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회계사 손제혁으로 열연

"김희애 선배와 베드신, 어려운 건 사실이었죠"

"박해준은 술 한잔하기 좋은 친구, 연기 스타일 부러워"

사진=매니지먼트 플라이 제공
[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거센 신드롬을 일으켰던 만큼, 후유증도 컸다. 주변의 지인들은 지금을 즐기라고 조언하지만, 정작 자신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차근차근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 '부부의 세계'에서 손제혁으로 열연한 배우 김영민의 요즈음 기분이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이태오(박해준)의 친구이자 회계사로 일하는 손제혁을 연기한 김영민은 '제1의 전성기'를 실감하고 있다. 조신한 아내를 두고 은밀한 행동을 하고 다니는 인물로 적잖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개과천선하는 모습으로 또 다른 관계에 대한 생각을 과제로 남겼다.

"'부부의 세계'에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어요. 감사한 점은 손제혁을 응원하지 않고 '부부의 세계'를 응원해주셨다는 점이에요. (웃음). 주변에서는 지금을 마음껏 즐기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즐기고는 싶지만 지금은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다잡으려고 해요. 배우는 올라갈 때가 있고 내려갈 때가 누구나 있잖아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작업하다보면 결과는 따라오리라 생각해요."

손제혁은 작품 초기 아내가 아닌 여성과 잠자리를 가지고 외도를 한다. 그러나 아내 고예림(박선영)의 소중을 깨닫고 난 뒤 둘도 없는 사랑꾼으로 분한다. 이혼 통보까지 받은 뒤였지만, 고예림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었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는듯 했다. 그러나 극 말미 고예림은 결국 손제혁을 밀어냈다. 다시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신뢰를 깨뜨렸기 때문이다.

"시청자분들은 결말을 두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씀해주시지만, 사실 저는 그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고예림은 손제혁을 용서하고 잘 지내보려고 하지만 자꾸 과거의 외도가 생각나 슬픔이 찾아와요. 제혁도 그런 예림을 차마 붙잡을 수 없었고요. 실수가 아닌 나쁜 행동들이에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 거죠.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결말 아닐까요."

손제혁의 외도 중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지선우와의 애정신이다. 친구의 아내와 호텔에서 만나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드라마에서 극적으로 묘사됐고, 온라인에서 수없이 회자됐다. 김영민에게도 선배인 김희애와의 촬영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사실 대본을 보고 저도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촬영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미리 생각하고 현장에서 동선도 맞췄기 때문에 분위기를 이어서 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잘 됐던 것 같아요. 다만 어려움은 있었어요. 단순한 애정신이 아니라 서로를 이겨먹으려는 잠자리의 기싸움 성격이 강했거든요. 손제혁이 1차적인 욕망이 강했다면, 지선우는 더욱 복잡한 감정이었겠죠. 그런 모습들이 표현되게끔 노력했던 것 같아요."

사진=매니지먼트 플라이 제공

드라마의 화제와 함께 원작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보고 '부부의 세계'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었고 궁금증을 일부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 다만 '부부의 세계'는 닥터 포스터와 달리 불륜 드라마라는 프레임 속에서 인간의 내면과 관계를 더욱 조명한 작품으로 호평 받았다.

"작품 전 '닥터 포스터'를 봤어요. '부부의 세계'는 확실히 한국적인 정서로 확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각각 부부들의 모습과 관계, 그리고 그들간의 사회적인 관계가지. 또 그 안에 담긴 모순된 것들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에요. 머리카락 하나로 비극이 시작되는 고전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연출이 잘 만나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다고 봐요."

박해준과의 호흡도 흥미로웠다. 친구이지만 수없이 감정들이 충돌하며 주먹다짐을 했고, 서로의 바닥을 드러내며 찌질한(?) 모습까지 공유했던 두 사람이다. 실제로 김영민과 박해준은 영화 '화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함께 작품에 임한 적이 있는 사이다.

"박해준은 실제로 털털하고 술 한잔 하기 좋아하고 장난기 있는 좋은 사람이에요. 연기에 있어서는 역할에 젖어있다가도 곧바로 빠져나오기도 하고, 그 안에서 흐름을 잃지 않아요. 대단한 능력이고 부럽기도 해요. 앞선 작품에서 함께했지만, 직접 대면한 적은 없었는데 '부부의 세계'에서 이렇게 제대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저희끼리 '우리 중에 누가 더 욕을 많이 먹을까'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어요. 당연히 이태오죠. (웃음). 저는 개인적으로 박해준 배우를 정말 높게 사요."

최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부부의 세계'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밀도 있게 소화하고 있는 김영민은 올하반기 JTBC 드라마 '사생활'에 곧바로 합류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최근 관심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되는가에 대한 질문들을 스스로 던지고 있어요. 지금이 만약 배우로서 제1의 전성기라면 내 삶에 생긴 이 고마운 선물을 어떻게 풀어가야 되는 것인가는 제 몫이겠죠. 뭐가 나오게끔 만드냐나 중요할 것 같아요. 수목드라마 '사생활'에서의 모습도 많이 지켜봐주세요."

사진=매니지먼트 플라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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