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가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넷플릭스의 야심작 '킹덤 시즌2'(이하 '킹덤2')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돼버린 왕세자 창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고 김성훈·박인제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지난 3월 13일 공개된 '킹덤2'는 더욱 밀도 있는 전개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시즌1이 배고픔에서 시작된 역병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피’의 이야기로, 보다 확장된 스케일과 깊이를 선보였다. 캐릭터들의 성장 역시 돋보였다. 주인공 이창(주지훈)은 시즌 1보다 한층 능동적인 모습으로 위기를 해결하려는 결의를 보인다. 김은희 작가는 최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이창을 연기한 배우 주지훈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성훈 감독님이 '진짜 영리한 배우'라고 하셨는데 그 멘트가 바로 이해됐어요. (주지훈은)영리한데 얄밉지 않고 같이 일하는 재미가 있어요. 무엇보다 시즌1, 2를 관통하는 주인공이라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요, 자기만의 해석이 깊을 때도 있어서 함께 하는 내내 재밌었어요. 사실 그 전엔 노는 것만 좋아할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웃음) 의외로 책도 많이 읽고 대화하다보면 즐겁더라고요. 앞으로도 같이 오래 가고 싶어요."

특히 김 작가는 의녀 서비(배두나)와 중전(김혜준)을 향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캐릭터 모두 '킹덤' 시리즈의 전체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담은 만큼 특별히 공들여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한때 신인 김혜준의 연기력 논란으로 곤욕을 겪기도 했지만, 김 작가는 배우들의 잠재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배두나씨는 워낙 월드스타고 얼굴로 말하는 연기자 같아요. 사극과 약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서비는 천민이고 궁궐 말투를 써보지 않은 사람이라 배우의 해석이 새롭다고 생각했어요. 또 중전 캐릭터는 처음부터 어린 느낌을 원했어요. 그래야 세도가의 딸로 태어나서 10대 후반에 50살 가까이 된 왕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성이 더 강조될 것 같았거든요. 물론 초반엔 몸이 덜 풀린 것 같았는데 김혜준씨 마스크가 가진 힘이 좋았어요. 시즌2에선 포텐이 터지지 않을까 생각했죠. 사실 서비나 중전은 뒤로 가면서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에요. 한양으로 올라오면서 점점 각자의 목소리를 내죠. 조선시대에 여자가 아무리 신분이 높아도 아들을 못 낳으면 제 역할을 할 수 없었잖아요. 신분이 높지만 아들을 못 낳은 중전, 반면 천민이지만 전문직 의녀인 서비. 두 여성 캐릭터의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진=넷플릭스
김성훈 감독이 시즌1에서 탄탄하게 쌓아둔 역병의 근원과 각자의 욕망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박인제 감독과 함께 시즌2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해간다. 시즌1 곳곳에 깔아뒀던 '떡밥'들은 깔끔하게 회수되고 새로운 시즌을 기대케 하는 또 다른 '떡밥'들이 튀어나온다. 무엇보다 배우 전지현과 안재홍 등 새로운 얼굴들이 시즌2 엔딩을 장식하면서 벌써부터 시즌3를 향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김 작가는 "좀 더 확장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시즌3에 대해 살짝 귀띔했다.

"시즌1의 주제가 '배고픔', 시즌2가 '피'였다면, 시즌3는 '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배경은 북방 쪽일 것 같아요. 확실하진 않지만 북녘 벌판, 만주 벌판 쪽이요. 원래 제가 백두산, 압록강 지형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쪽 배경으로 써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야기가 남쪽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 같아요. 북방 지역 관련된 여러 민족들이 등장할 수도 있고 이야기는 더 크게 확장되겠죠. 전지현씨 캐릭터는 아마도 주인공들과 함께 중심축을 담당하게 되지 않을까요. 누구나 알듯이 전지현이란 배우는 정말 매력이 많아요. 몸도 잘 쓰고 여전사 같은 느낌이 좋아요. 그래서 몸 쓰는 액션을 같이 해보고 싶고요, 전지현씨의 통통 튀는 매력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시즌3 제작이 가능하려면 넷플릭스와 이야기도 해봐야 하고 배우들 스케줄, 여러 제반사항이 잘 맞아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시리즈라 저도 빠른 시일 내에 만들 수 있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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