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인터뷰] 천기누설, 작업노하우 A to Z - Jack&Ginger 당원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출근길마다 선뜩선뜩한 아랫도리와 여전히 혼자라는 위기감에 오늘도 접특엔 가열찬 쪽지질과 구라빨로 어떻게 한번이라도 체온을 공유해보려는 아름다운 광경들이 연출 중이다.

하지만 작업이 쉬운가? 여기서 씹히고, 저기서 욕 먹고, 불러도 메아리 한 번 돌아오지 않는 쪽지의 블랙홀 같은 접특에서 지친 우리의 당원들 결국 포기하고 오늘도 게시판에 모여 투덜거림으로 시간만 때운다. 남녀성비가 맞지 않네, 여기 여자들 전부 알바녀네, 만나봐야 전부 오크네 어쩌구 하는 저 여우의 시큼한 포도 같은 궁상 맞음.

이러한 찌질스러움을 온몸으로 비웃으며 작업하시는 분이 계시니, 그 이름 하야 Jack&Ginger 당원이시다. 현재 사육중인 뻐꾸기 85마리. 최근엔 개점휴업 상황이라 뻐꾸기 증가 속도가 완만하나, 한 때 Jack&Ginger 당원의 뒤뜰엔 140여마리의 뻐꾸기가 푸득거렸다 하니 참으로 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돈 주고도 못 산다는 그 많은 뻐꾸기를 모셔다 놓았단 말인가. 얼굴이 반짝반짝 연애통신이라서? 몸이 좋아서? 돈이 많아서?

그러나 이 당원, 이러한 의혹들은 단번에 웃어 넘긴다. 만나 본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 자신의 얼굴은 중하위권에 불과하고, 우리나라 30대 남성 평균의 풍만한 몸을 지니고 계시단다. 그 흔한 구라샷 하나 없이, 평범한 외모로서 묵묵히 작업의 텃밭을 일궈나가시는 이 당원, 뭇 당원의 귀감으로 삼음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자, 그러니 신년 특집, 아니 걍 특집 심포지움이다. Jack&Ginger 당원을 모시고 진정한 작업의 비결과 노하우를 배워보자. 또 아는가? 언젠가 우리의 뒤뜰에도 수십 마리의 뻐꾸기가 정겹게 노니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될지.

접선특위 : 안녕하신가. 먼 길 오느라 수고 많았다. 기본적인 것부터 묻고 넘어가자. Jack&Ginger는 무슨 뜻인가?

Jack&Ginger : 오자마자 그런 것부터 물어보기냐..-_- 오래 전 미국 생활 중, Bar에서 알바를 할 때, 사수가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것은 잭다니엘과 콜라를 섞은 Jack&Coke이지만 그걸 먹으면 살만 찐다고 피로회복에 특효라고 추천한 것이 잭다니엘과 진저에일을 섞은 Jack&Ginger였다. Jack&Coke 만들 때와 같은 비율로 진저에일을 섞으면 되는 건데 생각보다 꽤 효과도 있고 해서 자주 먹게 되었고, 결국 접특의 작업명으로 쓰게 됐다.

접선특위 : 흐음.. 생각보다 별거 아니다.

Jack&Ginger :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일단 여당원들이 가끔 물어오기도 하고, 이런 얘기의 경우 Bar 같은 데 가면 Jack&Ginger를 시켜주며 꼭 하는 얘기다. 술에 관련된 얘기는 일단 작업도구로서 한 수 먹고 들어간다.

접선특위 : 음.. 벌써부터 그렇게 고수의 티를 내어 기를 죽이지는 마시라. 일단 현재 남당원 중 가장 많은 뻐꾸기 보유자임을 축하드린다. 헌데 염장스럽게도 지금의 뻐꾸기 개수가 예전 뻐꾸기를 사고로 잃어버리고 절치부심 다시 모은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가장 뻐꾸기를 많이 키우던 때의 마릿수는 얼마였나?

Jack&Ginger : 한때 뻐꾸기를 140마리 가량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날 당의 시스템이 바뀌면서, 탈퇴한 사람이 보낸 뻐꾸기는 모두 삭제가 되어버렸고, 졸지에 70마리 남은 뻐꾸기를 보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현재는 85마리의 조촐한 뻐꾸기 식구를 데리고 살고 있으며, 날아가버린 뻐꾸기들까지 고려한다면 여태 받은 뻐꾸기는 150여 마리 정도? 아무쪼록 당 수뇌는 날아가 버린 나의 뻐꾸기를 돌려주기 바란다. 허전해서 못 살겠다.

접선특위 : 슬슬 염장이 시작되는데, 이렇게 나가면 인터뷰 도저히 진도 못 나간다. 앞으로 할 얘기가 많으니 좀 자제하자.-_-; 당 내부 일각에서는 Jack&Ginger 당원이 뻐꾸기를 많이 키우긴 하지만, 대부분 사기쳐서 받은 거라 뻐꾸기의 회수가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면 지금의 절반 이하로 뻐꾸기 수가 줄 거라는 얘기가 있다. 남들의 평가에 동의하는지? 또한 왜 그런 평가가 나온 거라고 생각하는지?

Jack&Ginger : 음.. 접특에는 일종의 전통 같은 것이 있다. 뻐꾸기 소유개수 1위의 남당원은 반드시 루머속에 강퇴를 당한다는, 뭐 그런 류의 시덥잖은 전통이다. 근데 이게 꼭 무시할 수만도 없는 게, 과거를 돌아보면 잘나가던 S모당원이 게시판에서 싸우다 강퇴당한 적이 있고, 또 다른 S모당원 역시 여러 여당원들과 동시에 썸씽을 일으키다 들켜서 강퇴당한 적이 있는 등. 티나게 잘나가는 당원치고 조용히 장수하는 경우를 찾기 힘들었다.

내 경우도 약간은 그런 경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익게에 가끔씩 등장하는 나에 관련된 루머는 듣도보도 못한 황당무계한 일일 경우도 있고, 아무 생각없이 한 일인데 그게 어떤 당원에게 확대 해석되어 나오는 일일 경우도 있다. 재미있는 건 그렇게 익게에 나에 관한 루머가 불거져나오고 밑에 리플이 잔뜩 달려도 막상 작업 전선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익게에서 무슨 욕이 나오건 사람들의 반응과 응답은 한결 같다. 당원들이 익게에 나오는 말은 걸러서, 가려서 볼 줄 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 역시 익게에 터져나오는 '카더라'류의 글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게 중요한 것은 작업이니까. 물론 그런 얘기가 자유게시판에 실명으로 터져 나오면 그때는 문제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일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는 않다.

▲ 이것이 고수의 눈이다.

접선특위 : 뻐꾸기 개수 때문에 얘기라서 그런지, 뻐꾸기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아까부터 보면 아닌 것 같으면서 옛날 뻐꾸기니, 지금 뻐꾸기 개수들을 다 외우고 있는걸 보면 은근히 뻐꾸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남당원에게서 그런 경향이 많이 보이지만 일부 당원들은 뻐꾸기 수에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은데, 실질적인 것을 물어보자. 뻐꾸기 수와 작업 성공률은 비례하는가?

Jack&Ginger :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례까지는 아니더라도 상관관계가 분명히 있다. 사실 뻐꾸기가 50마리가 되지 않았을 때 까지만 해도 뻐꾸기 수와 작업은 별 상관이 없었다. 헌데 50마리가 넘어가면서부터 이 뻐꾸기 숫자가 내 이미지를 결정하게 되더라. 뻐꾸기 수가 많으니까 일단 어떤 사람인가 찔러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기회가 많이 생긴다.

남당원들의 뻐꾸기 민감도에 대해 말하자면 남당원이 접특 내에서 갖는 사회적 위치 때문에 그건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여당원들이야 솔직히 가입했다는 이유로 뻐꾸기가 쏟아지고, 원나잇 질문에 호의적으로 대답하면 뻐꾸기 10% 증가, 혼자 산다고 적어놓으면 10% 증가, 구라샷 한 번 날려주면 10% 증가하지 않던가. 거의 여당원들 뻐꾸기 열 개가 남당원들 뻐꾸기 한 개랑 맞먹는 수준이니 그럴 수밖에.

접선특위 : 그렇다면 결국 스스로 받은 뻐꾸기는 여당원들 1500개 받은 셈이라는 것이라 자랑하는 것 아닌가. 쳇, 혼자 받지 좀 말고 같이 좀 받자. 뻐꾸기 받는 노하우 좀 알려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Jack&Ginger : 접특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지만 보통은 '열심히 하면 돼요.'로 일괄 답변해 버리는 질문이기도 하다. 오늘 수뇌부께서 오셨으니 특별히 얘기해주겠다. 귀 씻고 잘 들어라.

일단은 남의 눈을 끌어야 한다. 똑같은 내용의 쪽지를 보내도, 늘 보고 익숙하던 이름이면 반응이 달라진다. 쪽지를 보내고 씹혔을 때는 여당원의 싸가지 없음을 성토하지 말고 평소 자신의 접특 내 활동을 점검해 봐야한다는 말이다. 접특에서의 활동은 결국 채팅 아니면 게시판이다. 채팅 방에서 늘 방을 만들고 기민한 대응과 유머 센스로 여당원들에게 이름을 날리는 것도 좋고 게시판에서 글질 공력으로 스스로를 PR하는 것도 좋다. 어쨌든 이름은 날려야 한다. 나의 경우엔 채팅 방에서는 주로 음악 방을 운영했었고 게시판에서는 주로 재미있는 것을 남들보다 빨리 퍼오는 편이었다.

나는 글을 못 쓴다? 나는 말재주가 없어서 채팅이 힘들다? 그건 물론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글을 못 쓰면 재밌는 걸 퍼오면 되는거고, 말재주가 없으면 좋은 음악이라도 구해서 틀어라.

다음으로는 프로필이다. 여태 이름을 왜 날리려고 노력했겠는가. 자주 보는 이름은 프로필을 확인하게 되고 내 프로필을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더 봐줄 때 기회는 찾아온다. 프로필은 최대한 정성스레 써라. 나 같아도 점만 가득 찍어놓은 프로필은 누구인지도 관심없다. 프로필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면 뻐꾸기가 많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프로필을 어떻게 작성했는지 봐라.

접특 내 뻐꾸기 많은 순으로 50명만 찾아서 그들의 프로필을 주의 깊게 살펴 봐도 프로필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거기서 끝이냐? 그건 아니다. 다음엔 여당원들 프로필을 봐야 한다. 여당원들이 어떤 걸 좋아하고, 무엇에 관심있는지를 알아야 관심 받을 수 있는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나면 드디어 프로필 작성 단계. 보통은 스스로에 대해서 설명하는 식의 프로필을 적어 놓는데, 이것 좋지 않다. 이런 식의 소극적인 자기 어필은 고수가 보기엔 너무나 요원한 길이다. 물론 좆도 모르는 종류의 어디서 줏어들은 책 같은 것을 올려 놓는 건 자살행위지만 어쨌든 최대한 아는 범위 내에서 여당원들의 공통된 관심사, 관심을 끌만한 것을 올려놓아라.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점. 적어도 하나 정도는 여당원들이 잘 모르지만, 흥미가 갈 만한 것을 끼워 넣어라. 공통의 관심사가 많은데다, 자기가 모르는 것이 하나 정도 끼어 들어가 있는 것은 여당원에게 '적어도 이사람이랑 만나면 얘기할 거리가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재미있을지도 몰라.' 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나같은 경우는 프로필에 zookeeper 라는 게임을 넣어 놓았는데, 이걸로만 접선을 열 번은 했을 것이다. 이 게임은 테트리스만큼이나 단순하고도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다. 사람들은 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라도 내 프로필에 한번은 들어와 보는 것이다. 게다가 나 같은 경우는 내 최고 점수를 캡쳐해서 올려 놓았기 때문에 여당원들이 쪽지를 보내 물어온다. '어떻게 하면 3만점을 넘을 수가 있죠? 3만점을 못 넘겠어요.' 그럼 대답해준다. '저랑 접선하시면 알려드릴께요.' 그래놓고 만나서 PC방 커플석에 앉아서 알려준다. 프로필 작성은 단순히 뻐꾸기 뿐만 아니라 접특 내 모든 물밑 활동의 기본 밑천이 되는 것이다.

그는 쪽지를 보낸 후 씹히면, 쪽지 받는 이를 욕하지 말고 스스로의 작업 방식을 점검하라고 했다. 타인의 호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쪽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 가히 일반 당원과는 다른 작업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접선특위 : 철저함에 존경을 표시한다. 역시 프로들은 뭔가 달라도 다른 것 같다. 그렇다면 실질적 접선율을 확인해보자. 가장 접선빈도가 높을 때 며칠에 한 명 꼴로 접선 했는가?

Jack&Ginger : 며칠에 한 명 꼴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따져보면 2003년 가입해서 얼굴 확인한 게 한 백명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약 1년 반 사이에 이루어졌으니까 따져보면 한 닷새에 한 번 정도?

접선특위 : 그, 그럼 설마 그 여당원들과 모두 명랑을 감행한건가?

Jack&Ginger : 아, 물론 그렇지는 않다. 개중 등짝(그는 시종일관 등짝이란 용어를 사용했다.)을 확인한 것은 한 50여명 정도. 타율로 따지면 절반 정도 될 것이다. 접특 활동 초반에는 10 명 접선하면 그 중 3 명 정도. 나중에는 노하우가 생겨서 10명 접선하면 그 중 8명 정도는 명랑까지 가게 되었다.

접선특위 : 노하우라면 어떤 노하우가 있는건가?

Jack&Ginger : 별건 아니고, 미리 대화 중에 명랑에 대한 전제를 깔아둔다. 그러면 나중에 은근슬쩍 얘기해도 무안 당할 염려도 없고, 좋고 싫음에 대한 얘기를 확실히 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여당원이 명랑이 싫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남자가 일단 만나자고 해놓고 나중에 징징거리고 조른다면 그건 Rule 이 아니다. 난 정말 명랑이 하고 싶은데 여당원이 명랑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면 차라리 접선을 재고하는 것이 낫다. 왜 업무는 내일로 잘만 미루면서 명랑은 꼭 오늘 해야 하는가?

접선특위 : 그럼 Jack&Ginger 당원의 사전에는 거부 경험 같은 건 없는 건가?

Jack&Ginger : 물론 있다. 나는 다만 그것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미 알고 나가긴 했지만 그의 경이적인 경력과 타율 앞에서는 압도되는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던 본 서기, 도대체 그의 매력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이 남자 혹시 침대에서 졸라 잘하는게 아닐까?

접선특위 : 얼마 전 Dal 당원은 스스로 '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 잘 한다고 생각하는가?

Jack&Ginger : 난 그냥 빠굴만 따졌을 때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표준 정도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잘 하지도, 특별히 못 하지도 않는다. 내가 남들과 차별화 되는 것은 오히려 큰 틀 내에서의 사전분위기 조성과 작업이다.

접선특위 :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작업 들어가지는 않을 것 아닌가. 주로 어떤 사람에게 작업을 거는가?

Jack&Ginger : 남들은 내 작업 스타일이 강태공스럽다고 한다. 주로 밑밥을 평소에 뿌려두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편이다. 쪽지를 나누거나 채팅을 할 때 '언제 시간나면 접선신청 할께요.' 라는 말을 미리 해두고 기회를 봐서 접선을 신청한다.

외모 같은 건 특별히 따지지 않지만 일단 프로필이 너무 공격적인 사람이나 비내리는 것처럼 모든 질문에 점으로만 일관한 사람은 피한다. 너무 공격적인 사람은 접선을 하더라도 조금만 잘못하면 접특 내에서 초토화되는 수가 있고 점만 가득한 사람은 보는 순간 이미 남자로 간주해버린다. 프로필에 접선거부라고 적혀 있거나 너무 폐쇄적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접선특위 : 몇몇 기피자만 언급한 것은 '기피자 외의 모두가 내 작업 대상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는가?

Jack&Ginger : 모두가 대상..까지는 아니다. 내가 무슨 카사노바도 아니고. 나이는 보통 나와 비슷한 연령대, 그러니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까지가 타겟이고, 아까 말했듯이 외모는 그다지 안본다. 역시 프로필을 읽어보고, 모라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오는 사람에게 끌리는 경향이 강하다.

접선특위 : '느낌이 온다'..라. 그거 선수들이 선수 아닌 척, 순진한 척 할 때 잘 써먹는 말 아닌가? 뭐 어쨌거나 청문회도 아니니 그냥 넘어가겠다. 그렇다면 어차피 오늘의 컨셉이 '작업의 달인에게 묻는다.'니까 함 매뉴얼을 작성해보자. 작업이나 접선, 명랑 과정을 일반화하여 순차적으로 설명해달라.

Jack&Ginger : 일단은 인프라가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발전은 언제부터였는가? 다 경부 고속도로같은 사회적 기반이 확립된 뒤에 가능했던 일 아닌가. 앞에서 얘기했던 게시판과 채팅, 그리고 프로필 작성을 철저히 하여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주 들어오는 여당원이면 그 누구나 내 작업명을 한번쯤은 보거나 익숙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고 누구나 알게 된다면 이미 일은 반쯤 진행된 것.

다음으로는 본격적인 작업질이다. 채팅을 해 본 당원의 경우는 작업이 쉽다. 어차피 접특이라는 곳은 기본적으로 심심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한번 안면을 익힌 사람의 경우에 말을 걸고 얼굴 보자고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첨 말을 건네는 쪽지의 경우, 사소한 얘기지만 프로필로 썰을 풀어라. 상대방이 적어놓은 정보에서 뭔가 공감할 만한 점이나 얘기할 만한 점을 찾아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 수준이 안 되면 차라리 정중히 질문이라도 하던가.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다. 뭔가 여당원이 답변을 해야겠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일단 한번 말을 트고 나면 다음에 뭔가 꺼리가 생기는 것이다.

당연히 무차별 쪽지 같은 것은 경계해야 한다. 무작정 '강남, 180, 용모 준수, 명랑 콜?' 이따위 쪽지나, 그런게 아니더라도 같은 내용의 쪽지를 불특정 다수의 여당원에게 무차별 살포하는 것은 접특에서 매장당하고 싶다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인간은 누구나 특별해지고 싶어하고, 다른 사람과 다르고 싶어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 쪽지를 받고 답변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리도 없거니와 알게 모르게 서로가 얽혀 있는 접특이란 좁은 바닥에서 누가 그런 쪽지를 모두에게 돌렸다고 하는 얘기 정도는 금방 퍼져버린다. 채팅방에서 '광주, 오늘 한가하신 분.' 이러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운이 좋으면 정말 괜찮은 사람과 만나 접선할지 모르지만, 난 아직까지 그런 것으로 제대로 만나는 케이스는 본 적이 없다.

쪽지 버그 때문에 열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난 쪽지 버그로 메신저 주소 참 많이도 따냈다. 조금 쪽지질 하다가 버벅거리면 성질난 김에 주소 따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만남의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점이다. 공연히 착한 척하려고, 혹은 거절이 두려워서 만나자는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면 나가리 될 위험이 크다. 접선금지라고 분명히 밝힌 여당원이 아니라면 누구나 접선에 대한 호기심은 있다. 극장표나 연극표 같은 걸 미리 준비해서 같이 보자고 한다면 싫어할 여당원 있을까? 중요한 건 성의이다.

접선특위 : 그 다음엔 어떻게 하는가?

Jack&Ginger : 만나서는 알아서들 해라. 밥을 입까지 넣어줘야 하는가? 알아서 즐겁게 하고 잘들 노시라. 단 그런 말이 있다. '명랑을 목적으로 나오지 않은 여당원들도 나올 때 속옷은 갈아입고 나온다.'는 말. 누구나 원나잇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암만 안 한다고 해도 남자가 일정 조건 이상을 충족 시킨다면, 예를 들어 몸매가 권상우라든지, 얼굴이 장동건이라면, 혹은 그런 외적인 조건이 아니더라도 여당원의 어떤 내적 코드라던지 조건에 부합되었다면 그건 이미 명랑이 이루어진거나 다름없다. 결국은 남당원 하기 나름이라는 소리다.

한번은 어느 여당원과 접선하기 위해 그녀가 프로필에 써놓은 세 권의 책을 몽땅 사가지고 읽어 본 적이 있다. 그 얘기를 쪽지로 보내고 접선에 성공했다. 접선이 안된다고 불평하는 것은 대부분 노력부족이다.

▲ 그는 최후의 보루라며 끝내 얼굴촬영을 거부했다.

접선특위 : 그렇다면 경험담 좀 풀어보시라. 최악의 접선과 최고의 접선을 꼽는다면 어떤게 있는가?

Jack&Ginger : 접선녀들은 모두가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모두가 최고의 접선이었으며 최악의 접선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난 모든 접선을 즐겼다.

접선특위 : 방송용 멘트는 '즐'이다.-_- 이후 작업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 인줄은 알고 있지만 가증스러운 마음 금할 수가 없다. 빨리 진실을 밝히시라.

Jack&Ginger : 음...그렇게 까지 말한다면..^^; 최악의 접선은 술이 너무 취해서 명랑까지 하러 모텔까지 갔다가 하지도 못하고 둘 다 잠든 접선. 아침에 눈떠서라도 했다면 괜찮았을텐데 눈떠보니 여당원은 간데 없고, '먼저 가요.' 하는 쪽지만 남아 있었던 접선이 최악이었다. 최고의 접선은, 솔직히 이건 없다. 모두가 나름대로 좋았다.

접선특위 : 흥, 믿을 수 없지만 그 정도로 넘어가자. 그렇다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접선 같은 것은 없었는가?

Jack&Ginger : 가장 Sexy 했던 접선은 있었다. 어느 해인가 겨울 밤에 접선을 한 적이 있었는데, 늦게 연락이 되어 밤 11시에 여당원 집 근처에서 만났다. 집 앞 포장마차에서 술 좀 마시다가 Kiss만 하고 헤어졌는데 나중에 여당원 일하는 쪽에 오게 되면 연락 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 곳에 간 김에 만났다가 저녁 먹고 추워서 여당원이 일하는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마침 아무도 없었다. 어쩌다 보니 사무실에서 명랑을 즐기게 되었는데 사무실은 1층. 건물은 외벽이 통짜 거울유리로 되어 있는 건물이었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 1m앞을 지나 다니는데 그걸 쳐다보면서 후배위로 하고 있는 상황. 심지어 어떤 여자는 내 코 앞에서 건물을 바라보며 화장을 고치더라. 그 때의 접선이 몹시 기억에 남는다.

접선특위 : 부럽다는 말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 빨리 담 질문으로 넘어가자. 사실 접특에서 인기 좋은 이들은 사회에서도 인기가 좋기 쉬운 이들이다(라고 믿고 싶다.). 조금 전에 말했듯이 그런 노력과 재능을 발휘한다면 사회에서도 여자들을 못 만날 이유가 없으니까. 그런데 굳이 이 곳에 들어오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Jack&Ginger : 솔직히 접특 밖에서도 친구도 많고 아는 여자도 많다. 다만 그 곳에서는 그저 오빠 동생일 뿐, 다른 관계는 되지 않는다. 같이 명랑도 하고, 얘기도 하며,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오빠 동생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내게도 성욕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고 그런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도 난 그런 친구를 찾는다.

접선특위 : 단순히 이 여자, 저 여자 만나 해보고 싶어하는 선수는 아니라는 뜻인가?

Jack&Ginger : 그렇다. 사실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누굴 만나 어떤 교감을 나누느냐다. 난 사실 저렇게 많은 여당원들을 만나고 싶어 만난 것이 아니었다.

접선특위 : -_-; 본의 아니게 많은 여당원을 만나게 되느라 참으로 수고 하셨다. 그 수고 혼자 다 하시지 말고 본 서기에게도 연결해주시면 참 좋을뻔 했다는 아쉬움을 느낀다. 담 질문 하자. 익명의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만나는 것 역시 일종의 테크닉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테크니션으로서 테크닉을 익히고 싶어하는 당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충고가 있다면?

Jack&Ginger :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 남당원들은 성욕의 기제가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너무 성급해 하는 게 탈이다. '만나서 빨아주겠다.', '밤새 잠을 재우지 않겠다.' 라고 말하지 말고 접특 활동을 일종의 전희로 생각해라. 접선 이후는 어찌보면 일종의 삽입 이후의 본 게임이고 접특활동은 전희이다. 전희에서 얼마나 상대를 달구어 놓느냐로 본 게임의 성격은 매우 달라진다. 삽입만 하면 땡이라는 구세대적 명랑 사고 방식이 접선을 파탄으로 이끄는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를 PR하는데 주력하시라. 어차피 모든 게시판이라는 것은 스스로를 알리는 곳이고, 각 게시판마다 그 스펙트럼이 정해진 것인데, 다행히도 접특 게시판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맥락만 괜찮으면 욕설이니 야한 얘기등등, 모든 것이 허용된다. 홍보에 상상력을 몽땅 올인하시고 느긋하게 작업하시길.

접선특위 : 게시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번에 연휴 대비 만화 올려 놓은 것 아주 잘 봤다. 헌데 게시판에 올려 놓은 글들을 보면, 보통 게시판 내에서의 미묘한 사안,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다른 재미있고 즐길만한 것들의 링크 같은 것들이 많다. 보통은 그런 게시물을 올려 놓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얘기라던지, 여러 의견들로 스스로를 어필이라도 하는 법인데 그런 것 조차도 없는 걸 보면 조금 이상하다. 원래 성격이 그런 것인지? 혹은 작업을 위한 고도의 포석인지?

Jack&Ginger : 예전에는 정치 논쟁도 많이 했었고, 이 곳은 아니었지만 다른 곳에서 글도 많이 썼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논쟁을 하며 내가 느낀 것은 인간들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이해는 할 지언정, 본인들 스스로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 것에 많이 데었고, 당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난 논쟁 참여 같은 것은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똑같은 글을 써도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젠 글이 무섭다.

접선특위 : 그런 아픈 과거가 있는 줄은 몰랐다. 그렇다면 최근 접특 활동이 뜸해진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인가?

Jack&Ginger : 그건 아니다. 앞에서 말한 것을 보면 알겠지만 접특 활동은 시간과 노력이 굉장히 많이 든다. 요즘 유행어도 알아야 하고, 최근의 코드나 시류 정도는 가볍게 꿰고 있어야 한다. 최근엔 너무 일이 많고 바빠서 활동할 시간이 없었다. 작업 할 시간에 잠자는 게 낫다고 하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접선특위 : 참으로 불행한 사태라 아니 할 수 없다. Jack&Ginger 당원의 빠른 복귀를 바라며 한가지 더 묻겠다. 언제나 논란의 핵심이 되는 것 중의 하나는 접특의 수질 문제이다. 누구보다 많은 사람을 만났을 가능성이 농후한 Jack&Ginger 당원의 견해로는 접특의 수질은 어떠한가?

Jack&Ginger : 보통이다. 출근길의 지하철로 따지자면 지하철 한량에 가득 찬 여자들 중에 할머니와 애들을 뺀 나머지 전부를 합쳐 놓은 것이 접특의 여자들을 모아 놓은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예쁜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굳이 따지자면 지하철 중에서도 조금 물이 좋다고 할 수도 있고.

난 솔직히 오크가 어쩌니 하는게 이해가 안되는게, 만나기 전에는 그 오크들에게 그렇게 설레발이 쳐가면서 만나놓고, 만난 다음에 오크니 뭐니 하는게 웃기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 오크한테 죽어라 작업걸었던 당사자는 뭔데? 오크 문제에 있어서는, 오크들보다도 오크에게 작업 건 인간들이 문제다. 적어도 자신의 작업에는 책임을 질 줄 알았으면 좋겠다.

접선특위 : 인터뷰도 막바지다. 당원 및 당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Jack&Ginger : 접선여당원에게 당연히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내가 접선을 제의했던 건 니들이 그만한 매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남당원들에게는 '씨발, 똑바로 좀 해라. 똑바로 안 하면 나 다시 작업전선에 투입한다.' 정도? 솔직히 남당원들에게는 불만이 많다. 늘 사고 치는 것도 남당원들이고. 내 작업전선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에 대해서는 뻐꾸기 70개 돌려달라는 말과 그 동안 당을 위해 일해 온 당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해달라고 하고 싶다. 당원들이 놀만한 공간을 좀 많이 만들어달라는 말과 함께.

어느 CF에서 그랬던가? '프로는 아름답다.'고. 진정한 프로 정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인터뷰였다. 약 두 시간이 넘도록 쏟아진 그의 작업 철학과 정신에 본 서기 현재 감명을 받아 바야흐로 '접특형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열변으로 인터뷰를 메워준 Jack&Ginger 당원에게 감사드린다.

사실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가치관이나 생각에 무조건 찬성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가 추구하는 '작업'이란 부분에서 그가 완벽하게 최적화되어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장동건의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김종국의 몸매를 가진 것도 아닌 평범한 그를 만나면서 에디슨의 말을 되새길 수 밖에 없었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재능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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