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1일 1깡'이라는 말을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루에 한번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를 시청한다는 온라인 신조어다. 냉정히 말해 인기를 얻지 못한 앨범이었지만, 지금은 가요계 최고의 핫이슈로 거듭나게 됐다.

'깡'의 뮤직비디오는 현재 유튜브 기준 1천만 조회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3년이나 지났지만,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에 재진입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최고의 역주행곡이다. 시대를 잠깐 빗겨나갔지만,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유행처럼 번져나갔고 이와 같은 현상은 문화계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하고 있다.

■ 여고생 유튜버가 쏘아올린 작은 공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호박전시현'에서는 '1일 1깡 여고생의 깡 cover'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25초 분량의 짧은 영사잉었지만, '깡' 무대 속 비의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 이는 317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다수의 이용자 알고리즘에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다양한 대형 유튜버들이 '깡' 커버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직업군과 동물들까지 등장하는 패러디가 등장하며 하나의 챌린지로 번져나갔다.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처럼 누구나 따라하는 유행으로 자리잡은 것.

그리고 비의 MBC '놀면 뭐하니'의 출연은 화룡점정이 됐다. 월드스타로 불리며 가요계 정상에 올랐던 그가 누리꾼들의 놀림 아닌 놀림을 받았고 자신감이 결여되거나 위축될 수도 있었던 상황. 비는 "1일 7깡은 해야한다" "화려한 조명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등 의연한 모습으로 대응했고, 이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깡'을 제외한 '태양을 피하는 방법' '레이니즘' '안녕이란 말대신' 등 이전의 명곡들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게 만들었다. 비 또한 SNS 댓글을 통해 누리꾼들과 직접 농담을 주고 받으며 유쾌함을 더하고 있다.

■ 문화 트렌드 된 '밈 문화'

유행과 복고열풍을 따라가는 심리가 녹아든 밈(meme)문화는 이제 큰 문화계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7080세대를 깨워준 '세시봉'이나 영화 '건축학개론', ‘써니’의 복고 열풍은 2013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만개된 것도 이같은 경우이며, 온라인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양준일 신드롬도 마찬가지다.

이는 국내 뿐만 아니다. 불과 몇주 전에도 걸그룹 블랙핑크 리사의 퍼포먼스 한 장면이 밈 챌린지로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블랙과 화이트 의상에 긴 다리가 돋보이는 블랙 롱부츠를 신은 리사의 다리에 다른 이미지를 절묘하게 콜라주해 'Did it work?(이거 됐나?)'라는 멘트와 함께 포스팅하는 형식이었다.

여기에 해외 인기 스타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돌리 파튼과 미국 CBS의 간판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 진행자이자 영국 배우인 제임스 코든은 자신의 사진에 리사의 다리 사진을 콜라주 했다.

과거에는 이전의 문화가 '한물 간 유행'으로 치부됐다면, 뉴트로 열풍은 어제와 오늘을 연결하는 문화적 행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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