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화상교재] 아줌마! 방 있어요?

이번 시간은 첫 리뷰이니 사설을 좀 늘어놓고 시작해보자.

본인은 사실 성인 에로 비디오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까운 편이다. 어렸을때 봤던 몇편에다 가끔 모텔 가면 틀어주는 것들이 거의 본 전부이기 때문이다. 사실 감질나게 에로물을 볼 바에야 포르노를 보고, 그나마도 10분 넘어가면 지루해하는 타입인지라 에로 매니아들에 대해서는 다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에로 여배우의 필모그라피를 쭉 꿰면서 비교 설명을 해준다던가, 요즘 에로물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짚어내서 비전을 제시한다던가 하는 종류를 기대하기는 힘든 역량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틀에서 일주일만에 조악하게 만들어지는 에로물에 대해 내러티브와 미장센과 세계관을 이야기 하는 것도 상당히 허탈한 짓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결국 그 에로물의 가치는 '그 여배우 가슴 크고 이쁘더라.' 이 한마디로 요약 될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고, 그것을 몇회씩 써나간다는 것은 꽤 난이도 높은 작업일수 있겠다는 위기감도 들었다.

그러나 공짜 아이디도 준다는데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에, 독자분들과 비슷한 눈높이에서 이야기 할수 있다는 것은 잘만하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격려 삼아 결국 이 리뷰를 시작하게 되었다.

우선은 화상특위에 있는 수백편의 에로물들 중 '썩 괜찮은' 작품을 찾아 내는게 제일 중요할 거 같고, 그에 대해 운영자와 소비자 입장의 정확한 중간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안내하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리뷰는 영화잡지 평론처럼 딱딱하게 써나가긴 힘들듯 싶으므로 그냥 편한 마음으로 잡담하듯 쓰게 될 거 같다. 읽는 분들도 눈 부릅뜨지 말고 편하게 읽어 주시라.

마지막으로, 화상특위를 돌아다니다가 '일반영화'중에 썩 괜찮은 작품들이 많이 포진 되어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칸도 채울 겸 민망한 가책도 덜 겸 간단하게나마 매 리뷰 말미에 간단한 소개를 덧붙여 볼까 한다. 비디오 가게에도 있는 작품들이겠지만, 조금 떨어지는 화질만 감수하신다면 편하게 화상특위를 이용하심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듯 하다.

자, 그럼 시작해보자.


첫 리뷰는 우리 청춘들에게 참 익숙한 저 대사가 제목인 에로물이다. 아무 줄거리 없이, 모텔에 투숙한 남녀들의 평범한 섹스라는 설정만으로 5개의 에피소드가 이루어져 있다. 편당 5분에서 10분 사이의 길이이니 별 지루함 없이 볼 수 있고, 유치한 줄거리와 엉성한 연기력을 불평하면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일단 장점이다.

5개의 에피소드를 다 합쳐봐야 50분이 안되는 길이이므로 다소 짧은 감이 있지만, 비슷비슷한 베드신의 반복을 계속 보는거나 50분짜리 두번 보는거나 마찬가지라고 치고 너그럽게 양해해주자. 어차피 우리는 질을 중요시 하는 시대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걸 국어시간에 중의법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의 작품이고, 고객들이 에로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인 몸과 얼굴의 퀄리티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생각 된다. 최소한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 해줬으면, 하고 바라게 만드는 여배우는 없다는 얘기다. 추가로, 각각 다른 제작진들이 만든 에피소드인지 각 편들의 퀄리티와 분위기에 다소 편차가 있음은 미리 인지해야 할 사항이다.

각 에피소드에는 부제처럼 말풍선이 달려 있는데 이게 제목이라기엔 좀 해괴한 언어감각인지라 그대로 인용하긴 난감하지만, 그래도 편의상 제목으로 생각하고 각 에피소드의 각론적 리뷰에 이만 들어가보도록 하겠다.

NO 1. 거칠게 가슴을 마구 핥아 버리는

귀엽게 생긴 여배우와 아직 여드름이 남아 있는 남자배우의 신혼여행 풍경 같은 10분짜리 에피소드. 개인적으론 쓸데 없이(?) 무릎뼈를 오래 붙들고 있는 등의 전희 장면이, 우리네의 '소중하게 널 대하고 있다는걸 알아줘' 식의 과시형 애무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라서 정감 가기도 한다.

초짜 에로 배우들인 게 빤히 보이는 그 자연스럽지 못한 연기가 오히려 이들이 실제 처음하는 커플처럼 보여서 귀여워 보이는게 장점 아닌 장점. 야야.. 그 담엔 머뭇 거리지 말고 바로 이렇게 해야지, 하고 참견하고 싶어진다고나 할까.

결론적으로 그 어색함을 즐겨줄 여유만 있다면 특별히 투덜거릴 필요는 없을만한 범작이다.

NO 2. '풍만한 가슴 주물럭'

이 8분짜리 에피소드를 보면서 사실 감탄 했다. 우선 배우들의 얼굴과 몸매가 너무나 착하고 (특히 여자는 모 여배우를 무척 닮았다. 가슴은 오히려 더 크다.), 지나치게 샛노란 기가 돌긴 하지만 따뜻한 피부톤으로 화면이 친근하다.

그 외에도 부드러운 카메라 워크, 적절한 클로즈 업의 활용 및 다양한 앵글 등의 장점이 있지만 이런 자리에서 길게 얘기하면 민망한 부분이 될테니 그런건 짧게 패스.

무엇보다 이 에피소드가 가지는 최고의 장점은, 위에 언급한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이 두 남녀의 정서에 관한 면이다. 이들의 베드씬은 전혀 과장되어 있지 않고 마치 실제 두 연인이 정성스럽게 섹스하듯 정감 있게 연출 되어 있다.

흔한 과장 된 신음소리도 전혀 없고, 순간을 즐기려는 듯 눈을 지그시 감고 집중하고 있는 여배우의 연기도 보기 좋다. 손짓 하나 표정 하나에 섬세함이 묻어 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는 얘기다. (개인적으론 애무 과정 중에 허벅지 부위를 세심하게 터치해주는 남자배우의 손길 연기에서 배운 점도 있다.)

흔히 에로 비디오는 남성 중심적이라는 근거 있는 선입견들이 있는데, 이 에피소드만큼은 오히려 여자분들의 감성에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관객에게는 정서를, 남성 관객에게는 여배우의 예쁜 얼굴과 탐스러운 가슴을 제공하는 이런 기획이 에로 비디오의 시장 확대를 가능케 하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별 마무리 없이 짤리듯이 끝나 버리더라는 아쉬움만 제외하자면 남녀 모두에게 강추 에피소드란 결론 되겠다.

NO 3. '끝까지 밀어넣으려는 뒤치기 시도'

술 취해서 정신 잃은 여자를 남자가 모텔로 안고 와서는 찝적 거리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이런 설정에 남자분들이야 흥미 있을지 모르지만 여자분들 입장에서는 다소 불쾌할수 있을 거라 생각 된다.

하지만 집적 거리는 장면은 그리 길게 나오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될 듯. 자는 척 하고 있던 여자가 바로 일어나서 신음을 내지르며 동참하기 때문이다. (양심상 불편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연출진 측의 배려가 아닐까 싶다.)

남자 배우는 봐줄만하고, 여자 배우는 통통한 얼굴에 그럭저럭 귀여운 편. 전체 11 분의 이 비디오에서 가장 볼 만한 부분은 역시 좌위에서의 이들의 액션인듯 하다. 자신의 오르가즘 획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배우의 연기가 그럴듯 하고, 특히 그것을 위해 몸을 어떻게 움직이면 바람직한가에 대한 교본적인 묘사가 이루어진다.

이런 것도 스포일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여자가 '사랑해...' 라고 얘기할 때 단지 하룻밤 섹스만을 지향하고 있던 남자의 굳어지는 얼굴 연기는 꽤 괜찮은 유머감각의 발현인듯. 전체적으로 NO 2 가 획득한 장점 요소들이 다시 희미해진 범작 수준이지만 못견딜만한 퀄리티는 아니고, 꽤 귀여운 면이 있는 에피소드라고 말할 수 있겠다.

NO 4. '정성껏 빨아주자 신음을'

한차례 끝낸 후 잠들어 있는 거 같은 커플이, 남자가 갑자기 깨더니 의욕이 동했는지 자고 있는 여자를 들볶기(?) 시작하는 설정의 10분 분량의 에피소드이다. 우선은 남자 배우의 구릿빛 피부와 준수한 얼굴, 탄탄한 몸매가 보기 좋다. (여배우의 몸매만 이쁘면 다가 아니지 않나. 뱃살 출렁 거리는 못난이 남자배우만 나오는 에로물은 같은 남자도 보기 싫더라.)

전희 부분에서 남자가 여자의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벌이는 핸드 플레이가 꽤 사실적이고 자극적이라는 게 우선 눈에 띄고, 중간에 남자가 누워 있고 여자가 엇갈려 앉은 변형된 여성 상위는 개인적으로 못 해본 거라 유심히 보게 된 장면이었다. 이때 여자가 몸을 움직이는 방식에 주의할 필요가 있을듯.

무엇보다 이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만드는 것은, 섹스가 끝난 후 두 남녀가 격정적으로 마무리 키스를 하고 기분 좋게 웃으며 끝난다는 점이다. 이건 분명 칭찬해줄만한 감성이다.

그런데 괜한 트집 하나. 보통의 커플일 경우에 남자가 자는 여자 깨워서 하려 들면 다들 짜증 내면서 마지못해 응해주는 거 아니었나? 나만 그랬던거냐? 음...

NO 5. '여자를 눕혀놓고 막무가내로 쑤셔'

설정도 없고 다짜고짜 하고 끝내는 5분짜리 에피소드. 여배우의 지나치게 정성들인 화장이 오히려 코믹하다는 인상을 받으며 시작한다. 다른 에피소드들과는 다르게 대사들이 많이 등장하고 대부분의 애드립은 너무 상투적이어서 유치한 느낌마저 든다.

그 외에도 과장된 체위, 오바하는 신음, 비현실적인 삽입각도, 부자연스럽게 느끼한 표정연기 등등의 온갖 고질적인 한국 에로물의 단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뭐 그래서 오히려 친근한 느낌이 들 수도 있긴 하겠다. 아닌 분들은 다른 에피소드들을 다 봐 왔으니 그냥 마지막 한편 마저 참고 본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될듯.

개인적으로 '(어색한 억양으로) 오빠 쌀거 같애' 이런 애드립은 좀 말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심정이다.

마치며

일이랍시고 대낮에 에로 비디오들을 몇시간째 틀어놓고 있자니 스스로에게도 민망해져 버린다는 게 미처 생각 못한 부작용이라면, 꼬추 다 나오는 포르노도 10분을 못 넘기던 본인이 한시간 꼬박 집중하고 있는 풍경 속에서 인내력 향상이라는 측면은 예상 못한 긍정작용인듯 하다. 뭐 꼭 이런 식으로 인격수양 해야 되냐고 묻는다면 할말 없지만서도...

여튼 첫 리뷰 이만 마치고, 이런 리뷰로 인해 보다 명랑한 감상의 기회를 만나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유쾌할 거 같긴하다. 다음 주에 또 뵙도록 하고, 아래 보너스 나가니 마저 읽어 보시기를 추천 드린다.

* 본 기사는 반짝반짝 연애통신(www.yonae.com )에서 제공합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