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화상교재] 리얼 직장여성 알몸취재

이 비디오의 카피는 '결국 너도 젖었잖아?' 인데, 이 자극적인 문장에는 어떤 대상에 대한 콤플렉스와 그 극복에 대한 욕구가 담겨져 있는 듯도 보인다. 실제로 이 비디오는 최소한 컨셉상으로는 거기에 걸맞는 꽤 도발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보통의 남자들이 일상에서 쉽게 만나지만 좀처럼 성적 대상화하기는 쉽지 않았던 여자들에 대한 숨겨진 욕망. 예를 들어 중학생 시절 예쁜 미술선생님의 능욕과 같은 남성들의 보편적 환타지류를 상업화, 현실화 시켜 놓은 부류의 에로물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를 예로 들면서 살펴 보자. 카메라가 길거리에서 직장인으로 보이는 흰 블라우스를 입은 미모의 여자를 발견하고 따라간다. 그러고는 명함을 주고 뭔가를 설득하고, 여자는 거절하며 망설이는듯 하다가 결국 따라 나선다.

잠시 뒤 차 안에서 그녀는 카메라를 향해 가슴을 드러내보이고 남자는 그녀의 가슴을 주물럭 거리기도 하고 엉덩이를 만지기도 하며 마음껏 그녀의 몸을 희롱한다. 그리고는 빠빠이.

여기서 재밌는 점은 그 과정이 마치 실제 인터뷰하듯이 공들인 재연으로 벌어진다는 점과, 단지 바라보고 터치만 할뿐 섹스 같은 무게감 있는(?) 행위는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희롱하는 것으로 끝낸다'는 원칙은 나머지 에피소드들에서도 일관되는데, 이는 상황의 현실감을 더 강조 시켜주면서 동시에 관계의 주와 종을 명확하게 설정지음으로 인한 가학적인 쾌감을 강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나는 단지 내 재미를 위해 너를 주물럭 거릴뿐 너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 같은건 없어, 라는 식의 태도랄까. 전체적으로 심플한 느낌을 주는 것 또한 이런 설정으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이다.

그러다보니 총 다섯 개의 에피소드들은 발견, 접근, 유혹(혹은 설득), 농락, 작별의 과정을 전편에 걸쳐서 거의 똑같이 반복한다.

애당초 스토리란 게 필요 없는 형식이다보니 결국 각 편들은 '대상'과 '설득의 과정'만 달라질 뿐이고 그 점에 이 비디오의 핵심적인 성격이 놓여 있다. 에피소드 3에 등장하는 식당 여종업에게의 수작을 구체적으로 보며 이 에로물이 추구하는 재미와 특징을 살펴보자.

카메라와 남자가 식당에서 한 날씬하고 이뻐 보이는 여종원을 포착하고는 그녀에게 수작을 건다. '저 xx 프로덕션에서 일하는데 카메라 테스트 한번 안받아보실래요?' 여종원은 부엌을 가리키며 '엄마도 계시는데..'하며 눈치를 보면서도 어쨌든 따라 나선다.

이어서 남자는 근처의 담벼락에서 브래지어를 벗어보라고 요구하더니 가슴을 막 주물러대고, 당황한(척하는) 여자와의 실강이가 나머지 시간 내내 벌어진다.

여기서 '카메라 테스트' 한대놓구선 갑자기 촉감 테스트로 옮겨가더니 급기야는 입까지 대는 비상식이라던가, 식당 여종원이 일상 생활에서 'T 자형 섹시 팬티'를 입고 있는 부자연스러움이라던가 하는 것은 물론 전혀 중요한게 아니다.

'엄마가 저쪽에서 보실텐데..' 하는 그녀의 망설임과 '에이, 이미 가슴까지 다 봤는데 밑에 가지고 뭘요.' 식의 리얼리티 가득한 수작부림에 이 형식의 가장 핵심적인 재미가 있다.

심지어는 '여의사편'에서는 여의사가 중간에 화를 내면서 가버리는데, 이런 변주 역시 '현실감'이라는 특성의 일관성 있는 추구를 위한 소도구로 충실히 사용 되고 있다.

사실 이런 형식은 농락의 대상에 따라 충분히 정치적인 코드로 읽혀질 수도 있는 여지도 있었다. 그러나 이 에로물은 그런 종류의 불필요한 무게를 덜어버리기 위함인지 거의 무차별적으로 우리 주위의 평범한 여자들을 그 타겟으로 한다.

오피스걸, 편의점 여직원, 여간호사, 여의사, 식당여종업원, 출장간호사, 주차요원, 등등 우리가 일상에서 볼수 있는 거의 모든 여자 직업군의 표본들을 성적 대상화 시킨다.

이것은 즉, 세상 모든 여자, 내 주위 모든 여자들의 몸을 주물러 보고 싶다, 라는 환타지에 대한 꽤나 솔직한 욕망의 구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얘기이며, 그러기 위해 필수적인 리얼리티 획득을 위해 아주 사실스럽게 연출하려고 시종 애쓰고 있다.

그러면서도 '하얀이, 여의사 되다' 식으로 이것이 허구임을 소제목으로 분명히 알려주고 들어가는 연출진의 배려는 불필요한 반사회성 논란과 소모적인 자괴감 생산을 피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준다.

결론적으로 이 에로물을 보기 위해선 우선 이것이 어디까지나 허구라는 것을 잊지 않을 정도의 분별력이 있는 인간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런 자격이 갖춰진 후에 남은 것은, 여선생님의 치마 밑으로 거울을 집어 넣다가 눈이 마주친 남학생들끼리의 멋쩍은 웃음을 지을 때의 그 사악한 연대감을 즐기는 것이다.

그것은 이 비열한 놀이에 기꺼이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에겐 적당한 수준의 스릴과 쾌감을 던져 줄 것이다. 현실에서 삽질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남자들에 한해 이것은 유쾌하지만 무해한 상상이 된다.

총 11분. 12분. 13분. 14분. 23분의 5가지 에피소드로 구성 되어 있다.

* 본 기사는 반짝반짝 연애통신(www.yonae.com )에서 제공합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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