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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조성진
▶ 360:1 경쟁 뚫고 서경대 실용음악(기타과) 합격
▶ 프레디 킹 접하며 블루스에 심취
▶ 어릴 때 10여 년 발레와 피아노 배우기도
▶ ‘2019 CBS 실용음악콩쿠르’ 2위
▶ “흙냄새 물씬 풍기는 슬로우블루스 기타 일인자 되고파”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국내 실용음악대학 중에서 서울예대(서울예술대학)를 톱으로, 호원대와 동아방송예대를 그와 함께 트로이카로 꼽고 있다. 이 세 학교의 이니셜을 따 ‘예동호’라고 부를 정도다.

이외에 한양대, 경희대 등등 실용음악계에서 손꼽히는 학교들이 있고 이러한 명문 실용음대 사이에서 요 몇 년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학교가 서경대 실용음악과(학과장 장웅상)다.

서경대 실용음악과는 2019학년 대입 수시모집에서 3명을 모집하는 보컬과에 무려 1863명이 지원해 621: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타과 또한 350~400대1이 넘는 경쟁률로 유명하다.

2020 서경대 실용음악 기타과의 경우 360:1이나 됐고 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입시생 중에 정나영(18)이란 학생도 있다.

정나영 학생은 입시곡으로 자주 사용되는 유명 기타리스트의 곡이 아닌 ‘나는야 블루스의 여왕이올시다’라는 자작곡으로 서경대 실용음악과의 문을 두드렸다.

자칭 ‘블루스의 여왕’이라는 당돌한 제목처럼 정나영은 블루스 그것도 정통(올드스쿨) 블루스에 ‘환장한’ 학생이다.

입시 실기를 보는 자리에서 너무 많이 떨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음에도 서경대 실용음악 기타과 심사진은 이 학생의 가능성과 끼를 보고 합격시켰다.

정나영은 고교 3학년 때 스티비 레이본의 ‘Tightrope’란 곡으로 ‘2019 CBS 실용음악콩쿠르’ 고등부에 출전해 기타 부문 2위를 했다. 이때 한상원을 비롯한 유명 뮤지션이 심사위원이었다. 물론 이 CBS 경연에서도 정나영은 많이 떨었지만, 심사위원들은 역시 그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것이다.

대다수 학생들이 몇몇 인기 장르에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정나영 처럼 블루스, 그것도 올드스쿨 블루스에 올인하는 경우는 정말로 흔치 않은 일이다. 기술적인 면 등등 아직은 연주력 전반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처럼 정통 블루스라는 비인기 장르에 푹빠져 인생을 올인하려하는 점은 정말로 높이 살 만 하다.

서구적 도시적 미모에 명랑/쾌활한 성격의 이 학생의 외모로만 본다면 삶의 절절한 슬픔과 고통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블루스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혹시 부모 등 가족의 영향일까?

정나영은 2001년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음악애호가인 아버지는 공인중개사, 어머니는 국내 굴지의 모 종합병원 수간호사로 재직 중이다. 정나영의 언니 또한 실용음악(보컬)을 전공하고 있다.

부모의 권유로 유치원 때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정나영은 초교 6학년 때까지 발레리나를 꿈꾸며 스파르탄 훈련을 받았다. 이와 함께 8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도 배우기 시작했다.

부모 때문에 시작한 발레와 피아노라 어느 순간 특별한 감흥을 못 느끼던 중 초교 6학년 때의 어느 날 기타가 멋지다고 여기게 됐다. 그때부터 조금씩 기타를 배웠고 중1 때 스윙 기타를 사서 본격적으로 기타 연습을 했다. 이때부터 정나영은 자신의 길은 발레/피아노가 아닌 기타라고 여겼고 중3 때 전공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고가의 타일러 기타도 이때 구입한 것이다.

그러다가 프레디 킹(Freddie King)을 비롯한 레전드 블루스 기타리스트들에 심취하며 깁슨 기타를 동경하게 됐고 결국 고3 때 고가의 깁슨 레스폴을 갖기에 이른다.

이 모든 것들은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가 뭐든지 하고 싶다고 하면, 아빠는 한 번도 반대하지 않으시고 저를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정나영은 2017년 한림연예예술고에 입학해 본 조비, 딥퍼플, 건즈앤로지스, 갓스맥, 오디오슬레이브 등에 심취하며 기타 연주를 카피했다. 이어 게리 클락 주니어, 조 보나마사 등 여러 기타리스트의 연주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러던 고3 때의 어느 날, 입시 준비로 기타 연습을 함에도 너무 잘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이르렀던 나영은 우연히 프레디 킹의 ‘Have You ever loved a woman’을 듣게 됐다.

“처음 접하는 순간 멍하며 소름이 돋았고 너무 감동을 크게 받아 펑펑 울었어요.”

  • 정나영의 이펙터 페달보드
이 곡을 계기로 나영은 프레디 킹의 다른 곡을 찾아 듣기 시작했고 향후 기타리스트로서의 자신의 길을 정하기에 이른다.

“흙냄새 물씬 풍기는 투박하고 거친 블루스 기타(특히 슬로우 블루스)에서 인정받는 정상급 블루스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며 약 1년 동안 홍대에서 오휘석에게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오휘석 선생님은 기타 연주 전반과 멘탈 관리까지 제 인생 가장 중요한 첫 멘토세요. 제가 힘들어할 때도 너는 할 수 있어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고 ‘나는야 블루스의 여왕이올시다’라는 곡으로 입시 지원하겠다며 시연을 보였는데 곡이 참 좋다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어요. 정말 바람직한 선생님인 것 같아요.”

정나영은 지난 2019년 11월 잉베이 맘스틴, 스티브 바이, 잭 와일드, 누노 베텐커트 등의 명 기타리스트 조인트 내한공연 ‘제너레이션 액스’를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블루스와는 또 다른, 그러나 기술(테크닉)적으로 참고할 게 너무 많은 알찬 공연이었던 것.

“조쉬 스미스(Josh Smith), 맷 스코필드, 조 보사노바, 스티비 레이본, 게리 무어 등등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들이 너무 많아요.”

정나영은 남성 연주자 못지않은 근력 강화를 위해 매일 아령, 악력기 등으로 트레이닝하고 엄지 근육 강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피지컬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뒤에서 싱어를 서포트해주는 사이드맨 보다 제가 전면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을 꿈꿉니다. 세션맨보다 제가 직접 곡을 쓰고 노래와 연주까지 하는 싱어송라이터 기타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싶어요. 아레사 프랭클린처럼 노래하고 싶어서 발성 전반도 깊이 있게 공부할 예정입니다.”

이 말은 곧 아레사 프랭클린 같은 위대한 보컬과 프레디 킹의 기타 연주가 겸비된 솔로 활동을 하겠다는 것인데, 만일 이게 실현된다면 말 그대로 세계 아니 우주최강이 될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꿈은 크게 가져야겠죠.(웃음)”

정나영은 자신의 음악세계 업그레이드를 위해 2~3년 후 미국 버클리 음악대학으로 유학을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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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7/01 13:35:31   수정시간 : 2020/07/07 14: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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