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연예계가 때아닌 '학교폭력 논란'으로 물들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연예인에 대한 폭로 제보가 이어지며, 이에 따라 녹화와 방송 편성이 연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핵심은 진실 여부다. 대부분의 논란 시점이 꽤 오래전의 과거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고, 당시의 정황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주장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증거가 없다고 해서 없는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가해 사실이 없음에도 연예계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일 또한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 "뺨 때리고, 이간질하고, 따돌리고…" 구체적 진술 등장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되는 피해 주장글의 내용은 상세하고 구체적은 편이다. 먼저 조병규의 경우 지난 16일 뉴질랜드에서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한 누리꾼으로부터 의혹을 받았다. 글쓴이는 "과거 조병규가 점심시간 내내 언어폭력 등을 가했으며, 평소 음담패설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동창생이라는 사실을 뒷받침 할만한 사진 등을 연이어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병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조목조목 반박을 이어갔다. 특히 "다른 주장과 반박들로 인해 저는 26년간 살아왔던 삶에 회의와 환멸을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글쓴이는 조병규의 소속사로 연락해 "게시글이 허위임을 인정하고 잘못을 후회한다"는 사과를 했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달의소녀 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2일 한 누리꾼은 자신을 츄의 중학교 동창이라 밝히며 "돌아가면서 친구들을 왕따 시켰다. 이유는 항상 그냥 본인 맘에 들지 않아서였다. 다른 반 아이들에게 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문을 내고 다녔다" 등의 폭로글을 이어갔다. 그러나 하루만에 이는 번복됐다. 글을 올리고 생각보다 큰 관심을 받고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 누리꾼은 "한시라도 빨리 제 글이 거짓임을 밝혔어야 했는데 명백히 모두 제 잘못"이라며 자필 사과문까지 공개했다.

또 가수 현아를 겨냥한 한 누리꾼은 "초등학교 5학년 축제 당시 현아에게 뺨을 맞았다"고 주장하며 "난 네게 연락이 올 줄 알았다. 기억 안나는 걸까, 모르는 척하는 걸까, 아니면 속으로 생각이나 하고 있을까. 요즘 아무렇지도 않게 TV에 나오는 모습 보니 울화통이 터진다. 반성은 하고 있니"라는 제보글을 적었다. 이에 대해 현아는 "뺨을 때린 적도 누군가를 때린 적도 없다. 저는 그 글 쓴 분이 마음으로 행복한 일들이 많아지길 바란다"는 초연한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이어 KBS 2TV 새 드라마 '디어엠'을 앞두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혜수에 대한 학폭 제보도 이어졌고,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막말을 했다는 구체적 이야기까지 공개되며 파장이 일었다. 이에 소속사는 "피해자 모임이라는 소속 자가 익명으로 소속사 및 부모 연락처로 ‘어떻게 하실 거냐’ 식의 막연하고도 정체 모를 연락을 취해왔다"며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악의적 행동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 진실은 어디에?

학폭 피해를 주장했던 최근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허위 사실임을 스스로 인정하거나, 사과문으로 폭로를 번복했다. 최근 논란 외에도 일면식조차 없거나, 같은 학교에도 다니지 않았던 이들의 허위 사실 유포가 드러난 정황도 있다.

이러한 케이스의 경우 사실여부를 떠나 해당 연예인은 코앞에 다가온 컴백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난관에 봉착한다. 박혜수의 '디어엠'은 제작발표회가 취소되며 방영이 불투명해졌고, 유재석과 함께 MC를 받아 기대를 모았던 조병규의 '컴백홈'도 편성이 미뤄지는 피해를 입었다.

물론 피해자들의 폭로가 진실인 경우도 있다. 스포츠계의 경우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과 박상하 등이 모든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연예계의 경우에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과는 물론, 자숙 등의 조치가 반드시 취해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마녀사냥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피해 주장글은 한 연예인은 물론, 관련 종사자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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