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진이 자신의 메인기타 포데라 엠페러2로 시연을 보이고 있다. [사진=조성진]
▶ 김재중에서 B1A4, 싸이, 에일리, 린 다수 세션
▶ 적재적소에 필요한 음 배열하는 역량 탁월
▶ ‘네이선(네이던) 이스트’ 가장 존경
▶ 부인은 베테랑 ‘코러스 보컬’ 김미영
▶ EDM/발라드 스타일의 첫 솔로앨범 발매 예정
▶ 메인기타는 포데라 엠페러2, 야마하 BBNE2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백경진(35)은 김재중 2013 아시아투어를 비롯해 2014 B1A4 아시아 및 월드투어, 그리고 슈퍼주니어, 박화요비, 김재중, 김조한, 이승기, 세븐, 린, 에일리, 싸이 등등 수많은 스타 음악인들의 공연 및 레코딩 세션을 한, 가장 ‘핫’한 젊은 베이시스트 중 하나다.

이미 600여 곡 이상의 레코딩 및 1000회가 넘는 공연 세션 기록을 넘어섰다. 얼마 전엔 포레스텔라 세션까지 마쳤다.

백경진에 대해 동료 뮤지션들은 “그 어떤 새로운 곡을 주더라도 가수와 기획사가 원하는 대로 곡의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는 습득력이 대단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다 보니 특정 곡의 적재적소에 필요한 음을 배치해가는 필 인이 탁월하다. 화려할 땐 화려하게 연주하다가도 얌전할 땐 얌전하게 표현하는 등 다채로운 표정의 뉘앙스로 음의 낭비가 없는 베이스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백경진이 늘 강조하는 연주 철학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함에도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내는 베이스”다. 이 한마디에서 그가 추구하는 베이스 세계의 특장점을 잘 알 수 있다.

야마하 BBNE2 네이던 이스트 시그니처 기타
그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베이시스트는 네이던(네이선) 이스트다.

“네이선 이스트야말로 양보하면서도 진정 존재감을 드러내는 베이시스트입니다. 현재 제가 추구하는 베이스 철학에 가장 근접한 뮤지션이죠.”

또한, 백경진은 국내에선 흔치 않은 EDM 베이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백경진이 세션한 많은 곡 중에서도 자신의 연주 특장점이 가장 잘 나타난 작품으로 자이언티의 ‘노 메이크업’과 ‘꺼내 먹어요’, 김필 ‘괴수’ 등을 꼽았다.

“‘노메이크업’은 베이스가 잘 나타나는 곡이고 ‘꺼내 먹어요’는 양보의 미학에 충실한 연주를 하려 했어요. 그리고 김필 ‘괴수’는 또 다른 장르에 색다른 베이스를 입힌 거라 나름 의미가 크고 이를 위해 톤 연구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지금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바네즈 프렛리스 베이스
이정 ‘아름다워’에선 그의 멋진 프렛리스 베이스를 들을 수 있다.

백경진은 베이시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작곡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문세 ‘우리 사이’를 비롯해 성시경 등 잘 알려진 작품을 작곡한 장본인이다. 스타들의 곡을 비롯해 그간 발표된 그의 작품은 17곡이나 될 정도다.

그의 아내 김미영 역시 음악인이다. 김미영은 코러스 보컬계에서 알아주는 중견 보컬리스트로 이적, 김동률, 이선희, 박정연, 린, 선우정아 등등 여러 스타와 함께했고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백경진은 코러스 보컬계의 베테랑 김미영과 지난 2017년에 결혼했다. 2012년에 처음 만난 이래 MBC ‘듀엣가요제’를 하며 친해졌고 결국 결혼으로 이어진 것.

베이시스트 백경진은 1985년 4월 서울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의 권유로 피아노를 배운 게 악기와의 첫 만남이었다. 당시 어머니는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할 정도로 피아노 및 음악을 좋아하던 애호가였고 건설업에 종사하던 아버지 역시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백경진이 베이스 기타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다. 당시 급우들과 밴드를 만들었는데 그가 베이스로 낙점되는 바람에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베이스가 자신에게 잘 맞는 악기라고 여기게 됐다. 따라서 피아노와는 달리 베이스 기타는 처음부터 그를 고무시켰고 즐겁게 했다. 처음 산 기타는 삼익 베이스였다.

당시 그는 토이 음악을 좋아해서 카피를 많이 했고 이어 자코 패스토리우스를 접하며 더욱 심화된 베이스의 세계로 들어섰다.

2003년에 서울재즈아카데미에 등록해 2년간 베이스를 익혔고 이후 2007년 서울예대(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베이스)에 입학해 노덕래, 최원혁, 황인현 등을 사사했다.

특히 백경진은 노덕래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백경진의 이펙터 페달보드
“노덕래 선생님은 제게 많은 걸 일깨워 주셨지만 그중에서도 ‘양보를 해야 들린다’라는 말은 지금도 제 베이스 철학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백경진은 “장비가 곧 무기다”라는 지론을 견지할 만큼 그간 많은 기타를 섭렵했다.

펜더 스탠더드 베이스에 이어 78년, 83년, 72년 펜더 재즈 베이스 모델 등을 사용하기도 했고 해군홍보단 전역 후인 2009년엔 스승이 사용하던 알렘빅 베이스를 입수해 연주했다.

2011년부터 포데라 베이스(임페리얼2)를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포데라를 메인기타로 연주하고 있다. 최근 그의 메인 베이스는 포데라 엠페러2다.

“펜더 재즈 베이스는 와일드한 맛이 있는, 날 것의 소리 같다고 할까요? 세게 치면 세게 여리게 치면 여리게 등 연주자가 하는 대로 정직하게 반응하는 악기입니다. 알렘빅 베이스는 돌멩이처럼 단단한 소리를 내는데, 그만큼 선명하게 소리를 잘 잡아주죠.”

“포데라 베이스는 언제 어떠한 장르/상황에서도 주변 악기들과 잘 어울리는 소리를 내줍니다. 선명한 음색과 하이-미들-베이스 등 전 음역대 밸런스도 정말 탁월하죠.”

“야마하 BBNE2 네이던 이스트 시그니처 베이스는 언제나 듣던 정말 귀에 익숙한 바로 그런 소리를 내서 스튜디오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기타죠. 제가 갖고 있는 아이바네즈 프렛리스 베이스는 게리 윌리스 시그니처 20주년 모델입니다. 비교적 저가형으로 출시된 모델임에도 소리의 퀄리티가 정말 좋습니다.”

“앞으로 윈(Wyn), 켄스미스(Kensmith) 베이스 기타도 꼭 경험해보고 싶어요. 윈 베이스는 똘방똘방한 소리, 특히 중음역대에서 높은 음이 창츨되는 게 색다르죠. 켄스미스 베이스는 블랙뮤직에서 자주 사용되는 하이엔드 기타로 이 역시 퀄리티가 좋은 악기입니다.”

백경진은 이제 자신만의 솔로앨범 발매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올해 안에 첫 솔로앨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가 좋아하는 EDM 장르와 발라드 스타일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물론 자신이 작곡한 작품에 선우정아 등등 피처링 보컬이 함께 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재능을 살려 베이시스트뿐 아니라 프로듀싱, 작곡 등에서도 더욱 활발히 활동하며 외연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정도의 인지도와 실력임에도 그는 개인 레슨엔 큰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

“글쎄요. 저는 남을 가르치는 재주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특별히 말솜씨가 좋은 것도 아니고.”

하지만 정말로 그에게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겐 문을 개방하고 개인 레슨을 한다. 이렇게 소극적으로 하다 보니 레슨생이 많지 않다. 대학 강의도 지난 2014년 강동대 실용음악과 출강이 유일할 정도.

최근에 들은 음악 중에선 베이스 연주에 참고할만한 가치가 있는 곡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그는 두아 리파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메리와 마녀의 꽃’ OST를 꼽았다.

“두아 리파 ‘Dont start now’와 ‘메리와 마녀의 꽃’ 중 ‘Mary’s Theme’는 베이스 연주에 참고할만한 멋진 곡입니다. 베이스가 곡의 전반을 이끄는 ‘Don’t start now’는 베이스 톤과 연주 뉘앙스에 정말 배울 게 너무 많은 작품입니다. 이것만 제대로 카피해도 향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할 만큼. ‘Mary’s Theme’는 클래시컬 오케스트라 타입의 사운드에서도 저음부의 역할과 진행에서 배울 게 너무 많아요. 다른 악기들과의 완벽한 조화도 엄지척이죠.”

백경진은 JPG란 팀의 멤버이기도 하다. 저작권을 팔아 계모임을 하자”는 의미를 한글 발음 형태의 이니셜로 한 JPG는, 작곡가 황성재를 주축으로 베이시스트 백경진, 보컬리스트 김미영, 기타리스트 방인재, 드러머 정동윤 등 연주자 및 작곡가 등이 뭉친 집단이다. ‘왕이 된 남자’ 등의 드라마/영화 OST에서 성시경, 린, 이승환 등등 유명 가수들의 곡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활약을 보이는 음악 집단이다.

유명 뮤지션들과는 대부분 작업을 한 바 있는 백경진이 최근 함께 작업해보고픈 음악인으로 박문치(박보민)을 꼽았다. 최근 ‘뉴트로’로 잘 알려진 젊은 ‘핫’ 아티스트인 그 박문치다.

백경진은 영화음악 작업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독립영화의 음악을 작업한 경험이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본격적으로 영화음악 제작도 해보고 싶다고.

“스트링(현악) 편곡 위주의 잔잔한 화성이 부드럽게 흐르며 영화의 특정 장면을 부각시키는 형태의 음악 스타일을 제작해보고 싶어요.”

그는 은은한 로맨스/멜로나 ‘해리 포터’ 풍의 판타지 장르를 선호하는데, ‘터미널’을 인상적인 영화음악 작품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리차드 커티스의 ‘어바웃 타임’, 스티븐 스필버그의 ‘터미널’, 벤 스틸러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등은 그가 특히 감명 깊게 본 작품들이라고.

사진찍기가 취미일 만큼 백경진은 일상의 풍경부터 그 외 다양한 것들을 자신의 소니 카메라로 담는다. 담배는 피우지 않으며 술은 한 달에 1~2번 마시는 정도다. 건강관리를 위해 스크린 골프, 헬쓰, 필라테스 등을 즐겨 한다고.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
“와이프와 제 솔로앨범이 올해엔 꼭 발매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몸을 잘 만들어 더욱 강한 체력의 소유자로 거듭나고 싶어요.”

좌우명
“성실, 근면, 정직”

백경진에게 베이스란
“양보할수록 강해지는 무기.”

사용장비

▶ 기타
포데라(Fodera) 엠페러2
야마하 BBNE2 네이던 이스트 시그니처
아이바네즈 프렛리스 베이스
야마하 SLB200 콘트라베이스

▶ 이펙트
일렉트로 하모닉스(Electro Harmonix) 베이스 마이크로신스
보스(BOSS) 코러스 CE-2
보스 옥타버 OC-2
물론(MOOLLON) 베이스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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