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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송지효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출연이후 송지효를 대중들이 인식하는 대표적 이미지는 게임을 주도적으로 풀어내는 '브레인'으로서의 냉철한 분석가 또는 '멍지효'로 대변되는 친근한 이웃집 누나 두가지였다.

하지만 데뷔작 '여고괴담3-여우계단'(2003)부터 그를 대중들에게 각인시켜 준 '궁', 연기 인생 전반 대표작으로 꼽히는 '주몽', '색즉시공2', '쌍화점'까지만 해도 20대 여배우의 아름다움을 반짝반짝 빛내며 공포, 사극, 섹시 코미디, 드라마 장르까지 변화무쌍하게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을 했다.

연기 경력 10년차 이후에도 도전 정신은 변함이 없었다. 영화 '신세계'(2013)나 '성난 황소'(2018)처럼 꽤나 독한 영화들에 도전장을 던져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캐릭터를 연기해내는가 하면, '자칼이 온다'(2012)나 '바람바람바람'(2018)처럼 코믹이 가미된 장르에도 욕심을 드러내왔다.

드라마 '응급남녀'(2014)와 '구여친클럽'(2015).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피웁니다'(2016) 등을 통해서는 극적인 요소가 가미되긴 했지만 그 시대 여성들에게 존재할 법한 캐릭터를 맡아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작품 선택이나 캐릭터 소화에 있어서 끊임없는 도전을 거듭해온 그이기에 소설 '아몬드'의 작가로 더 유명한 손원평 감독의 '침입자'를 새 작품으로 내놓은 것이 그닥 의아하지는 않다. 연기 욕심이 많은 그로서는 충분히 즐거운 도전이었으리라는 예측도 더해진다.

"'런닝맨'이후 10년 가까이 밝고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만 보여드렸잖아요. 반대되는 것에 대한 갈망이 많았죠.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어요. 욕심이 많이 났죠.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 저에게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저에겐 단 한 번의 시도잖아요. 정말 탐이 났죠."

'침입자'는 어릴 적 동생을 잃고 온 가족이 상실감을 안고 살아오던 서진(김무열)의 집에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이 돌아온 후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다. 유진이 돌아온 후 어머니, 아버지를 비롯해 딸마저 무언가에 홀린 듯 변해가자 서진은 동생의 비밀을 쫓기 시작하고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처음 시나리오 제목은 '도터'였어요.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보게 됐고 감독님을 한 번 뵙고 싶어서 찾아가서 만남을 가졌다. 여자 감독님인지도 만나 뵙고 알았다. 말씀도 여리게 하시는 분이었는데 ''이 분이 이런 글을 쓰셨다니'하며 놀라기도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시나리오를 제게 주신 제작자가 '성난 황소'를 만든 장원석 대표셨어요. 그것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죠. 이번 영화를 하면서 다시 한 번 고나계의 소중함도 느끼게 됐고 관계자 분들께 감사한 마음도 다시 한 번 느꼈죠."

'침입자' 속 유진을 연기한 송지효는 이전 작품들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모습들을 선보인다. 과거가 비밀에 가리워진 유진은 서진의 가족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 생들을 이용해 신분 세탁을 하는가 하면,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도 서슴지 않으며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몇몇 장면에서는 그에게 이런 표독스러운 표정과 소름 돋게 하는 무표정들이 있었나 하는 발견의 기쁨도 따른다.

"화분에 물주는 장면이 유독 많잖아요. 그 장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자세히 보시면 식물들이 다 죽어 있어요. 유진은 그런 것에는 아랑곳 않는 인물이죠. 처음엔 싱싱했던 화분 속 식물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다 말라 비틀어져 있어요. 그럼에도 유진은 매일 물을 주는 행동을 하죠. 감독님이 이런 디테일들 속에 의미를 담으셨던 것 같아요. 이 때 카메라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표정이 괴기스럽기도 하고 묘한데 저희는 전부 카메라를 향해 있어서 촬영 당시엔 잘 몰랐어요. 완성된 영화로 보니 정말 괜찮은 장면으로 탄생한 것 같네요."

'침입자'를 가장 흥미롭게 만드는 지점은 유진이 서진의 친동생인가 아닌가 하는 지점이다. 영화는 엔딩부까지 철저하게 알쏭달쏭하게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하며 수수께끼를 풀어가도록 유도한다.

"유진은 모든 걸 감추고 있다가 서서히 단서가 제공되잖아요. 장면 별로 유진의 입장을 설계하거나 하지는 못했어요. 시나리오에 나온 그대로 최선을 다 하려고 했죠. 다만 어떤 지점에서 유진의 본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타이밍에 대해서는 고민이 됐어요. 촬영 당시에는 완성된 영화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유진의 본모습이 등장하기도 했거든요. 농도와 포인트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가 크게 다가오기도 했죠. 유진이 집안의 친딸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의 결말이 시나리오에도 안나와 있었어요. 그리고 감독님께도 당부드렸죠. 저한테 절대 끝까지 알려주지 마세요. 만약 친딸이라면 너무 슬픈 상황이고 아니라 해도 절망적이잖아요. 모르고 연기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어요."

극 중 유진과 서진이 영화 내내 대립하는 날선 관계인 탓에 송지효와 김무열 모두 극한의 감량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송지효는 7kg, 김무열은 무려 20kg을 감량하며 캐릭터의 예민한 상태를 표현했다.

"손 감독님이 먼저 체중 감량을 이야기하셨어요. 유진이의 선이나 이런 부분이 날렵하게 나왔으면 좋겠고 예민하게 보이면 좋겠다고 하셨죠. 저는 특별한 노력보단 저녁 6시 이후로 금식하고 아무래도 촬영하다 보면 심적으로 고생도 따르니까 촬영 중 체중이 빠지긴 하더라고요. 무열 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무열 씨는 신경과민증을 앓는 모습을 표현해야 했으니 20kg이나 감량했더라고요. 처음 완성된 영화를 딱 보고 났을 때 무열 씨가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라는 걸 깨달았어요. 연기도 워낙 잘 하지만 초반에 중심을 잘 잡아서 영화를 일관되게 끌고 나가주는 모습이 좋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제 넋두리도 다 들어주고, 또 자기 할 일을 저렇게 해냈다는게 '정말 멋있는 친구이자 연기자다'라고 느끼게 됐어요."

어느덧 10년 가까이 출연해 온 '런닝맨'은 그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어떤 상징과도 같은 프로그램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기존 작품을 지우고 늘 새 것에 도전해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에는 대중을 웃게 하고 즐겁게 해줘야 하는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이 덫으로 작용할 위험도 늘 상존하고 있다.

"'런닝맨'이 배우로서의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지 묻는 질문을 아주 오래 받아왔죠. 해답은 결국 매순간에 최선을 다 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일의 손실을 따질 정도로 머리가 좋지도 않고 그렇게 행동한 적도 없어요. '런닝맨'도 저에겐 하나의 작품이죠. 같이 병행하는 수 밖에 없어요. 어떤 것이 내게 손해고 또는 이득이고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런 부분의 충돌은 없는 것 같아요. 이 또한 내가 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죠. 다만 제게 행해지는 모든 평가는 감수해야 합니다. 오히려 '런닝맨' 이전까지 밝고 긍정적인 작품을 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저에겐 '런닝맨'의 존재가 득이면 득이 됐죠. 송지효라는 사람과 가장 닮아 있는 모습도 '런닝맨'속 송지효이고요. 저라는 사람을 갖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예요."

'침입자'가 최근 들어 가장 강렬한 캐릭터 변신을 꾀한 작품이기에 그에게 만족감을 줬다면 오는 8일 첫방송을 앞둔 JTBC 새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로 색다른 의미를 갖는다. 송지효는 14년 차 생계형 독수공방 싱글맘이자 영화 PD 노애정 역을 맡아 손호준, 김민준, 송종호, 구자성을 상대로 로맨스를 펼쳐갈 예정이다.

"'우리, 사랑했을까'가 제 인생 마지막 로맨틱 코미디 아닐까요? 고군분투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습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은 눈물샘을 오롯이 자극하는 신파 드라마도 꼭 한 번 해보고 싶고요. 청순가련한 인물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아요. 제가 쓰일 수 있는 곳이면 어떤 작품이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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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7/06 12: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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