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아시아의 별' 보아가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으로 돌아왔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 보아다운 음악으로 세트리스트를 채웠다"며 또 한 번의 진화를 예고했다.

1일 오전 보아의 20주년 앨범 'BETTER'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보아는 데뷔 20주년 소감을 전하며 "아직 어색하고 실감이 안 난다. 댄서분들 중에 띠동갑으로 어린 분들이 들어오실 때 '내가 오래하고 있구나' 싶다"며 "가장 20주년다운 앨범을 고민하면서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음악이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20주년이라고 오히려 주변에서 더 의미 부여를 하는데 저는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대에서 막연히 열심히 하는 것보다 강약 조절을 잘 하는 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20주년인 이제서야 느낀다. 아직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그런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공개되는 보아의 정규 10집 'BETTER'는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으로, 타이틀 곡 ‘Better’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총 11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에는 히트메이커 유영진, 켄지(KENZIE), 최정상 프로듀싱팀 Moonshine(문샤인), LDN Noise(런던 노이즈), 인기 작사가 이스란, 조윤경, 황유빈 등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으며, 보아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들도 담겼다.

보아는 "정규 10집이고 2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만큼 다양한 장르를 넣어보려고 했다. 다채롭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다. 작업만 1년 반 정도 걸린 앨범"이라며 "좋은 음악이 우선이었다. 요즘은 정규 앨범을 잘 발매하지 않는데 저는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정규가 좋다.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봤을 때 가수가 얼마나 고민해서 세트리스트를 만들었는지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다채롭게 꾸몄다. 한번 플레이하면 마지막까지 자연스럽게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타이틀 곡 ‘Better’는 묵직한 베이스와 후렴구의 폭발적인 비트가 인상적인 R&B 댄스곡이다. 영국 가수 아와(AWA)의 '라이크 아이 두(Like I Do)'를 샘플링해 보아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특히 망설이지 말고 당당하게 사랑을 쟁취하자는 가사와 보아의 파워풀하면서도 절제된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다.

보아는 타이틀곡에 대해 "유영진 오빠의 곡이고 망설이지 말고 사랑을 쟁취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보통 '보아'라고 하면 '걸크러쉬'를 생각하시지 않나. 2020년 버전의 걸크러쉬를 기대하셔도 좋다. 퍼포먼스도 굉장히 멋있고 업그레이드 된 걸크러쉬, 좀 더 여유있는 여성상을 표현했다. 가장 보아다운 노래라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000년 1집 앨범 'ID:PEACE B'으로 데뷔한 보아는 K팝 열풍의 시초와 역사를 만들어왔다. 15살 데뷔 초부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프로듀서는 '같은 시대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아는 "이수만 선생님이 제 옆에 조력자로 항상 계셔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이렇게 같이 음악하고 싶다. 20주년이라고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다. '네가 벌써 20년이니? 오래됐구나' 이런 이야기가 전부였다.(웃음) SM 식구들은 음악적으로 교류하고 대동단결하는 사이다. 지금도 만나면 밤새 음악 얘기만 한다"며 남다른 신뢰를 드러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세계 무대에 섰던 20년 전의 보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그렇게 독하게 잘 해내고 꿋꿋하게 살아남았을까 싶다. 그때의 제게 너무 고맙다. 지금도 나태해진 것 같을 때 예전의 제 영상을 찾아본다.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가수였다. 지금도 유지하는 초심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다. 또 내 이름과 음악, 무대에 대한 책임감. 그것 하나로 모든 게 이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의 선구자로서 후배들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보아는 "요즘 후배분들의 활동은 제가 옛날엔 상상할 수 없었던 영역이다. 너무 멋있고 대단하다. K팝이 전 세계를 향하는 음악이 됐다. 내 작품에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더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내는 것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할 시기 같다. 워낙 잘하고 계시겠지만 K팝을 위해 더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보아는 "최근에 나훈아 선배님 무대를 보면서 반성 많이 했다. '20년은 아기구나!' 싶었다. 저는 퍼포먼스를 하는 가수니까 몸 관리 잘 해서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 보여드리고 싶다"며 "이제 막 가수로서 성인이 된 느낌이다. 모두가 성인이 되면 자기 자신이 모든 일을 선택하지 않나. 이제 데뷔 20주년이니까 제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 좀 더 고민해봐도 될 것 같다. 앞으로의 10년, 20년이 더 기대된다. 더 즐겁게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보아의 정규 10집 앨범 ‘BETTER’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음원 공개된다. 음반은 2일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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