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양익준,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사진 왼쪽부터)/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연상호 감독이 각본, 연출을 맡고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6부작 '지옥'이 제작발표회를 열고 그 위용을 드러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고지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스토리 집필을 맡은 네이버 웹툰 '지옥'이 원작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지옥'은 도로 한복판에서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사회가 곤란에 처한다. 이후 여러가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충돌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저와 친한 친구인 최규석 작가와 제가 그린 동명 웹툰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리즈"라고 '지옥'을 소개했다.

연 감독은 주연배우들 못지 않게 중요했던 지옥의 사자들과 천사의 형상을 구현한 과정에 대해 "제가 상상 할 때는 그랬다. 고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고 하는데 100년에 한 번, 200년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고대 사람들의 상상에 더해서 천사와 악마가 상상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들이 본 원형은 무엇일지 궁금했다"며 "천사를 표현한 이미지 중에는 거대한 얼굴의 이미지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뭘 봤길래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냈을까 싶었다. 원형에 가까운 것을 찾아보자고 생각해 극 중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배우 유아인
이어 지옥의 사자들을 구상하게 된 배경과 사자들이 3인씩 무리지어 다니는 이유에 대해 "지옥의 사자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지옥이 어떤 것이다'라고 상상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지옥이라는 것에 대해 캐릭터에 부여할 수 있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며 만들었다. 그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이유는 집단에 의한 린치라고 하는게 공포의 키워드 인 것 같다. 소수의 인물에게 행해지는 집단의 린치 같은 것, 집단으로 느껴지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인원이 몇 필요할까 생각하다가 셋이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극 중 새진리회 의장 역을 연기한 유아인은 "제목 자체가 너무 셌다. 지옥이라는 콘셉트 이미지가 담긴 여러 작품을 봤지만 지옥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처음 받게 돼서 호기심이 생겼다. 연상호 감독의 작품 세계속에 내가 들어가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며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유아인은 이어 자신이 연기한 정진수 의장 역에 대해 "정진수는 극 중 천사의 고지와 지옥행 시연 등 아주 초자연적이고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정의롭게 살 것을 권장하는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흔히 그런 일들은 종교 교주 같은 분들이 하지만 정진수는 스스로 교주라고 하지 않는다. 초자연적 현상을 스스로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고 밝혔다.

정진수 역할을 구현해 간 과정에 대해 "현장에서 어떻게 할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글이 잘 쓰여져 있었다. 감독님이 만들어놓으신 현장에 임하면서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사전에 인물에 대한 설계를 크게 한다거나 계획을 가지고 임했다기보다 감독님과 사전 협의와 논의는 있었지만 현장에서 인물이 어떻게 반응할지, 어느 지점까지 나아갈지 제 스스로를 열어두고 감독님이 만들어 놓으신 현장에 임했다"고 밝혔다.

소도 합동 법률 사무소의 변호사 민희진 역을 연기한 김현주는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굉장구나를 처음 느꼈다. 보통 원작이 있거나 실존 인물을 표현하는게 창작해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해서 꺼렸는데 '지옥' 웹툰을 봤을 때 너무 사실적으로 인물들이 표현돼 있었고 표정이나 감정이 와닿았다. 내가 배우로서 얼마나 표현해낼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유아인처럼 새로운 작업 현장에 참여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밝혔다.

배우 김현주
이어 김현주는 민혜진 캐릭터에 대해 "새진리회와 화살촉이라는 집단의 선동도 막고 고지 받은 사람들 도와주는 변호사다. 예고편에 정진수 의장이 '사람들이 만든 법률 체계가 정의롭습니까'라고 묻는 내용이 나오는데 바로 그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보면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 현상을 많이 이야기 해오시지 않았나. 그러나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다양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민혜진은 이상적 캐릭터보다는 더 현실적 인물이다. 때론 흔들릴 수도 있지만 또 곧 바로 설수도 있는 인물로 표현하려 했다. 그게 더 힘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이어 극 중 정진수 의장 역의 유아인과 민혜진 변호사 역의 김현주 캐스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연 감독은 "꿈을 꿨는데 '저 유아인인데요, 할게요'라는 전화를 받았다. '으악' 하고 깼는데 꿈이어서 눈물이 났다. 근데 진짜 연락이 왔다. 그 자리에서 2m를 점프하면서 '야호!' 했다"며 농담 섞인 진담을 건넸다.

이어 "정진수는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사실 미스테리하게 만들면 만들수록 미스테리하지 않게 된다. 그런 인물이기에 연기하기 어려웠을텐데 유아인 배우가 정말 잘 해줬다"고 밝혔다.

배우 박정민
이어 "민혜진은 그 반대편에 있다. 정진수의 기묘하게 뒤틀린 모습이 통하지 않는 인물이어야 했다. 그게 묻어나야 했다. 김현주 배우의 오랜 팬인데 그가 업계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가 민혜진의 베이스가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김현주 배우 외에 상상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방송국 PD 배영재 역을 연기한 박정민은 "저는 '지옥' 웹툰을 먼저 봤다. 초자연적 현상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이 다뤄졌는데 읽다보니 이 초자연적 현상이 우리 현실에도 반영돼있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다"며 "저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이런 의미를 담은 작품을 드라마로 만든다고 해서 뜻깊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많지만 웹툰을 만든 사람이 이런 시리즈를 만드는 건 처음이다. 이런 작품에 발 담그게 돼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배영재의 아내 송소현 역을 연기한 원진아는 "책을 봤을 때 비현실적 배경 안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연상호 감독님의 작품에 참여 하게 되는 것 자체가 영화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옆에 계신 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돼 기뻤다"고 전했다.

원진아는 작품에 참여하며 느낀 것에 대해 "저희 시리즈에서 보여주는 사회상에 대해 생각해봤다. 제가 생각한 지옥의 이미지는 불지옥 같은 거였는데 어떤 집단에서 다수가 덜 건강하고 이기적이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 많을 수록 그곳이 지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나는 옳고 그름을 어떻게 잘 판단해야 하는가, 그런 사람이 얼마나 많아져야 하나 생각했다. 사회 속에서 집단 속에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건강하게 해야 겠다"고 밝혔다.

진경훈 형사 역의 양익준은 "지옥이라는 세계와 지옥 같은 현실과 감정이 펼쳐지는 세상의 이야기인데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했다. 제가 결혼을 안 했는데 애 아빠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며 "가족 구성원 혹은 지켜야 될 사람에게 상상도 못하게 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남겨질수 밖에 없게 된 존재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연상호 감독님의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출연을 했었는데 감독님의 세계관과 영화화하는 모습이 독창적이더라. 좋아하는 감독님이자 동료다. 함께 좋은 성과물을 만들어내 좋다"고 전했다.

배우 원진아
연상호 감독은 '지옥'의 웹툰 원작부터 이어 만화 단행본,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까지 연달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제가 유아인 배우를 처음 만났을 때도 이야기했고, 최규석 작가와도 이야기했는데 '지옥'의 세계관은 제가 영화적으로 놀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만들게 됐다. 저의 영화적인 놀이터이고 언제든 가고 싶을 때 가서 새로운 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고 싶었다. 그게 지옥이라는 세계관이다. 그 첫 번째 놀이 같은 느낌으로 만든 작품이 이 '지옥' 시리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옥'의 세계관은 극단적인 설정 안에 있고 그 곳에서 아주 여러 종류의 인간들의 모습 보여줄수 있는 좋은 설정이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인간들이 있잖나. 새로운 모습 보여줄수 있는 세계관이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은 오는 19일 공개된다.

배우 양익준
연상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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