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트로트 비너스' 강소리(35)가 돌아왔다.

2012년 발표했던 '사랑 도둑'이 최근 개봉해 354만 관객을 모으며 여름 최강자로 급부상한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의 유일한 트로트 수록곡으로 쓰이며 다시 대중들에게 회자 중이다. 강소리의 '사랑 도둑'은 극 중 강동원의 조력자들이 좀비떼를 쫓기 위해 나이트클럽 홍보 차량을 이용하는 장면에서 배경 음악으로 사용됐다.

정통 트로트 곡 '미워도 사랑해'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던 강소리는 최근 '사랑 도둑'의 EDM 버전을 새롭게 발표하고 여름 가요 시장에서 정면 승부에 나섰다.

'미스터 트롯'과 '미스 트롯'을 비롯해 공중파, 종편 할 것 없이 대부분의 방송사에서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는 현재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며 트로트를 지켜온 강소리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반도' 제작진께 연락을 받았어요. 연상호 감독님이 제 노래를 쓰고 싶어하신다고요. '사랑 도둑'이 일곱 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 중에 휴게소 등지에서 메들리 버전으로 틀어 놓은 걸 알고 계셨나 봐요. 연상호 감독님 하면 우리나라 최고 감독이신데 제 노래가 '반도'에 들어가다니 너무 좋았죠. 개봉 첫날 저희 가족, 회사 직원분들과 함께 가서 봤어요. '반도'가 프랑스 칸 영화제에도 초청됐다고 들었는데 칸에서 '뽕짝'이 울려 퍼진 건 처음 아닐까요?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중독성 높은 곡의 구성과 강소리 특유의 흥에 겨운 보이스, 에너지 넘치는 무대 구성 등에 힘 입은 '사랑 도둑'은 지난달 25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 이후 강소리를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까지 올리며 화제의 중심이 됐고 최근 카카오뮤직 실시간 차트 2위에 오르는 등 인기 고공 행진 중이다.

"코로나 때문에 지방 공연 등 대외 활동을 몇 개월 동안 못했어요. 그러다가 '반도'에 제 노래가 쓰이고 또 올 여름 아이돌들이 대부분인 '쇼! 음악중심'이나 SBS ‘인기가요’ 생방송 음악 방송에 나가서 싹쓰리 등 한창 인기 있는 분들과 같이 활동을 하니 감개무량하네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지 예상도 못했어요."

강소리는 지난 2011년 혼성 3인조 힙합 그룹 '할로'로 데뷔해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2년 '사랑 도둑'으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뒤 '하와이 부르스', '단둘이야', '미워도 사랑해' 등의 곡을 선보이며 9년 차 트로트 가수로 활동 중이다.

"올 초 코로나 19 때문에 지방 공연 등 대외 행사가 거의 없어져서 힘들긴 했어요. 하지만 최근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의 인기로 트로트의 저변이 넓어져서 좋습니다. 트로트 가수로 활동할 동안 너무 큰 사랑을 받았고 많은 지방 공연과 방송 출연을 하면서 열심히 활동해 왔어요. 데뷔 후 몇년 동안 댄스 트로트가 사랑을 받은 시기였다면 얼마 전까지 '가요무대' 외에는 전통 트로트를 부를 무대가 없었어요, 최근 대부분의 방송사에 트로트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생기고 또 선배님들 세대가 부르시던 곡들까지 사랑받고 재조명 되고 있어서 너무 뿌듯합니다. 예전에는 트로트 가수들을 등한시 하는 시선도 간혹 존재했다면 최근에는 너무들 반가워 해주시고 예쁘게 봐주시니 너무 감사하네요."

인터뷰 내내 강소리에게서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 중 하나가 트로트 가수로서 활동한 8년의 시간 동안에 대한 심지 굳은 자부심과 자긍심이었다. 으레 트로트 가수하면 신인 시절 고생담이나 무대 위 설움 등을 줄줄 꿸 것으로 예측하는 시선에 대해 "그동안 가수 생활을 하며 먹고 사는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 TV에 항상 나오지 않더라도 엄청난 공연을 다니며 활동을 한다. 그러지 마시라고 해도 지방 공연 현장에서 팬들이 쌀과 김치까지 싸주시려고 한다. 4번의 싱글을 내면서 일류 작곡가 분들의 곡을 받았고 녹음 스튜디오부터 믹싱, 마스터링까지 모두 최고를 추구했다. 매번 최선을 다 했기에 무대에 선 순간 박수가 안 나온 적은 있을 지언정 노래가 끝나면 늘 박수가 나왔다"며 당당히 이야기했다.

그동안의 시간동안 가수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일까. "지난 겨울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의 공개 방송에 나갔어요. 어쿠스틱 버전으로 나훈아 선생님의 '홍시'를 불렀거든요. 그 때 50명의 청중이 계셨는데 세 명의 관객이 우시는 거에요. 그 때 '내가 정말 가수가 됐구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 정말 감명 받았어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선배 가수들 중 이미자와 이선희, 최진희를 가장 좋아하고 닮고 싶다는 그는 "제 노래 중 '미워도 사랑해'를 만들어주신 유현상 선생님께 평소 많은 걸 배운다. 선생님은 방송 현장에서도 항상 쉬지 않고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유튜브 등을 확인하시면서 '이런 느낌을 내는 가수가 되야 한다'고 조언해 주신다. 트로트는 인생의 애환이나 본질적 감정이 담긴 장르 아닌가. 어린 세대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을 수 있는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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