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9년 전 영화 '파수꾼'으로 영화계를 발칵 뒤집었던 윤성현 감독이 '사냥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윤 감독의 새로운 야심작, '사냥의 시간'이 2월 스크린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까.

31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윤성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가 참석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앞서 장편 데뷔작 '파수꾼'(2011)으로 2011년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영화제를 비롯한 유수의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휩쓴 윤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영화계 안팎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날 윤성현 감독은 "드라마나 대사 위주의 영화가 아니라 표정과 추격전에서 오는 재미들을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 때문이었다. '파수꾼'처럼 입체적인 인물들이 나오는 것도 꿈꿨던 영화지만 어릴 때 봤던 '듀얼', '터미네이터', '죠스', '매드맥스' 등 다른 영역의 영화적 재미를 주는 영화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파수꾼' 이후에 반대 진영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사냥의 시간'을 만들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이어 "영화 속 시대적 배경은 근미래라고 하긴 했지만 꼭 근미래로 보여지길 바란 건 아니다. 우화적이거나 은유적인 영역,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했다. 또 그냥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하위 문화가 포함됐다. 모든 공간이나 미술들이 디스토피아적 폐허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 것이 아니고 빈민가에서 생긴 문화들 예를 들면 그래피티, 스트리트 패션, 힙합음악 등을 최대한 활용했다. 추격전, 액션뿐만 아니라 그런 게 색다른 지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더했다.

특히 당초 예상보다 개봉 시기가 미뤄진 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공을 들이다보니까 개봉까지 시간이 걸렸다.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아직까지도 하고 있고 사운드도 거의 촬영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사운드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조만간에 다 끝마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사냥의 시간'에는 최근 충무로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젊은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매 작품마다 놀랄만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향후 국내 영화계를 이끌어갈 배우들인 만큼 예비 관객들의 기대도 크다. 먼저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준석 역을 맡은 이제훈은 "제가 맡은 역할이 감독님께서 저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쓰셔서 그런지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단지 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작전을 펼쳐서 쫓기는 상황에 대한 체험, 공포감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외적으로는 여기 친구들이 스트리트 패션을 입고 나온다. 큼지막한 옷들을 거칠게 입는다. 원래 제가 그렇게 입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젠 평소에도 입고 다닌다. 근 3년 동안 열심히 스트리트 패션을 추구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어 '파수꾼'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된 윤 감독과 박정민에 대해서는 "이렇게 다시 모이기를 꿈꿨었다. 윤 감독님, 박정민 배우랑 같이 하게 돼서 너무 좋았고 그때 생각도 많이 났다. 또래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라. 촬영장은 춥고 힘들었지만 함께라서 즐거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안재홍은 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장호로 분했다. 안재홍은 "기존에 캐릭터에 접근했던 방식과 완전히 다르게 접근했다. 삭발, 탈색도 하고 피부결도 거칠게 보이려고 분장했다"며 너무 좋아하는 연기자들이고 동료들이라 현장에 가면 서로 의지하고 돈독했다. 같이 돌파하는 느낌이었다.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 '기생충'의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며 할리우드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최우식은 의리 가득한 반항아 기훈 역을 연기했다. 최우식은 "외형적으로는 타투를 많이 활용했다. 사전 작업이 엄청 길더라. 연기적으로는 제가 막내로서 형들이랑 진짜 친구처럼 보여야 했다. 근데 형님들이 현장에서 잘 대해주셔서 저는 덕분에 편히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필요한 모든 것을 알아내는 정보원 상수 캐릭터로 또 한 번 강렬한 변신을 예고했다. 박정민은 "다른 친구들이 계획에 상수를 끼워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네 명의 연기 호흡에 너무 튀지 않게 녹아들고자 했다. 제훈이형이 연기한 준석 역의 감정에 도움이 돼야 하는 캐릭터라 그런 부분에 중점을 뒀다. 좋은 영화가 나왔다는 확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양자물리학'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한 박해수는 네 친구들을 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한 캐릭터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해수는 "감독님이 추천해주신 레퍼런스들을 보면서 한의 감정을 참고했다"며 "저희 모두 무섭게 준비했다. 젊은 배우들의 열기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 감독은 "영화를 처음 기획했을 때 체험적인 영화가 되길 바랐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 상황에 몰입하다보면 쭉 따라갈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재미있게 즐겨달라"고 기대와 관심을 당부했다. '사냥의 시간'은 오는 2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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