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연모’(연출 송현욱, 이현석, 극본 한희정, 제작 아크미디어, 몬스터유니온)에서 큰 위로가 됐던 사서 정지운(로운)을 강제로 떠나보낸 이휘(박은빈). 고비가 끊이질 않는 그를 향한 시청자들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된 가시밭길을 함께해 주는 인물들이 조금은 든든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이에 앞으로 궐을 떠난 지운의 몫까지 대신하며, 휘의 곁을 굳건히 지킬 ‘프로 보필러’ 4인의 명활약을 짚어보았다.

■ ‘만능형’ 남윤수, 한결같은 키다리 아저씨 형님

먼저, 자신의 지위와 능력을 앞세워 휘를 지키는 든든한 ‘키다리 형님’ 이현(남윤수)이 있다. 작고 연약한 몸으로 철갑을 써야했던 휘를 연민하다 어느새 연모하게 된 그는 혹여나 그 마음이 짐이 될까, 늘 선을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지운에게 이별을 고한 뒤, 빗속에서 홀로 흐느끼는 휘에게 우산을 씌워주면서도,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는 장면은 그 선을 절대 넘지 않는 그의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휘와 지운의 엇갈린 첫사랑을 알게 된 충격 속에서도 “그런 날이 있지요”라며 덤덤한 위로를 건네는 등, 이토록 따뜻한 배려가 넘치는 그가 과연 세상에서 가장 은애하는 사람과 아끼는 친구의 사랑을 언제까지 응원해줄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과묵형' 최병찬, 과묵한 비밀로 공감대 형성

비밀스러운 호위무사 김가온(최병찬)은 어떤 상황에도 휘를 안전하게 보호했다. 휘가 고독한 상념에 빠진 순간에도 아무 말 없이 늘 곁을 함께했다. 나아가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점에서 휘와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연을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린 날 밤, “무엇이 그리 분하고 서글프더냐”며 걱정하는 휘와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던 배경이었다. 그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참수형을 당한 혜종(이필모)의 스승 익선의 아들이며, 강무장에서 휘의 목숨을 노린 자객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시청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다.

■ ‘배려형’ 백현주, 엄마 같은 보필

휘의 최측근 김상궁(백현주)은 그가 쌍생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여자란 사실을 숨기고 왕세자의 길을 걷고 있는 지금까지의 모든 비밀을 함께 한 핵심 인물이다. 또한, 일찍 세상을 떠난 빈궁(한채아)의 자리를 대신해 준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다. 사신단의 우두머리 태감(박기웅)의 횡포에 머리칼이 잘려 나갈 때, 휘가 분노를 참지 못했던 이유였다. 하지만 머리칼이 잘려나간 치욕을 겪고도, 김상궁은 끝까지 휘의 마음을 헤아렸다. 손수 머리를 가지런히 빚어주는 그에게 “태감 덕분에 제가 저하께 머리도 맡겨보고, 이리 호강을 다합니다”라며 아픈 마음을 달랜 것. 그래서 환하게 웃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서글프게 다가왔다.

■ ‘공감형’ 고규필, 솔직한 반응으로 깨알 웃음

휘의 또 다른 최측근 ‘복덩이’ 홍내관(고규필)은 매 순간 속을 감추지 못하는 솔직한 반응으로 깨알 웃음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쉽게 표현하지 않는 휘를 대신해,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감정을 배로 담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인물. 아프다고 안아달라 부탁을 하는 사람이나, 그런 부탁을 들어주는 분이나 모두 이해할 수 없다며, 보는 눈이 많은 궐 한가운데서 포옹을 지운을 안아준 휘를 다그쳤지만, “좋아해서 그랬다”는 휘의 슬픈 진심 한 마디에 안타까운 얼굴로 걱정, 휘운 커플의 애틋한 상황을 극적으로 배가시키기도 했다. 앞으로도 늘 휘와 함께 하며, 그의 슬픈 감정을 대변해줄 그의 공감력이 더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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