 그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방송을 끄려고 했지만 당황해 시간이 흘렀고 잠시 아들과 어색한 침묵이 흘러야야만 했다.

갑자기 나온 선정적 장면에 화들짝 놀라 이처럼 스카이라이프가 당초 설립취지인 방송의 공익성을 저버리고 음란물 등 선정적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내보내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스카이라이프가 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는 성인영화채널인 스파이스TV와 미드나잇 채널은 스카이라이프 프리미엄 영화채널의 주력상품.

그러나 스카이라이프가 국내에서 독점 방송하는 미드나잇 채널은 미국과 영국, 독일에서 수입된 에로 영화를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다.

플레이보이 TV컨텐츠와 국내 성인 영화로 편성된 스파이스 TV는 청소년보호시간대가 포함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송을 추가해 하루 16시간 준포르노 장면을 방송하고 있다.

''가출소녀 섹스일기', '에로가 중계', '출장간호사', '처녀상실' 등 제목만 들어도 낯뜨거운 영화들이 대낮에도 버젓이 방송되고 있다.

- 이하 중략 -

실망스럽게도 이 '실시간! 많이 본 뉴스' 순위에서 일등을 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모 방송국의 기자가 작성한 스카이라이프의 선정적 운영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의 제목에 인용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사 자체는 '실시간! 많이 본 뉴스' 순위에 오를 수 있을 만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지만 기사 타이틀에 에로 비디오 제목을 인용했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많이 본 뉴스 순위 탑에 올랐던 것입니다.

기자가 의도한 건 아니었겠지만 야릇한 콘텐츠에 목말라 있던 네티즌들을 묘한 제목 하나로 낚은 거대한 낚시질이었던 셈이죠. 아마 기자 본인도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조금은 씁쓸한 헤프닝으로 끝나 버렸지만 에로 비디오의 여러 가지 구성 요건 중 제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해 주는 흥미로운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된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입니다. 일편의 성공으로 인해 제작된 속편이었죠. 제작사 쪽에서 처녀상실이라는 제목이 관객들에게 더 호소력이 있다고 생각해 제목을 변경해서 출시한 모양입니다.

은 에 수록되어 있는 세 편의 단편 중 첫 번째 작품입니다. 에서 를 감독했던 이성수 감독의 작품이고 여자 친구와 첫경험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남자는 어떻게든 모텔 안으로 여자를 데리고 들어가려고 하고 여자는 죽어도 안 들어가겠다고 버팁니다. 한참 티격 태격 다툰 후 결국 그냥 옷 입고 잠만 자다 나오는 조건으로 모텔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모텔까지 들어온 남자는 여자와 정을 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걸복걸하며 육탄 공격을 해 옵니다. 처녀라며 끈질기게 남자를 거부했던 여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남자에게 몸을 허락합니다.

뜨겁고 격렬한 정사가 끝난 후 남자는 당연히 처녀인줄로만 알았던 그녀의 몸에서 피가 보이지 않아 잔뜩 실망합니다. 이를 눈치 챈 여자가 먼저 샤워를 하겠다며 욕실로 들어간 후 처녀로 위장하기 위해 잔꾀를 부립니다. 결국 여자의 잔꾀에 홀딱 속아넘어간 남자는 수건에 묻은 여자의 혈흔을 보며 즐거워 합니다.

처녀를 숭배하는 남성들의 강박관념을 통렬하게 비꼬는 블랙 코메디 느낌의 작품으로 연기파 배우 강성민의 애걸 복걸 연기와 초특급 몸매의 소유자 유하영의 내숭 연기가 단연 압권입니다.

두 번째 작품 (최자령 감독)는 서양 동화 신데렐라와는 설정 몇 개를 차용해 온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연관성이 없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던 남자가 우연한 계기로 여자로 변신한 후 친구와 함께 뜨거운 정사를 나누고 구두 한 짝만 남겨둔 채 도망치듯 헤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살짝 게이 코드가 느껴져 색다른 맛이 있고 환타스틱한 설정들을 실험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전개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작품 (전복남 감독)는 홈쇼핑 선전을 재치있게 패러디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배경은 2069년. 홈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하듯 섹스로봇을 구매할 수 있게 된 미래 사회에서 한 남자가 사이보그 바비 인형을 주문합니다.

집에 도착한 바비 인형과 함께 다양한 성기능들을 실험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는 이야기인데 일편의 를 연상시키는 내용이지만 기존의 에로 비디오에서 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장면들이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인형 역으로는 에로계의 탑스타 차린 양이 출연해 이름에 걸맞는 화끈한 연기를 펼칩니다. 대학생 감독 특유의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참신한 작품입니다.

'일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말처럼 전반적으로 을 제외하고는 일편의 완성도에 못 미치는 경향이 있어 조금 아쉽습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실험 정신을 잃지 않고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 보려 했던 젊은 영화학도들의 패기와 열정 만큼은 충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p.s.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 N.G모음이 있습니다. 놓치지 마세요~!


별점 평가 : ★★★★
베드씬 타임 : 14:30~20:00
관람 포인트 : 처녀 인척 내숭만 떨던 유하영이 남친의 육탄 공세에 허물어지는 과정


별점 평가 : ★★
베드씬 타임 : 33:20~43:00
관람 포인트 : 처음 본 낯선 여자와 동침을 하게 된 남자의 이게 왠 떡이냐 싶은 연기


별점 평가 : ★★★
베드씬 타임 : 54:00~1:04
관람 포인트 : 에로계의 탑스타 차린의 감정이 살아 숨쉬는 섹스 로봇 연기

* 본 기사는 반짝반짝 연애통신(www.yonae.com )에서 제공합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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