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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1년 중 극장가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즌이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화계가 총체적 위기에 빠지면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 같은 분위기를 쇄신할 반가운 신작이 등장했다. 배우 강동원, 이정현 주연의 '반도'(감독 연상호)가 그 주인공이다. 가장 어려운 시기 용감하게 출사표를 던진 '반도'의 흥행성패에 따라 하반기 극장가의 타임라인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반도'는 개봉 첫날인 15일 하루 동안 35만2926명(영진위통합전산망 누락분 롯데시네마 제공)의 관객을 동원하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남산의 부장들'(오프닝 스코어 25만2059명) 이후 176일 만에 최고 스코어다. 예매율 역시 뜨겁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85.2%가 넘는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어 폭발적인 흥행을 기대케 하고 있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부산행'이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좀비를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끌고 왔다면, '반도'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여기에 액션 마스터 강동원과 '비주얼' 장인 연상호 감독의 만남으로 승부의 날을 세웠다.

흥행 필승 조건을 두루 갖췄지만 올해 코로나19란 변수가 터지면서 극장가의 시름은 여전히 깊다. 5월 한국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전국 관객 수가 5월부터 점차 증가해 연간 관객수의 80%까지 회복한다 해도 극장 매출은 작년보다 62%(1조1866억 원) 줄어든 7273억 원 수준에서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암담한 분위기이지만 최근 '결백', '침입자' 등 일정을 미뤘던 신작들이 개봉했고, 영진위의 할인권 이벤트로 6월 마지막 주말 관객 수는 99만여명으로 잠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관객 수는 34만5천여명으로 다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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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것은 사실이지만 마냥 낙담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살아있다'는 180만 관객을 돌파하는 유의미한 기록으로 극장가 소생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각 멀티플렉스들은 띄어앉기, 발열체크 등 철저한 방역 체계를 가동하며 여름 관객 맞을 준비를 단단히 마쳤다. 이제 필요한 건 떠나버린 관객을 끌어모을 계기다.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반도'의 흥행 성적에 주목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첫 월드와이드 개봉작인 '반도'가 관객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반도'의 흥행 여부가 올해 영화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관람을 주저하는 부동층을 움직이는 게 관건인데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반도'를 극장에서 관람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개봉 대기 중인 작품들의 스케줄 역시 윤곽이 잡힐 것 같다“며 "모두가 어려운 때라 지금은 배급사 간 경쟁을 떠나 영화계 모두가 '반도'의 흥행을 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가 아무래도 소재와 장점이 확실하고 거대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인 만큼 흥행성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질 만하지만, 만약 흥행에 실패한다면 하반기 영화계 상황은 지금보다 열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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