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NM, 티빙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올 상반기 한국영화 최고의 화제작 '서복'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국내 개봉작 중 최초로 극장-티빙 동시 공개를 결정한 '서복'이 극장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상생을 주도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까.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공유, 조우진, 장영남과 이용주 감독이 참석했다. 지난해 8월 해군 문화 홍보병으로 입대한 박보검은 불참했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건축학개론'(2012)의 흥행을 이끈 이용주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4월 15일 극장과 티빙(TVING) 동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용주 감독은 "'서복'이 오래 걸린 이유가 특별한게 아니다. 시나리오 쓰면서 좀 오래 걸렸다. 다음엔 최대한 빨리 써보자고 다짐하고 있다. 장르를 바꿔가는 것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장르는 이야기의 외피다. 제 첫번째 영화였던 '불신지옥'의 테마가 두려움이었고 그 이야기를 좀 더 확장해보고 싶었다. 키워드로 이야기를 만들다보니 복제인간이라는 소재가 어울릴 것 같았고 그렇게 하나씩 줄거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복제인간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 것에 대해서는 "'서복'이 할리우드 마블식의 이야기, 장르화로 보여질까봐 걱정됐다. 소재가 그런 걸 연상시키지만 하려는 이야기는 그런 게 아니다. 보통 이런 식의 이야기는 복제인간이 주인공이고 스스로 고민하고 장애를 극복하는 엔딩이라면 저한텐 민기헌이 서복을 보는 시선이 제일 중요했다. 죽지않는다는 걸 어떻게 믿냐고 하지 않나. 죽음을 앞둔 민기헌이 헛된 희망을 품고 믿음을 완성해가는 과정, 그러다 구원받는 민기헌이 가장 중요했다. 복제인간보다는 그를 보는 동행인이 중요했다. 그게 좀 다른 점인 것 같다"고 차별점을 짚었다.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은 전직 정보국 요원 민기헌을 연기한 공유는 "민기헌이 처음 등장하는 신이 굉장히 많이 편집됐다. 원래 변기를 잡고 구역질하는 모습이 첫 등장이었고 실제 촬영도 첫 촬영이었다. 다소 건강하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서 얼굴 살도 많이 뺐다. 민기헌이 고통스러워하는 인물이라는 걸 각인시켜주고 싶었다. 그 장면 찍고 양쪽 목에 담이 왔었다. 편집돼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이 감독은 "제 잘못이다. 원래대로 편집하고 관계자들끼리 모니터링하니까 다들 숙취로 오해하더라. 그래서 그 장면을 빼게 됐다"고 해명해 웃음을 더했다.

공유가 연기한 민기헌은 과거의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전직 정보국 요원이다. 죽음을 앞두고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라는 임무를 받고 서복과 뜻밖의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공유는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언급하며 "시나리오 볼 때부터 마음에 드는 대사가 있다. 임세은 박사가 돌아보면서 '사람들 참 겁 많죠, 욕심도 많고' 이런 대사를 툭 던지는데 그게 기억에 남는다.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미지 변신에 대해서는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줘야한다는 생각보다는 결국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품, 어려워서 안 했던 이야기들에 더 흥미를 느끼고 선택한다. 관객분들이 보시기에 새롭게 보여졌다면 다행스러운 일인데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캐릭터를 소개하면서 "서복과 기헌은 대조적인 존재인데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결국 구원하는 격의 관계다. 결국 관객들이 기헌의 입장에서 서복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관객분들이 '내가 기헌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저는 있는그대로 서복을 바라보고 느끼고 따라갔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동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민도 생기고 이해하는 폭이 쌓여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서복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정보국 요원 안부장을 연기한 조우진과 서복의 탄생을 지켜본 연구원 임세은 역을 맡은 장영남은 재미있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조우진은 "박보검씨의 맑은 얼굴이 인상 깊었다. 시나리오보다 훨씬 감성적이고 깊어서 놀랐다"며 "후반부에 야간 촬영이 많은데 밥차에 뷔페가 자주 왔었다. 박보검씨, 공유씨 팬분들이 번갈아가면서 보내주셨다. 뷔페에서 포만감을 안고 내려오면 또 커피차가 3대씩은 와있었다. 팬덤이 굉장했다. 감사했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장영남은 "저는 박보검씨랑 붙는 신이 많았다. 보검씨 눈을 보고 있으면 참 슬펐다. 영화를 보면서도 마지막에 가슴이 너무 아프더라. 보면서 울었다"며 박보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극장-티빙 동시 공개를 앞두고 궁금증 섞인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말에 개봉하려다가 연기되면서 막연한 상태였다. 티빙 쪽 제안을 듣고 사실 지금 저희도 결과가 궁금하다. '티빙으로 가서 극장에 사람들이 안 올까? 극장에도 오고 OTT로도 볼까?' 어떨지 모르겠다. 향후 영화 제작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유 역시 "개봉을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많이 늦어졌지만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조심스럽지만 분명 저도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하는 내내 쉽지 않은 영화였고 쉽지 않은 이야기였다. 보는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소 철학적이고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다. 단지 바람이 있다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되길 바란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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