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와 김민하 /사진제공=애플TV플러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이민호와 신예 김민하가 지난 25일 베일을 벗은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재미동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 8부작 드라마다.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된 스토리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해 그린 엄청난 대서사시다.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고 수 휴가 제작 총괄과 각본을 겸했다. 애플TV플러스가 제작한 두 번째 한국 관련 드라마인 '파친코'는 지난 25일 1~3회의 에피소드를 먼저 선보였다.

이민호는 극 중 선자의 첫 연인이자 중개상인 한수 역을 맡았고, 김민하는 16세~22세 사이의 젊은 선자 역을 맡았다.


최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파친코’ 홍보 활동을 진행한 이민호, 김민하와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시아를 호령하는 톱스타인 이민호는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후 13년 만에 오디션에 참가하면서까지 '파친코'에 매료되었던 이유와 이 작품을 통한 특별한 경험에 대해 진정성 넘치는 답변을 들려줬다. '파친코'를 통해 처음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신예 김민하는 일제 강점기와 일본에서의 척박한 생활을 겪으면서도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간 선자를 열연한 소감을 공개했다.

"'꽃보다 남자' 이후 13년 만에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저는 '파친코' 오디션에 늦게 참여하게 됐어요. 오디션 시작 당시가 드라마 '더 킹'의 촬영 중이어서 '더 킹'이 끝난 후 한국 프러덕션을 통해 오디션을 제안 받았고 스크립트를 보고 나서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오디션 과정은 저에게 좋은 경험이었죠. 13년 전 나를 떠올리게 했고 또 내가 열정적으로 선택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됐기에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이었어요. 3~4개월 동안 오디션을 봤어요. 연기 오디션은 물론이고 인터뷰도 진행했고 다른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 오디션도 받았죠."(이민호)

"연기를 보여드리는 오디션보다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많아서 인상 깊었어요. 제작진 분들이 선자와 저의 공통점을 찾으려 하셨고 제가 일상 생활에 얼마나 녹아들었는지 보시려는 것 같은 대화도 재미있었어요. 케미스트리 오디션은 각각 배역에 도전하는 다른 배우분들과도 만나는 자리였는데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이었죠." (김민하)

이민호가 연기한 한수는 순백의 수트 차림에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수산물 중개상인이다. 첫눈에 반한 선자와 격렬한 사랑에 빠지지만 이미 오사카에 아내와 자식을 둔 유부남으로 선자와는 결혼이 불가능하다. 김민하가 연기한 젊은 선자는 장애를 지닌 아버지와 억척 같은 살림을 일궈가는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생명력 강한 여성이다. 한수와의 사랑으로 아이를 가지게 되지만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전도사 이삭과의 오사카행을 택하게 된다. 일제강점기 운명처럼 서로에게 이끌리지만 각자의 길을 택하는 두 남녀를 이민호와 김민하는 각각 어떻게 설정하고 연기를 풀어갔을까.

"리얼리티를 잘 표현하는 것이 우리 직업의 일환이죠. 이번 작품은 특히 리얼리티가 더 중요했어요. 뭔가를 표현할까가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감성 이해하는 작업이라 생각했어요. 수휴 작가, 저스틴 전, 코고나다 감독님들과도 그런 대화를 많이 나눴죠. 배우로서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한수는 정돈되지 않았던 것이 큰 매력이었죠. '파친코'는 지금 시대에 느껴볼 수 없는 감성을 담은 이야기인데 그 안에서 한수는 악의 모습으로 내면의 어두운 모습으로 자신을 지키고 나아가는 캐릭터예요. 그런 처절함과 그의 내면의 어두운 모습이 시청자분들이 볼 때 나쁜 남자라고 치부하실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가슴 아프게 다가왔어요. 또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기존 제가 가진 정제된 이미지를 깨는 것이었는데 작품에 녹아들어 한수를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려 했어요." (이민호)

"한 시대의 여성이자 엄마이자 연인으로 깊게 표현해야 하는데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컸어요. 선자로서 존재하려 노력했죠. 특별히 뭘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그 순간에 녹아들어서 진짜 존재하려고 계속 내 자신을 상기시켰어요. 무엇보다 선자의 마음을 이해하려 했죠. 마치 제가 선자인 것 같이 살면서 '선자라면 어떻게 할까' 상황에 집중하고 선자가 가질 감정과 생각들에 집중했어요. 감독님들이 주신 가장 큰 디렉팅은 '장면 안에 존재하고 숨을 쉬어라'는 거였어요. 공통적으로 계속 받은 디렉팅인데 다른 섬세하고 자세한 디렉팅보다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김민하)


극 중 한수와 선자는 금지된 사랑에 빠지는 관계인만큼 이민호와 김민하는 강렬한 멜로 장면 등을 포함해 이별의 과정까지 두 주인공의 사랑의 시작과 끝을 선보여야 했다. 이민호와 김민하는 각각 한수와 선자로서 호흡을 맞춰간 과정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놨다.

"어떻게 보면 늘 좋은 틀 안에서 로맨틱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 했었죠. 이번 작품에서 한수가 처음 선자를 만나는 장면은 그냥 첫눈에 반하는 사랑 정도로 표현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인간과 인간이 강한 끌림을 느끼는 모습이 표현돼야 했고 선자를 통해 한수가 내면과 과거를 돌아보게 됐어야 했죠. 저희는 키스신이라던가 이런 장면들이 기존의 로맨틱한 분위기로 표현하는 대신 바다와 산과 같은 곳에서 아무런 필터 없이 노골적인 사랑의 표현을 해야 했어요. 현실에서 있을 법한 사랑 정도로 표현하면 안됐죠. 김민하와 호흡을 위해 캐스팅이 되자마자 민하에 대해 많이 알려고 노력했고 작품 외에도 그녀가 살아온 이야기와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 감정을 공유하려고 했어요. 촬영장에서 서로 편하게 만나자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이예요."(이민호)

"현장에서 정말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장면에 대한 것과 캐릭터에 대한 것부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현장에서도 너무 잘 아는 것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이민호 선배님이 너무 편했어요. 촬영 내내 감사했죠. 처음 이민호 선배님이 캐스팅됐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납득이 갔고 몰입을 더 쉽게 할 수 있었어요. 의지도 많이 했고요."(김민하)

이민호는 미국 현지에서 '파친코'의 홍보 활동 중 인터뷰를 진행한 다양한 국가의 언론매체의 호평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는 "단 하나의 부정적 반응이 없었다. 의심이 될 정도로 좋은 평가들만 있어서 놀라웠다"며 기뻐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등으로 촉발된 K-콘텐츠의 인기의 비결에 대한 그의 분석도 귀기울여 들을만한 내용이었다.

"제가 아시아 바운더리에서 주로 활동했다면 이번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국가를 접하게 됐어요. 지금은 어제는 스페인 드라마를 보고 오늘은 미국드라마를 볼 수 있는 글로벌한 시대를 살고 있잖아요. 굳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 해도 다른 나라의 문화와 살아가는 이야기에 많이들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한국 콘텐츠들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국인들이 열정을 가지고 작업한 부분들을 잘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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