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베이비'서 상큼한 최강으뜸 열연

장나라와 로맨스 호흡 설렘

액션·멜로 장르불문 자신있어

배우 정건주가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사랑이란 통속적인 소재가 여전히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하듯, 세월이 흘러도 각광받는 캐릭터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연하남’이 아닐까.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연하남은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 캐릭터다. 순수하고 귀엽지만 때로는 남자답게 여자를 리드하는 그들의 매력은 수많은 누나들에게 설렘을 안겼다. 그리고 2020년 여름, 국민 연하남 계보를 이을 또 한 명의 신예가 등장했다. 귀여운 보조개를 품은 앳된 외모인데 웬일인지 자꾸 기대고 싶다. 지금 안방극장에서 가장 뜨거운 신예, 정건주와 만났다.

“‘오마이베이비’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후 두 번째 정극이었어요. 앞서 교복 입은 모습으로 귀여운 매력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엔 정장 입은 신입사원 캐릭터로 파릇파릇한 느낌을 선보일 수 있었죠. 저도 제 안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한 기회였어요.”

지난 2일 종영한 tvN ‘오마이베이비’는 결혼은 건너뛰고 아이만 낳고 싶은 솔직 당당 육아지 기자 장하리(장나라)와 뒤늦게 그녀의 눈에 포착된 세 남자, 한이상(고준), 윤재영(박병은), 최강으뜸(정건주)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물이다. '보이스3', '뷰티 인사이드', '터널'에서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을 뽐낸 남기훈 감독과 육아지 기자 출신 노선재 작가가 뭉친 작품. 정건주는 육아지 ‘더 베이비’의 광고팀 신입사원 최강으뜸 캐릭터를 연기하며 청량한 매력을 발산했다. 남 감독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정건주의 청량한 이미지에 주목, 그를 최종 캐스팅했다.

“최강으뜸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눈치가 없는 캐릭터에요. 상식적으로 보통의 회사에 있다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할 것 같은 인물이죠. 그래서 뭔가 의도를 가지고 연기하면 얄미울 것 같아서 정말 순수하게 연기했어요. 그래야 담백하게 보일 것 같았거든요. 극 중 하리와 얽히는 유일한 연하남이니까 최대한 귀엽게 보이려고 노력하기도 했죠.”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최강으뜸의 어머니는 호주제가 폐지되고 ‘양성쓰기’가 가능해지자 아들의 호적에 자신의 성을 넣은 여성학자다. 화목하고 열려있는 집안에서 자란 덕에 최강으뜸은 맑고 순수하다. 회사에서도 맡은 바 열심히 일하지만 눈치 없는 면모 탓에 자주 혼나고 좌절한다. 상사로 만난 장하리 차장은 스물일곱 최강으뜸의 마음에 사랑의 감정을 일깨운다.

“제 실제 성격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였어요. 근데 연기하면서 점점 닮아갔죠. 원래 낯가림도 있고 잘 안 웃는 편인데 최강으뜸처럼 밝아지고 붙임성도 좋아졌어요. 방송을 보면서 ‘나한테 이런 표정도 있구나’ 깨닫기도 했죠. 연애 문제도 실제 저라면 접근 방법부터 달랐을 것 같아요. 직진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제가 생각이 좀 많은 편이고, 상대방의 기분을 먼저 신경쓰는 스타일이거든요. 실제로 상사를 짝사랑한다면 한이상처럼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오마이베이비’는 사랑스러운 로맨스물이었지만, 중심 주제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결혼과 비혼, 출산, 난임 등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고민할 만한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정건주는 "예민한 소재인 만큼 연기 톤을 집중적으로 신경썼다"고 말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소재 특성상 배우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연기해야 시청자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래서 최대한 힘 주지 않고 담백하게 연기하려고 했고요. 솔직히 저는 아직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근데 ‘오마이베이비’를 보니 주변에서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겠더군요. 두 사람의 가치관이 꼭 맞는다는 게 정말 힘든 일이잖아요. 그래도 드라마의 엔딩을 보면서 어쩌면 사랑의 힘으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현실적인 소재뿐만 아니라 탄탄한 배우 라인업은 ‘오마이베이비’의 큰 힘이었다. 배우 장나라를 필두로 고준, 박병은 등이 쫀쫀한 호흡으로 정건주와 사각 로맨스 구도를 형성했다. 현장의 막내였던 정건주에게 대선배들과 함께한 현장은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따뜻하고 즐거운 기억이었다. 특히 화제를 모았던 장나라와의 키스신은 잊지 못할 촬영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땐 배우들이 다 또래였는데, 이번엔 모두 대선배님들이라 촬영 며칠 전부터 너무 떨렸어요. 원래 무뚝뚝한 성격인데 선배님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먼저 장난도 많이 치고 애교도 부렸죠. 특히 버스정류장에서 하리랑 뽀뽀하는 신은 으뜸이의 직진 면모를 보여주기에 좋은 장면이라 준비를 많이 했어요. 너무 긴장했는데 장나라 선배님이 동생처럼 편하게 대해주셔서 자연스럽고 재밌게 촬영했죠. 나라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분량이 많아서 바쁘셨을 텐데도 늘 함께 대사를 맞춰주셨거든요. 매번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배려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지난 2017년 그룹 데이식스의 ‘좋아합니다’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정건주는 ‘이런 꽃 같은 엔딩’, ‘상사세끼 시즌2’, ‘드라마 스페셜-참치와 돌고래’, ‘최고의 엔딩’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이도화로 지상파 데뷔를 알렸고, 올해 ‘오마이베이비’의 주연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며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원래 공대생이었어요. 졸업하면 회사에 취직할 생각이었는데 어느 날 문득 제가 어떤 일에 소질이 있는지 찾고 싶어서 군대 갔다오자마자 여러 가지 일에 도전했어요. 카페에서도 일해보고 요리도 배워보고 마지막에 연기학원도 다녔죠. 그러다 배우의 길을 선택했어요. 처음엔 부모님도 의아해하셨는데 제가 꼼꼼하게 미래 계획을 세워서 설득했어요. 적당히 하다 취직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판이 커질 줄은 모르셨대요(웃음) 이왕 시작한 일이니까 천천히 기본부터 다지면서 오래 일하고 싶어요. 운동을 좋아해서 액션도 자신있고, 진한 로맨스 장르도 욕심이 있어요. 특히 지금까지는 누군가를 짝사랑하고 ‘짠내’나는 캐릭터가 많았는데 다음엔 성공적인 로맨스도 해보고 싶네요.”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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