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JTBC '부부의 세계' 속 당돌한 여다경, JTBC '알고있지만'의 풋풋한 미대생 유나비는 온데간데 없다. 배우 한소희가 '마이 네임'으로 원톱 누아르퀸의 탄생을 알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인간수업'의 김진민 감독이 선보이는 액션 누아르로 지난 15일 공개 이후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마이 네임'은 20일 기준 TV 쇼 부문 스트리밍 국내 1위, 세계 3위에 등극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흥행의 중심엔 한소희가 있다. 그가 연기한 지우는 자신의 생일날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비극에 처한 인물이다. 조폭의 딸이라는 낙인 때문에 방황하던 시절, 세상에 하나뿐인 가족 아버지의 죽음은 걷잡을 수 없는 상처가 됐고 지우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아 복수하겠다는 일념 아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캐릭터 설명만 보면 흔한 누아르 속 주인공 같지만, 한소희는 기존의 화려한 이미지를 과감하게 지우고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파워풀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흔들리는 눈빛의 여고생에 불과했던 지우가 덩치 좋은 조직원들을 맨손으로 제압하는 장면은 본격적인 '마이 네임'의 시작을 알리는 하이라이트다.

실제 한소희는 촬영 3달 전부터 액션스쿨에서 고강도 훈련을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칼, 총, 삼단봉 등 각종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거의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이 과정을 위해 무려 10kg을 증량한 그는 건조한 눈빛, 타격감 넘치는 액션은 물론 지우의 복잡한 감정까지 세밀하게 표현하면서 선 굵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간 치정 멜로물에서 보여줬던 정석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지금껏 본 적 없는 와일드한 매력으로 배우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연 셈이다. 많고 많은 20대 여배우 중 한소희의 다음 행보가 유독 기대되는 이유다.

'마이 네임'처럼 여배우를 원톱으로 내세운 액션 누아르는 늘 도전으로 여겨진다. 흥행 면에서 불리하다는 편견 때문이다. 그래서 '마이 네임'과 같은 작품의 등장은 그 시도만으로 의미가 있다. 물론 한소희가 연기한 지우만큼 주체적이고 강한 여성 캐릭터는 이전부터 존재해왔고 '마이 네임'의 언더커버 스토리 역시 익숙할대로 익숙하지만 한소희의 얼굴로 완성한 처절한 액션은 '마이 네임'의 남다른 한 끗을 만든 힘이 됐다. 나아가 한소희의 성공, 또 '마이 네임'의 성공은 더 다양한 액션물이 만들어지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