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김은희 작가를 비롯한 뛰어난 제작진 덕 최선만 다 하면 됐죠”

'킹덤2'에서 왕세자 이창 역을 연기한 배우 주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바야흐로 주지훈(38)의 시대다.

배우 주지훈이 지난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단독 공개된 '킹덤' 시즌2(이하 '킹덤2')로 국내 시청자를 넘어서 해외 대중들까지도 사로잡고 있다. SBS를 통해 방송 중인 금토드라마 ‘하이에나’의 인기도 뜨겁다.

쌍천만 흥행을 가뿐히 기록한 영화 '신과함께' 1, 2편의 해원맥 역으로 인기와 호평을 동시에 거머쥐더니 영화 '암수살인'으로 유수의 시상식들의 남우주연상마저 품에 안았던 주지훈에게 다시 한 번 행운의 여신이 손짓을 하고 있다.

김혜수와 함께 열연한 '하이에나'는 평균 시청률 12.5%를 차지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고 배우 류승룡, 배두나, 김성규, 김은희 작가, 김성훈·박인제 감독과 다시 한 번 손을 잡은 '킹덤2'는 20대 대중들 사이에서 SNS 인사로 '킹덤2 봤느냐'는 질문이 오가고 "'킹덤'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시즌2의 인기와 영향력은 폭발적이다.

13일 '킹덤2'의 전세계 190여개국 동시 공개이후 일주일여만에 화상 인터뷰로 만난 주지훈 자신도 '시즌1'과 비교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대중들의 관심권 안에 들어온 '킹덤2'의 인기를 이미 몸소 느끼고 있었다.

"넷플릭스는 시청률과 관련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기에 지인들이나 대중들의 SNS 반응에서 시즌2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몸소 느낍니다. 해외에 계신 지인들도 진심으로 이 작품을 좋아하고 재미있어서 흥분해 있는 게 느껴져요. 특히 외국에 사는 한국 분들은 '킹덤2'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이나 '기생충'등 해외로 뻗어 나간 한류 콘텐츠들 때문에 뿌듯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하시더군요. 국내 시청자 반응 중에 가장 재미있는 게 '넷플릭스 놈들아, 시즌3 빨리 내놔라'하는 건데 SNS에 올라온 글이어서 표현이 거칠지만 대중들이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게 느껴져 기분 좋아요.“

시즌1이 세자 이창(주지훈)과 조학주(류승룡), 서비(배두나), 중전(김혜준) 등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 소개 및 역병의 근원과 생사초의 발견 등 서사의 시작을 다뤘다면 시즌2에서는 전편에서 문제제기 됐던 이야기들이 실마리를 풀어가고 진정한 군주로 성장해 나가기 시작한 이창의 리더십과 흑화하는 조학주와 중전, 세력을 키워가는 생사역(좀비) 등을 다루며 강력해진 스펙타클한 액션과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특히 굶주림에 지친 채 역병에 걸릴 위기에 놓인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어린 왕세자에서 진정한 군주의 자리에 한발씩 다가서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창을 열연한 주지훈은 K좀비 열풍의 일등 공신이다.

“이창의 리더십과 고뇌가 잘 느껴진다는 반응을 들으니 제작진의 의도가 잘 표현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무엇보다 김은희 작가님이 워낙 대본을 잘 써주셨기에 시청자들이 즐겁게 보실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김 작가님을 포함한 김성훈, 박인제 감독처럼 훌륭한 팀을 만나면 배우가 특별히 할 게 없어요. 장면과 상황 안에서 제가 표현할 것에 대해 집중하면 됩니다. 시즌2는 당시 철학으로 본다면 역모에 해당하는 일을 벌이는 것일수도 있기에 군중과 군인들 설득시키고 창을 따르게 하기 위해 왕세자다운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어요.”

시즌1이 끝도 없이 밀려드는 대규모 좀비떼 장면을 선보이며 K좀비 스펙타클의 문을 열었다면 시즌2에서는 좀비 무리가 피칠갑된 한복을 입고 기와 위를 질주하며 펼치는 궁궐 지붕 위 격투 장면, 대규모 전투신의 대미를 장식한 빙판 위 백드롭 혈투 장면 등 좀비 장르 마니아가 아니라도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고퀄리티 액션 장면이 준비돼 있다.

“힘들었던 장면은 체력적으로 힘들고 헉헉 댔던 액션 장면신이 아닙니다. 특히 엔딩 액션신들은 기술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고 훈련도 받았기에 다치거나 힘들지 않았어요. 대규모 좀비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유기적으로 흐름이 이어져야 했는데 잘 표현돼 뿌듯했어요. 한여름에 촬영을 했는데 겨울신이다 보니 한복을 네다섯 겹씩 입잖아요. 스태프와 생사역 연기자들이 고생을 많이 했죠. 제가 30명이 넘는 좀비들과 일대 일로 원신 원컷으로 찍으려다 보니 세 테이크째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졌어요. 그 때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긴 했죠.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저도 이제 30대 후반이다보니 20대 때보다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져요.”

촬영 중 그를 힘들게 했던 장면은 따로 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을 부대끼게 했던 장면은 스승 안현(허준호)과의 장면과 역병에 걸려 괴물이 되어버린 왕과 관련된 장면이었다. 스승 안현은 창에게 정신적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으니 두 명의 아버지와 결정적 장면에서 고충을 겪은 셈이다.

“김은희 작가님이 글 쓰시는데 정말 천재적이지만 반면 잔인한 분이예요. 배우 입장에서는 너무 센 감정신이 연달아 붙어 있어요. 아버지인 왕에게 결정적 행동을 한 뒤 곧 이어서 정신적 아버지와 같은 안현의 죽음을 목도한 후 그를 괴물로 만들어야 했어요. 감정은 복 받치는데 또 그 상태로 군중과 부하들에게 ‘나를 따르라’ 설득해야 했어요. 정말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은 패닉 상태에 놓인 장면들이었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최선을 다 하는 거였어요.”

‘킹덤‘ 시즌2는 방영 직후부터 시즌3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에 대한 관심으로 들끓었다. 특히 6부 엔딩에서 이창이 왕위를 잇지 않는 결말과 전지현의 한 장면 출연 등에 벌써부터 다양한 해석이 펼쳐지고 있다.

“창이 원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자신만의 철학을 위해 떠나는 장면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북쪽으로 향하며 이야기가 끝을 맺었으니 시즌3에서는 창이 외국까지 진출하지 않겠나 상상해 봅니다. 생사초의 풀리지 않은 비밀도 조금씩 드러나고 훨씬 더 많은 레이어가 이야기 안에 놓일 것 같은데 상상만 해도 즐겁네요.”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킹덤2'의 이창에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면, 안방극장에서는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의 금수저 변호사 윤희재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드라마 관련 커뮤니티나 주부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윤희재의 착장이나 상대역 정금자 변호사와의 멜로 라인의 심쿵 포인트에 대한 토론이 뜨거울 정도다.

"김혜수 선배는 워낙 선망의 대상이시잖아요. 정말 최고의 배우이고요. 가끔 놀라운 게 황정민 형과 혜수 선배가 동갑이신데 정민이 형은 큰 어른 같잖아요. 혜수 선배는 누나 같다는 말이죠. 혜수 선배가 '정민이 걔, 정말 연기 잘 하잖아'라고 하면 제가 깜짝 놀라죠. 며칠 전 키스신으로 멜로 라인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지신 것 같아요. 촬영은 이미 다 끝나서 어떻게 고칠 수는 없지만 멜로 라인이 앞으로도 지속 됩니다. 기대하시는 것 이상의 재미가 있기는 한데 수위나 표현 방식은 조금 다를 수 있어요."

올해 촬영에 들어갈 작품으로 영화 '피랍'(김성훈 감독), '사일런스'(김태곤 감독)를 계획 중이고 '킹덤' 시즌3와 '신과 함께' 3, 4부 등 이후 촬영할 작품 또한 줄줄이 대기 중이다. 최근 몇 년 간 1년에 영화, 드라마를 합쳐 2편 이상을 꾸준히 내놓고 있기에 너무 쉴 틈 없이 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종종 받는다.

"제가 주연이냐 조연이냐를 잘 안 가리잖아요. 제가 연기를 대한 방식 같아요. 20대 때는 게임으로 치자면 생명이 하나 더 있는 것 같았어요. 20대 때는 30대 역할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30대 후반이 되고 보니 지금만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어요. 불러 주시는 동안 체력 안배를 잘 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보시는 분들 지루하지 않게 잘해야죠. 제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잘 쓰면서 가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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