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화양연화'에서 여주인공 어린 윤지수 역 맡아

"첫사랑의 아이콘 호평? 부끄럽지만 기분 좋아"

"애틋하고 설?던 지수 연기, 작품 끝나니 너무 서운해"

스포츠한국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뜻하는 화양연화. 배우 전소니에게 드라마 '화양연화'는 단어에 담긴 의미처럼 뜨겁게 다가왔다. 작품 내내 첫사랑에 빠진 듯한 기분으로 연기했고, 지나간 자리에는 서운함만 가득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전소니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화양연화'에서 과거 지수 역을 연기했다. 검사장 출신 아빠와 음대 출신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 공주님처럼 살았을 것 같지만, 당차고 씩씩하며 내면의 아픔도 가지고 있다. 또 용기있에 사랑을 쟁취해내는 순정파이기도 하다.

"대본을 받아봤는데 보자마자 마음이 완전히 빼앗겼어요. 1990년대 과거라는 시대적 배경이 있었고, 평소에 제가 좋아졌던 아날로그적인 느낌들이 녹아져있다는게 너무 좋았어요. 지수 또한 너무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느껴졌고요. 그래서인지 작품이 끝나니까 너무 서운해요. 함께 만드는 사람들과 작업하며 재미를 느꼈고 애틋한 장면도 유독 많았거든요."

1991년생인 전소니는 90년대를 살아간 세대지만 작품 속 대학생 지수의 나이와는 조금 달랐다. 삐삐와 공중전화 등으로 대표되는 연락 수단은 물론, 당시만의 풋풋한 사랑을 재현하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모든게 쉬워지고 빨라진 지금의 그것과는 또 다른 향이 있었을 것이다.

"어릴때 봤던 기억은 있지만, 아주 익숙했던 소재들은 아니어서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소품이나 배경 등에 너무 많은 신경을 써주셔서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또 머리 속으로 그린 것과 직접 만지고 쳐다보는건 또 다르잖아요. 세트 안에서 직접 느끼면서 연기하니까 몰입도 잘되고 신기한 감정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스포츠한국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전소니는 이번 작품으로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호평까지 받았다. 이보영과 유지태가 극 중 지수와 현재의 성인을 그렸다면, 전소니는 박진영과 어린 두 사람의 애틋하고 풋풋한 모습을 담아냈다. 게다가 '화양연화'는 전소니의 첫 멜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움을 줬다.

"정말 그런 호평이 있었나요?(웃음). 부끄럽지만 그렇게 얘기해주셔서 기분은 너무 좋아요. 사실 겁이 나기도 했어요. 멜로 연기를 해보지 않았고, '첫사랑'이라는 프레임이 있다보니 시청자들이 어떻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을까 두려웠어요. 결론은 그냥 지수답게 하자는 거였어요.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생각하는 대신, 설레이고 풋내나는 눈빛을 잘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믿음이 있었죠."

지수는 위트 있는 직진녀다. 극 중 현재에게 "우리 애는 어떻게 키울까요?"라고 묻는가 하면, "오늘은 당연히 집에 못가나?"라는 말로 그를 당황시키는 당돌함까지 가졌다. 실제 전소니의 연애 스타일은 이와 같을까.

"실제로는 그런 스타일이 전혀 아니에요. 직접 대놓고 고백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수를 연기할 때는 정말 진심이였어요. 당연히 좋으면 같이 있고 싶고 집에 가기 싫지 않을까요? 또 해보니까 그런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나도 언젠가는 지수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소니는 그간 충무로에서 주로 활약했다. '악질경찰' '여자들' '밤의 문이 열린다' 등에서 선굵은 연기로 떠오르는 신예가 됐다. 드라마는 tvN '남자친구'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필모그래피를 조금씩 쌓아가고 있다. '화양연화'는 그녀의 드라마 첫 주연이기도 했다. 느리지만, 확실히 자신이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는 전소니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스포츠한국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중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연기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영화를 볼때에도 내 일상에 위로가 됐고, 세상을 보는 시선을 바꿔준 것 같아요. 연기는 모두 만들어진 것임을 알면서도 진짜보다 더 진짜 같고, 안에서 만났던 인물들이 살아있을 것 같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 제가 없어지더라도 어딘가에 살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표현할때 쓰이는 말이다. 30대의 문턱에 접어든 배우 전소니에게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

"너무 꼽기가 어려워요. 모든 지나간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거잖아요. 하나로 추리자니 제 자신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어쨋든 드라마 속 지수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만났던 사람들과 인물, 대사 등 모든 순간들이 좋았어요. 지금이 제 인생의 화양연화 같아요."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