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우리는'서 현실 남친 최웅 열연

김다미와 '마녀' 이후 3년 만의 호흡

한국 사계절 풍경 예쁘게 담겨 만족

배우 최우식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매니지먼트숲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재회 커플의 두 번째 로맨스가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모을 줄 누가 예상했을까. 지난 2019년 영화 ‘기생충’의 기우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배우 최우식이 SBS ‘그 해 우리는’(연출 김윤진 이단, 극본 이나은)으로 또 한 번 글로벌 흥행의 중심에 섰다.

‘그 해 우리는’은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며 헤어진 연인이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역주행 인기로 인해 다시 카메라 앞에 강제 소환 당하면서 겪는 두 남녀의 복잡한 감정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25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최웅(최우식), 국연수(김다미)의 결혼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청률은 전국 5.3%, 수도권 5.9%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6.8%까지 치솟았다.(닐슨코리아 기준)

“시나리오가 좋아서 욕심이 났어요. 또 (김)다미랑 두 번째로 만난다는 게 엄청 좋았죠. 아무래도 경험이 별로 없는 장르였고 상대 여배우랑 호흡이 중요한 극인데 다미랑 이미 영화 ‘마녀’로 만났고, 그 이후로도 계속 친하게 지내서 이번 드라마에서는 새로운 케미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마녀’보다 더 잘할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죠. 아마 다미랑 편한 사이라서 더 그랬을 거예요.”

건물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최웅은 마냥 속없고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이지만 인생 처음으로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서 숨겨둔 진심을 꺼내는 인물이다.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 국연수와 10년 후 다시 얽히면서 미묘한 감정 변화를 겪는다.

“욕심내지 않고 최대한 느슨하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보통 역할을 뽐내고 싶어서 욕심 내면 힘이 들어가고 부자연스럽거든요. 정말 꾸며낸 대답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믿고 글에 나와있는 만큼만 표현하고 싶었어요. 다만 드라마 속 사건 사고가 잔잔하게 흘러가니까 최우식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움직임과 얼굴로 최대한의 감정을 보여주자고 생각했죠. 스스로에겐 도전이었어요.”

‘그 해 우리는’의 연애담은 현실적이었지만 최웅은 판타지에 가까운 캐릭터였다. 드라마 초반 유치하고 지질한 전남친에 불과했던 그는 연수를 향한 마음을 확인한 뒤로 솔직하고 담백한 직진으로 설렘을 안겼다. 주말에 만나잔 연수에게 “주말은 멀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는가 하면 “난 한 번도 널 예측한 적 없다. 그냥 네가 좋다. 매번 새로운 잔소리를 만드는 네가 좋다”며 꾸밈없는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다.

“최웅과 최우식의 싱크로율은 60~70%인 것 같아요. 저는 웅이처럼 모든 사람들한테 잘하고 착하고 그렇진 않아요. 인터넷 댓글 반응을 보니까 ‘최웅은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남친’이라는 말이 많더라고요. 저는 실제 연애할 때도 그렇게 사랑스럽고 풋풋한 남자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연애한다면 최웅처럼 하고 싶어요.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예쁘게 사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김다미와의 완벽한 합은 ‘그 해 우리는’ 특유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포인트였다. 영화 ‘마녀’ 이후 3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기대 이상의 호흡으로 두 번째 로맨스의 긴장과 설렘을 세심하게 그려내 큰 호응을 얻었다. 김지웅을 연기한 김성철의 애틋한 짝사랑도 청춘들의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메이킹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김)다미랑 서로 정말 많이 믿었어요. 현장에선 동료이자 친구처럼 지냈고요. 어느 순간에는 다미보다 연수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신기했고 앞으로 또 이런 배우랑 함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호흡이 좋았어요. (김)성철이도 제가 좋아하는 친구죠. 그 친구는 눈에 정말 많은 결이 있어요. 매번 새로운 모습들을 갖고 와서 같이 연기하면 좋은 시너지가 나오곤 했어요. 제가 낯가림이 있어서 불편했을텐데 그 친구가 벽을 막 부수고 들어와서 많이 친해졌어요. 덕분에 좋은 장면들이 나온 것 같아 고마워요.”

드라마의 청량한 매력과 배우들의 호연은 해외에서도 통했다. 온라인동영상 플랫폼(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그 해 우리는’은 방송 2주 만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 넷플릭스 톱 10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 25일 기준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서도 5위권에 진입했다. 최우식은 “한국의 사계절과 그 사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잘 담긴 덕분”이라며 드라마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연애 이야기잖아요. 유치하게 싸우기도 하고 밑도 끝도 없이 서로 사랑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그 해 우리는’은 사계절을 담고 있어요. 사계절이 지나는 동안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잘 나와 있죠. 한국의 여름, 겨울 그리고 사랑 이야기가 한국 문화나 정서를 잘 모르는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방송 초반에 스스로 ‘멜로킹’이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했는데 좋아해주셔서 다행이고 감사해요. 연수와 함께 성장했던 웅이처럼 저도 성장한 것 같아서 좋고요. 많은 분들의 사랑 덕분에 웅이랑 잘 이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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