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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유독 주목받는 조연이 넘쳐났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이야기다. 배우 신현빈부터 곽선영, 안은진, 김준한, 정문성까지. 매주 찾아오는 신선한 얼굴들이 목요일 안방극장을 빛내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생로병사가 모여 있는 병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으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몰입을 높였다. 긴박한 수술 장면에서는 전문적 디테일을 살려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에 집중했고 그 안에서 함께 하는 의사, 환자, 가족들의 삶을 깊이 있게 다뤘다.

또 의학 드라마라는 장르적 규정에서 벗어나 휴먼, 코믹, 로맨스를 자연스럽게 모아, 풍성한 이야기를 선사했다. 다루는 이야기의 폭이 넓어 조연들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주인공 5인방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하면서도 환자들의 사연과 율제병원 사람들의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매회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무엇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흥행은 배우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했던 신원호PD는 이번에도 남다른 안목으로 신선한 조합을 꾸렸다. 주인공 의대 동기 5인방을 맡은 배우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김대명, 전미도는 참신한 에너지로 첫방송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과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조연들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외과 유일무이 레지던트, 솔직+순수 장겨울…신현빈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데뷔한 신현빈은 '변산', '추리의 여왕', '미스트리스', '자백', '클로젯',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 다수의 작품에서 조연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다. 그리고 마침내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신원호가 발굴한 스타 넘버원으로 당당히 대세 반열에 올랐다. 그가 맡은 역할은 외과 레지던트 3년차 장겨울. 전공의가 한 명뿐인 일반 외과에서 수많은 교수의 애정과 관심을 받는 외과의 외동딸로, 차가워 보이지만 누구보다 정 많고 따뜻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다. 특히 매사 무심하면서도 안정원(유연석)을 짝사랑하면서 드러나는 솔직하고 순수한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곰이면 어때, 사랑스러운 추민하…안은진

안은진 역시 주목할만한 배우다. 이미 공연계에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인정받은 그는 '숫자녀 계숙자', '라이프', '빙의'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타인은 지옥이다', '검사내전'으로 대중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산부인과 레지던트 2년차 추민하로 열연 중이다. 추민하는 늘 의욕 넘치고 맡은 일은 똑 부러지게 하는 똑순이지만 패션과 메이크업은 평범함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인물. 산부인과 교수 양석형(김대명)을 짝사랑 중이다. 최소한의 인간관계 속에서 지내온 양석형이지만 추민하로 인해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었고, 추민하 역시 그를 통해 위로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연애도, 메이크업도 서툴지만 사랑 앞에 솔직한 추민하의 귀여운 매력은 안은진을 통해 제대로 발휘되는 중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후 더 깊고 넓은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부대에선 독사? 알고보면 귀여운 이익순…곽선영

이익순을 연기한 배우 곽선영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로 데뷔한 그는 ‘김종욱 찾기’ ‘빨래’ ‘러브레터’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브라운관에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18년 '친애하는 판사님께'부터다. 이후 '남자친구', 'VIP'를 통해 차근차근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이익준(조정석)의 여동생이자 육군 소령인 이익순으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깨알 같은 '비둘기' 개인기와 함께 범상치 않은 등장 이후, 김준완(정경호)과 달달한 연애담으로 재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사랑스럽고 현실감 넘치는 연기가 캐릭터의 매력을 더하는 중이다.

▲군기 바짝 매력캐 안치홍…김준한

남자배우 중에서는 김준한이 눈에 띈다. 2005년 밴드 이지(izi)의 드러머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연기자로 전향한 이후 영화 '박열', '허스토리', '변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출연했다. 안방극장에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송지원으로 호평을 끌어모은 데 이어 지난해엔 '봄밤'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육사 출신의 신경외과 레지던트 3년차 안치홍으로 제 몸에 딱 맞는 캐릭터를 입었다. 안치홍은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지만 둥글둥글한 성격 덕에 모두와 잘 지내는 인물. 채송화(전미도) 앞에만 서면 굳어버리지만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으로 설렘을 안겼다. 김준한 특유의 편안하고 우직한 매력이 제대로 드러난 캐릭터라 호응도 뜨겁다.

▲정 많은 늦깎이 레지던트 도재학…정문성

정문성 역시 뮤지컬,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쌓아온 배우다. '비밀의 문', '육룡이 나르샤', '김과장', '해치', '방법' 등에서 남다른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만나 대중들에게 제대로 얼굴을 각인시켰다. 정문성이 맡은 역할은 흉부외과 치프 레지던트 도재학으로, 6번째 사법고시에 낙방한 이후 의사의 길을 택한 늦깎이 레지던트다. 딱 한 살 차이인 교수 김준완과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 때문에 늘 기죽어 있지만 그의 눈치를 보면서도 뒤끝 없고 친근한 모습으로 웃음과 공감 포인트를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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