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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2'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10일 오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 기획 tvN, 제작 에그이즈커밍)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율제병원 세트장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신원호 감독과 배우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참석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주1회라는 새로운 시청 패턴과 계획된 시즌제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마무리했던 지난 시즌에 이어 새로운 계절에 더욱 단단해지고 깊어진 이야기로 돌아왔다.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와 케미, 소소한 이야기가 가진 진정성이 힘을 발휘했던 시즌1에 이어 시즌2는 더 따뜻한 이야기와 유쾌한 웃음 그리고 배우들의 더욱 단단해진 케미를 예고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먼저 신원호 감독은 "시즌2이지만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오면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욕심이 많다. 이런 것도 할 줄 안다 자랑하고 멋도 부리고 싶다. 시즌제의 본질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보다 여러분들이 보고싶은 것에 중점을 맞췄다. 시즌1의 정서, 분위기를 기본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얹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싶은 욕심을 줄이고 시즌1보다 깊어지자는 욕심으로 만들었다. 차별점이라면 시간이다. 드라마에선 보통 '몇 년 후' 이런 식으로 점프하는데 실제로 1년이 지났다. 극중 캐릭터들도 나이를 한살 먹었고 그러면서 생기는 인생, 관계의 깊이가 실제 세월과 함께 변했다. 이야기의 깊이감이 다를 것"이라며 시즌1과의 차별점을 짚었다.

시즌1에 이어 주1회 편성을 결정한 점에 대해서는 "시즌1이 잘 안 됐으면 바꿨을 것이다. 저희도 많이 만들어서 보여드리고 싶다. 근데 안 그러면 죽을 것 같았다. 제작 환경은 점점 힘들어져 가고 제작비도 치솟고 노동 환경은 변해가는데 새로운 모델이 나와야하지 않나 싶었다. 저희도 포맷 자체를 바꿔야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앞으로도 주2회를 할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팍팍하지만 시간이 남아서 배우들이 밴드 연습도 할 수 있었다. 여러 장점을 체감하니까 돌아갈 것 같진 않다. 다른 드라마에서도 고정적인 패턴들을 벗어나 채널,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배우들은 오프닝부터 남다른 친분을 과시했다. 조정석은 '서로 그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립다기보다 계속 함께 같이 하는 느낌이었다. 정말 보고싶지 않을 정도로 자주 봤다. 이제는 눈만 봐도 호흡을 알 것 같은, 그만큼 정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유연석은 "저희는 시즌2 준비하면서 계속 밴드하면서 보고 톡방에서도 계속 얘기하고 종종 봤다. 보고싶을 찰나가 없었다. 굉장히 편안했고 좋다"고 말했고, 전미도는 "밖에서 오프라인으로 못 만나면 온라인으로도 만났다. 줌 화상 채팅, 톡방에서 단체로 통화도 했다. 여러 경로로 소통했다"고 전했다. 또 정경호는 "좀 떨어져있으면 아쉽다"며 웃었고, 김대명은 "전 항상 반가웠다"고 말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배우들은 시즌2로 돌아온 소감과 작품,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마음껏 표현했다. 조정석은 "이런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연기할 수 있는 방향성이 다방면으로 펼쳐있다는 점이 좋다. 정말 입체적인 캐릭터다. 배우로서 흥분되곤 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정경호는 "시즌제는 처음인데 좋았다. 새로운 일 시작하면 설렘, 걱정이 있지만 같은 드라마의 좋은 사람들과 일한다는 게 색다른 기분이었다"고 말했고, 유연석 역시 "늘 대본 받았을 때 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하고 긴장하기 마련인데 시즌2 대본을 받았는데 음성 지원이 되더라. 첫 리딩 때도 긴 방학 끝나고 만난 친구들처럼 장난치고 그랬다. 편안하고 좋았다"며 웃어보였다.

소아외과 의사 캐릭터를 맡은 유연석은 "아이들과 연기하면서 제가 진짜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걸 느꼈다. 다른 배우들과 연기할 때랑 다른 표정과 리액션이 자동적으로 나왔다. 그게 너무 좋다. 근데 연령대가 4살 미만으로 가면 호흡을 맞출 수 없을 때가 있다. 혼자 인형을 두고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런 점이 재밌었다. 정말 살아있는 리액션이 아이들한테서 나올 때도 있다. 꾸밈이 없다. 그래도 아이들과 하니까 최단시간으로 촬영이 끝난다는 장점이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시즌1에서 '미도링', '야망 뱁새' 등 다양한 별명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은 전미도는 "별명이 많은 건 좋은 게 아니겠나. 정경호 씨랑 '먹깨비'라는 별명도 생겼었는데 워낙 '야망 뱁새'라는 별명이 강력했다. 이번엔 두루 잘 어울려서 '케미 요정' 이런 별명이 생겨도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밖에도 정경호는 밴드 합주 장면에 대해 언급하며 "제 몸엔 음악이 없는 것 같다. 지금 제 포지션에 너무 만족한다. 제 기타를 너무 사랑한다. 밴드할 때 친구들이 어떤 연주하는지 잘 안 보인다. 기타만 보인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특히 신원호 감독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흥행 비결에 대해 "저희도 늘 만들면서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뭘 좋아하실지 짐작하고 추측해서 만든다. 사랑받을 것이라 확신하고 시작한 적은 없다. 아무래도 극한 소재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 아닐까. 저희도 나이가 들면서 사는 것도 힘든데 치유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만들게 됐고 같은 이유이지 않을까. 그저 사는 모습을 보여드렸을뿐인데 위로를 전달한 것 같다"며 "흥행에 대한 부담은 늘 있다. 쿨한 척 하지만 늘 시청률은 잘 나오길 바란다. 주 1회를 결정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좀 내려놨다. 작품 자체, 공감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욕심은 있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부담감을 덜어냈다"고 말했다.

시즌3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즌3까지는 가지 않을까 얘기 나누곤 했다. 회의하면서 얼개를 그렇게 짜왔는데 시즌제를 처음 해보니까 저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한계, 고단함이 있다. 첫 대본 리딩 때 배우분들한테 시즌3는 묶어놓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3년에 걸쳐서 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다음 시즌은 여러분들 스케줄 편히 잡으시고 혹 돌아오게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지금 시즌3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시즌2 관전 포인트를 짚으며 기대를 당부했다. 정경호는 "'99즈'의 찐 케미"를 꼽았고, 전미도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환자들의 에피소드"를, 조정석은 "캐릭터들의 관계 변화"를 꼽았다. 김대명은 "저희의 친구가 돼주셔서 감사드린다. 시즌2에서는 어느 정도 아는 친구가 됐으니까 더 속 깊은 얘기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유연석은 "5명 교수들 외에 레지던트, 펠로우들의 이야기도 굉장히 재밌게 그려진다. 그분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더 깊어진 맛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신원호 감독은 "따뜻한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요즘 다들 거리두고 살고, 마스크로 표정을 가리고 살지 않나. 저희 드라마가 '원래 우리 저렇게 살았지?' 하고 기억하게 해주는, 그 체온과 정을 잊지 않게 해준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는 17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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