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영화 포스터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내내 고군분투했던 극장가가 가을맞이에 분주하다. 보통 영화계 대목으로 여겨지는 추석을 앞뒀지만, 코로나19 시국 속 극장가는 여전히 한산하기만 하다. 이 가운데 도전장을 내민 신작들이 있다. 저마다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기대작들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오는 9월 29일 영화 ‘담보’, ‘국제수사’,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이 동시에 개봉한다. 추석 흥행을 겨냥한 국내 신작들이다. 지난해 추석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타짜: 원 아이드 잭’, ‘힘을 내요 미스터리’ 등 국내 대형 배급사들의 대작들이 스크린을 채웠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의 침체가 극심한 탓이다. 올 여름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강철비2: 정상회담’ 등 텐트폴 영화들의 선전으로 8월 초 관객 수가 반짝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중순 이후로는 또 다시 내리막길이다. 보통 때라면 성수기로 불릴 추석 시즌도 난항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8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8월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57.2% 늘어난 883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한 이후인 8월 둘째 주말(7~9일)에는 18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지난 2월 이후 최고 주말 관객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8월 18일부터 전체 관객 수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8월 넷째 주말(21~23일) 관객 수는 48만 명으로 하락했다. 9월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하루 극장을 찾는 총 관객 수는 5만 명 밑으로 떨어져 매일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더군다나 방역 당국이 명절 연휴를 앞두고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극장가 라인업에 큰 변화가 생겼다. 당초 추석 개봉을 준비했던 ‘승리호’, ‘싱크홀’ 등 제작비 200억 원이 넘는 대작들은 줄줄이 개봉일을 미뤘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건 중급 규모의 영화들이다. 코미디부터 스릴러, 휴먼 드라마까지 알찬 한국 영화들이 추석 관객맞이에 나선다.

◆따뜻한 휴먼 드라마…‘담보’

사진='담보' 스틸
먼저 배우 성동일, 김희원, 하지원 주연의 ‘담보’는 인정사정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근 tvN ‘바퀴 달린 집’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던 성동일과 김희원이 연기로 맞붙는다. 여기에 올여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황정민의 딸 역할로 눈도장을 찍은 아역배우 박소이가 무려 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출연한다.

특히 2인 1역을 맡은 하지원과 박소이의 열연에 기대가 모아진다. 어른 승이 역을 맡은 하지원의 밀도 높은 감정 연기와 ‘천재 아역 배우’로 떠오른 박소이의 귀여운 매력이 관전포인트다. 하지원은 박소이를 향해 “만화 주인공처럼 예뻤다. 대본 리딩 때 감정 연기도 정말 편안하게 하더라. 섬세한 감정 표현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고 극찬했다는 전언이다. 무엇보다 영화 전반에 깔린 따뜻한 분위기와 네 사람의 유쾌한 조화가 가족 단위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곽도원의 생애 첫 코미디…‘국제수사’

사진='국제수사' 스틸
‘담보’에 맞서는 영화는 배우 곽도원 주연의 ‘국제수사’다. ‘국제수사’는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 병수(곽도원)의 현지 수사극이다. 이제껏 조명되지 않았던 ‘셋업 범죄’라는 소재를 수사극에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로 관심을 모은다.

특히 필리핀의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선 굵은 남자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볼거리다. 곽도원은 가족들과 함께 떠난 해외여행에서 국제급 범죄에 휘말린 형사 병수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첫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다. 여기에 김대명, 김희원, 김상호가 각각 졸지에 수사 파트너가 된 현지 관광 가이드 만철, 글로벌 범죄 조직의 킬러 패트릭, 병수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네는 친구 용배 역으로 분해 장르를 오가는 내공을 펼쳤다. 데뷔 후 첫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곽도원과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최고의 주가를 올린 김대명을 비롯해 김희원, 김상호의 탄탄한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신박한 코믹 스릴러…‘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사진='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인류 멸망을 목표로 지구에 온 언브레이커블과 이에 맞서는 대한민국 세 명의 여고 동창 전사들의 한 판 대결을 그린 코믹 스릴러로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로 독보적인 장르와 스타일을 개척한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장항준 감독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 감독이 SF와 스릴러 등 생소한 장르적 변화를 꾀해 독특한 영화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무엇보다 남다른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여배우들의 활약이 기대 포인트다. ‘반도’의 흥행을 이끈 배우 이정현과 서영희, 이미도가 이야기의 중심축을 담당, 여자들만의 특별한 연대를 담아낸다. 극 중 이정현은 행복한 신혼 생활 중 난데없이 남편과 적이 된 순진한 아내 소희 역을 맡았다. 또 서영희는 남편 죽이고 감옥 다녀왔다는 소문만 무성한 소희의 여고 동창 세라 역으로, 이미도는 뜻밖의 오해로 대결에 합류하는 양선 역으로 활약했다. 여기에 김성오, 양동근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노련한 전개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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