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두연 기자] JTBC에서 또 하나의 역대급 화제작이 탄생했다. 이번에는 부부의 인연, 그 속에서 일어난 배신을 그리는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다.

지난달 27일 첫방송된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작은 의심에서 피어나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감정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단 2회만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10%(닐슨 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은 물론 화제성 지수까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출연진 김희애와 박해준, 한소희까지 주목되거나 재조명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포인트들을 짚어본다.

■ 온연한 행복에서 지옥 같은 파국으로

지선우(김희애)는 남편 이태오(박해준)과 완연한 가정의 행복을 누린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생각하던 지선우였다. 심지어 아들 이준영(전신서)가 닭살 돋는 부모님의 다정함에 진저리를 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작은 균열은 엄청난 파장의 시발점이 된다.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남편 옷 속의 립스틱, 또 춥다며 선물해준 스카프의 낯선 긴 머리카락. 그리고 숨죽여 다가갈수록 알지 못했던 남편의 낯선 모습들을 마주한다.

결국 이태오는 여다경(한소희)과 외도 중이었고, 나를 둘러싼 모든 인물들이 그의 외도를 돕고 함께 자신을 속인다는 생각에 지선우는 엄청난 충격을 느낀다. 복잡한 내면을 촘촘하게 풀어내는 김희애의 연기가 팽팽한 감정선을 유지했다는 평이다.

■ 원작 '닥터 포스터'의 英 BBC도 극찬한 몰입감

"사람이 마음이라는게 하나가 아니잖아. 내가 미치겠는건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한다는 거야." 이태오가 꺼내놓은 변명이다. 현재의 아내, 그리고 내연녀까지 모두 사랑한다는 것. 지선우는 이태오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지만, 끝내 이태오는 지선우의 믿음에 기만으로 응수했다.

지선우와 여다경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감정도 몰입감을 더한다. 직접 대면한 두 사람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서로에게 향하는 비수를 가지고 있다. 이태오의 옷에 립스틱을 넣어둔 여다경의 행동에서 볼 수 있듯 여다경은 부부의 이혼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선우 앞에서 흔들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알 수 없는 여유로움과 기품에 압도돼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이렇듯 '부부의 세계'는 단순한 불륜 드라마의 경계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과 관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짓밟혔던 자존심을 내려놓고 냉철함을 장착한 지선우, 또 두 여자 사이에서 요동칠 이태오의 밑바닥이 포인트로 작용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원작인 '닥터 포스터'를 내보낸 BBC 역시 '부부의 세계'에 매료된 모습. 특히 김희애의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이 작품의 성공은 김희애의 캐스팅에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세계가 거짓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닫는 한 여성의 모습을 탁월한 연기로 세심하게 그려내며 반전의 엔딩까지 끌고 갔다. 냉담함과 따뜻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연기력이 압권"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부부의 세계'는 매주 금, 토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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