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영화] 나인송즈

오늘 소개할 (9 Songs) 라는 영화는 앞에 소개한 영화처럼 후두부를 강타했던 신선한 충격이 있는 또라이 영화는 아니다. 제대로 된 감독이 만든 제대로 된 영화지만 한 가지 우리가 좋아할만한 건수가 있다.

그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실제로 섹스를 하며 그 장면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파격을 행한다는 것. 로망스나 정사 같이 감질나게 보여주는게 아니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영화는 언제나 우리에게 한 가지 화두를 던진다. 예술이냐 외설이냐? 하는 의문을. 출신도 모르는 에로 감독이 이런 영화를 찍고 예술이라 한다면 관객들은 콧방귀를 뀌기 마련이지만 의 감독인 마이클 윈터바텀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도 수상한 이름있는 감독이 아니던가.

베를린 영화제가 먹는 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세계 6대 영화제에다 자기를 살짝넣고 세계 7대 영화제라고 귀엽게 우기는 부산 국제 영화제 보다는 먹어주는 영화제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자.

게다가 수상한 는 좀 지루한 맛이 나지만 감동과 사색을 주는 전형적인 예술 영화로 와는 다른 노선의 영화였다. 이런 다양한 필모그라피를 넘나드는 감독이니 포르노 영화를 찍어도 무슨 뜻이 있을거라는 일종의 '먹고 들어감'이 작용하는게 사실이다.

국내에서도 아내와 함께 찍은 누드 사진과 남녀성기 그림 등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이유로 '음란물 게재' 논란 당사자가 됐던 미술교사가 있었다. 그는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사람들에게 예술과 외설의 경계 노선에 대해 많은 논란거리를 안겨주었다.

▲ 이것은 과연 예술인가 외설인가? 사실 노모자이크가 보고 싶지 않은 사진도 간만이다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영국의 미디어로서의 성적 표현은 상당히 관대한 것 같다. 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실제로 섹스를 하는 건 물론 오럴 섹스, 남자의 사정까지 고스란히 보여주지만 영국의 등급위원회는 전혀 삭제 요청을 하지 않은채 무삭제로 18금 관람가를 받고 개봉하게 되었다.

윈터바텀은 한 인터뷰에서 '섹스를 실제로 하지 않으면서 섹스 장면인 양 찍는 것은 속임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뒤 다 짤린 이 구절만 읽어서는 조금 위험한 발언이지만 원문을 보지 못했으니 여기서는 넘어가고, 과연 이런 것이 표현의 자유일지 방종일지는 내가 감히 판단하지는 못하겠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지구가 존재하는 이상 끝나지 않는 토론거리임은 확실하다.

영화의 구성은 심플하다 못해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는데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9번 다른 공연을 보러가고 그 사이사이 섹스를 하는게 전부이다. 쉽게 공연-떡-공연-떡-공연-떡.. 을 반복하고 끝난다. 등장 인물이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전부일 정도로 어떤 드라마틱한 내용도 전개도 없다.

공연 장면도 실제 존재하는 밴드의 실황 공연을 그대로 담았으니 이 영화야말로 저예산 영화의 표본이라 하겠다. 실제로 그는 소수 스텝들과 적은 예산을 가지고 11년 동안 12편의 영화를 찍은 감독으로 일각에서는 그를 영국의 잉그마르 베르히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회상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영국 남자는 교환 학생으로 일년간 런던에 오게 된 미국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1년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녀를 보내주며 아쉬운 마음을 삭힌다.

그 사이사이 Franz Ferdinand, Von Bondies, Elbow등등의 밴드들의 공연 장면으로 채워주면서 69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음악과 섹스, 그리고 조용히 흘러가는 감정들을 차분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 오프닝은 괜히 남극을 보여주며 야한 영화가 아닌 듯 짐짓 딴청을 피우지만,

▲ 몇 분 못 가서 이 꼴. 하지만 이 정도면 아직은 평범한 에로다.

▲ 방심하는 사이 느닷없이 과격한 앵글이 등장한다.

▲ 놀고 있다.

▲ 공연 장면, 이걸 총 9번 반복하면 영화가 끝나는 거다.

▲ 풋잡도 해주는 착한 여친.

▲ 풋잡이 너무 좋은 나머지 갑자기 옷을 벗어 던지고 겨울 바다에 뛰어드는 정신 나간 남자다.

▲ 떡이 질리자 갑자기 따귀를 날려 sm놀이를 하는 타락커플. 저러다 똥 먹는거 금방입니다, 따라하지 맙시다.

▲ 예술 영화의 기본인 왜 들어가 있는지 모를 장면도 적절히 삽입되있다.

▲ 옆에 남자가 있든말든 위행위자에 신경쓰는 여주인공. 점점 남자가 설 곳이 줄어들 듯해 내 자지가 쪼그라질것 같다.

▲ 삐진 남자를 달래주고자 애교를 피는 여주인공에게

▲ 바로 좋다고 훌렁 넘어가는 줏대없는 새끼. 저 찢어져라 웃는 입좀 보게.

▲ 아아악 결국 처절한 응징을 당하게 된다. 아아 남자는 언제쯤 떡에서 자유로워 질수 있을까.

▲ 영화가 끝나간다 생각하니 이런 씬들이 마구 등장한다.

▲ 끝에만 대충 빠는 성의없는 사까시지만 이건 영화입니다. 연기를 위해 X까지 물으시는 놀라운 정열.

▲ 으악 싸버렸어.

▲ 너무 인상적이라 gif로 만들어 봤습니다.(라고 필자는 올려 놓았으나 너무 음란한 영상이라 편집진에서 임의 삭제)

하지만 타 실제 정사 영화랑 비슷하군 했는데 마지막에 쑤걱쑤걱 하는 거 보고 약간은 충격을 먹었다.

사실 영화의 비주얼이 그다지 충격적이진 않다. 현재는 인터넷으로 인한 음란물이 범람하는 21세기며 실연 배우의 정사, 사정 장면은 이미 다른 영화에서도 나온적이 있으니 최초의 영화도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소개한 이유는 이런 영화가 있다는걸 알려주고 싶었고 거장으로 인정받는 한 감독이 포르노라는 비난를 받음이 분명함에도 촬영을 감행했다는것, 그리고 작품성과 영화와 음란의 경계선등을 한번쯤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는 선댄스, 산 세바스찬, 토론토에 초청되었으며 산 세바스찬 영화제에서 예술성을 인정받았지만 미국의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가장 실망스러웠던 영화 톱 5' 에 실리는 비운을 맛보았다. (나머지 작품은 엘리자베스 타운, 게이샤의 추억, 킹덤 오브 헤븐, 비 시즌)

과연 거장의 실망스런 졸작이었는지, 손을 들어준 산 세바스천이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인지는 여러분 각자의 눈으로 한번 확인해 보았으면 한다. 짧은 러닝타임이 바쁜 현대인에게 큰 부담도 되지 않으니 예술성 있는 작품인가 아니면 단순한 외설영화일 뿐인지 직접 판단을 내려보자.

아래에 영화에 나온 밴드에 대해 정리해 놓았으니 그들의 팬들이라면 공연감상 하듯 영화를 봐도 좋을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느 현인이 말한 위대한 말로 글을 마무리 짓겠다.

'보고 꼴리면 외설, 안꼴리면 예술'

난 존나 꼴리더라..

나인송즈에 나왔던 뮤지션들(순서대로)
B.R.M.C(Black Rebel Motorcycle Club) : Whatever Happened To My Rock and Roll
The Von Bondies : C'mon C'mon
Elbow : Fallen Angel
Primal : ScreamMovin' on Up
Dandy Warhols : You Were The Last High
Super Furry Animals : Slow Life
Franz Ferdinand : Jacqueline
Michael Nyman : Nadia
B.R.M.C(Black Rebel Motorcycle Club) : Love Burns

여기서 나인송즈의 음악과 영상을 잘 정리 해놓았다.
http://www.tiscali.co.uk/events/2005/9songs/main.html

공식 홈페이지
http://www.9songs-lefilm.com

글쓴 놈 블로그
http://lezhin.egloos.com


글래머 스타일을 지향하는 남로당 대변인 같은 취향이시라면 이 영화는 보지 않는게 좋다. 여주인공 Margot Stilley의 가슴은 없다 봐도 무방할 지경이니까. 심지어 영화 중 '내가 남자 같이 보여?' 라는 대사도 있다!!

그녀의 드레스 차림을 서비스로 첨부하니 보고 감이 오시는 분만 영화를 감상하자. 영화를 위해 떡까지 치신 분 답게 화끈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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