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콜'에서 광기어린 여주인공 오영숙 역

"강력한 캐릭터 오영숙, 지금 아니면 못한다고 생각"

"박신혜 배우와 연기 핑퐁, 서로 현장에서 함께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압도적이라는 표현은 영화 '콜'에서 열연을 보여준 배우 전종서에게 꼭 어울리는 말이다. 불과 두 번째로 출연한 작품이었지만, 그만큼 그녀의 연기는 밀도 있었고 파격적이었다는 평을 듣기에 충분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콜'에서 주인공으로 나선 전종서는 섬뜩한 사이코패스 오영숙 역을 맡아 캐릭터 그 자체를 보여줬다. 스스로도 "배우 생활을 하면서 꼭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와 몰입도는 남달랐다.

"개인적으로 영숙을 연기하기 위해 매순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어요. 또 이충현 감독님이 그런 연기를 위해 다소 예민할 수도 있는 저에게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해주셔서 편안하게 몰두할 수 있었죠.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도 많은 디렉팅을 주시기보다는 자유롭게 카메라 안에서 놀 수 있도록 놀이터를 제공해주셔서 자유로운 연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의 말처럼 고도의 집중이 필요했던 이유는 영숙이라는 캐릭터에 있다. 극중 또 다른 주인공 서연(박신혜)은 집에 있던 낡은 전화기를 연결했다가 낯선 여자 영숙과 전화를 하게되고, 이 과정에서 영숙은 끔찍한 위협은 물론 복수를 위한 폭주를 하면서 살인마로 변하게 된다. 극에 치닫는 감정을 연기해야 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20대 여자 배우로서 할수 있는 영화와 캐릭터, 또 할수 있는 말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에서 '콜'과 많은 부분이 맞아 떨어졌어요.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다 싶었죠. 지금의 전종서와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 될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출연을 결심했고, 극중 영숙을 어린아이와 같은 트러블메이커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실 '콜'은 지난 3월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전세계적으로 퍼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차일피일 개봉이 미뤄지던 중 넷플릭스 공개를 확정지었다. 관객과 직접 대면하고 소통하지 못한 아쉬움이 전종서에게도 남았을 터. 그러나 넷플릭스의 광팬이었던 그녀는 오히려 이 사실을 반겼단다.

"넷플릭스는 수년 전 한국에 왔을 때부터 제가 사랑했던 플랫폼이에요. 마치 다양한 문화들이 모인 창고 같다고 느껴지고, 이 과정에서 세계가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조금 과장을 보태면 넷플릭스에 있는 모든 영상들을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웃음). 마침 '콜'의 색깔과 맛이 넷플릭스와도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요즘과 같은 시기에 관객 분들도 집에서 편안하게 접하실 수 있어서 저에겐 반가움으로 다가왔어요."

박신혜와의 호흡도 궁금했다. 극중 대립각을 세운 두 사람은 목소리로 만나지만 대면한 것 이상의 에너지를 뽑아낸다. 영숙이 점차적으로 폭주하면서 이에 끌려다니는 서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긴장감과 애를 태우기 충분했다는 평이다.

"박신혜 배우님이 촬영할 때 저도 매일 현장에 갔고, 제 전화 촬영이 있을때에도 마찬가지로 매회 현장에 와서 전화 목소리를 내주셨어요. 카메라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항상 함께했죠. 제가 가지지 못한걸 갖고 계신 분이고, 제가 카메라 속에서 포효하면 좌절하는 포지션을 연기해주시면서 핑퐁처럼 맞아떨어질 수 있었어요. 제가 만약 서연처럼 우는 장면이 많았다면, 정신적 타격이 컸을 것 같아요."

'콜'에서의 전종서 연기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지난 2018년 데뷔작인 '버닝'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을 알렸다면, '콜'에서는 그만큼 확실한 각인을 시켰다. 영화계에서 흔치 않은 신선한 페이스와 강렬했던 연기에 그녀의 다음을 궁금해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많아졌다.

"좋은 의미로 더 '미친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영화를요. '버닝'도 '콜'도 그런 영화였고요. 틀을 깨는 작품들이 앞으로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제작하는 분들이나 배우들의 걱정과 조바심, 두려움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도전하고, 흔들고, 일깨우고, 충격을 주는 신선한 영화들을 해보고 싶어요. 멜로이든 액션이든 중요치 않아요."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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